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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저 멀리 펭귄들이 놀러 왔어요

롱비치 아쿠아리움서 첫선
펭귄 대한 강의·특별체험
환경오염 심각성 교육 기회

#. 내 이름은 '케이트(Kate)'. 50cm 키에 윤기나는 털을 가진 마젤라닉 종 펭귄계 얼짱 소녀다. 내 고향은 지구 최남단 마젤란 해협. 추운 남극이 아니다. 난 태어나 얼음도 눈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동안 나는 바닷가 절벽에서 무리 지어 생활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지 아무리 사냥을 해도 물고기 한 마리도 잡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의 무분별한 남획으로 내 먹이 생선은 물론 오징어 한 마리도 못 잡아오는 날이 비일비재했다. 게다가 급작스런 기후 변화에 거세진 해류와 한파까지… 결국 우리 동네 몇몇 펭귄들은 얼어 죽기도 했다. 나는 따뜻한 곳을 찾아 친구들과 함께 떠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떠난 지 이틀 만에 빠른 조류에 휩쓸려 남미까지 떠내려 왔다.

#. 나는 브라질에서 환경보호단체 아저씨들에게 구조됐다.내가 수영하는 놀이터 바다는 오염된 기름이 둥둥 떠다녀 수영만 하면 피부병에 고생을 해야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펭귄을 생각하면 추운 남극에서 살 것이라 상상한다. 하지만 펭귄 17종 중 10종은 태어나 한 번도 눈과 얼음을 보지 못하는 곳에서 산다. 나도 고향에 가보고 싶기는 하지만 고향으로 가면 내 건강상태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지금 지구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에 빙하가 녹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조류인플루엔자로 친구(펭귄)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들었다. 얼마 전 사우스조지아 해변에서 발견된 1500여 마리의 턱 큰 펭귄의 떼죽음은 충격이었다.

지금 지구 최후의 생태계 남극은 면역력이 없다. 대형선박을 끌고 나타나는 침입자들 녹아내리고 있는 남극의 빙하들 그리고 수 백년을 지켜온 지도마저 바뀌고 있는 미스테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 눈처럼 새하얀 피부 오똑한 부리. 나는 도도함으로 무장한 '5등신 미녀'다. 간혹 친구들은 날 '바람녀'로 오해 하지만 난 그저 콧대 높은 아가씨일 뿐이다. 난 물고기 사냥도 좋아하고 수영도 잘한다. 그런 날 보고 조련사 선생님은 '남쪽나라 팔방미인'라고 부른다. 내게는 같은 고향에서 온 친구 '애버리(Avery)'가 있다. 내 짝꿍이다. 그는 우리 펭귄 중에 가장 어리고 잘생긴 연하남이다. 내가 그에게 날개를 흔들어대며 마음을 빼앗는 건 '저스트 텐 미닛'이면 충분했다. 서로 부리를 비비고 함께 수영하며 사랑은 깊어졌다. 애버리는 그리하여 내 남자가 됐다. 결국 '세기의 커플'이 돼 올해 초 결혼에 골인했다.



이번에 나와 함께 롱비치 수족관에 이사 온 펭귄은 모두 8마리. 시크함이 매력인 언니 '왓에버(Whatever)' 왓에버 언니의 남자친구 '심(Shim)' 무엇이든 혼자 척척 새침한 '록시(Roxy)' 서글한 매력으로 이 곳 조련사들 사이서 인기가 가장 많은 '로비(Robbie)' 힘이 가장 센 천하장사 뚱보 '누들(Noodles)' 그리고 부끄럼쟁이 '패트리(Patry)'와 함께 난 지금 인생의 2막을 열려고 한다.

내 고향 마젤란 해협이 그립지만 난 이제 이곳 롱비치 아쿠아리움에 마음을 붙이고 살아야 한다. 아쿠아리움에선 'The new June Keyes Penguin Habitat' 프로그램이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족관 건물내 마련된 특별한 공간에서 열린다.

이제 나도 어린이 친구들과 함께 롱비치 수족관에서 즐거운 삶을 살아보고 싶다.

▶주소:100 Aquarium way Long Beach

▶홈페이지:www.aquariumofpacific.org

▶추신= 혹시 저를 가까이서 보고 싶고 더 알고 싶다면 특별 프로그램을 이용하세요. 직접 저에게 먹이를 줄 시간도 마련도 됐고 전문가 선생님이 저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데요. 6월 2일부터 매주 목요일, 금요일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일인당 90달러며 예약은 필수에요. 참 그리고 6월8일에는 해양동물 전문가 디 보스마 선생님이 기후 변화에 따른 생태계의 위험성에 대한 강의도 하신데요. 문의: (562)590-3100

아쿠아리움 오브 퍼시픽(Aquarium of Pacific)의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까지다. 입장료는 어른 24.95달러 3~11세 어린이는 13.95달러다. 6월10일부터 9월2일까지는 매주 일요일마다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할인된 입장료로 방문 할 수 있다.

이성연 기자 sung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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