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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여행기-독일] 하이델베르크·프랑크푸르트

지적이지만 차분했던 '고풍 도시'

이제 마지막 여정길에 오를 차례였다. 버스가 향한 곳은 독일이었다. 여행 시작에 뮌헨 공항으로 잠시 머물기만 했던 아쉬움 탓에 제대로 독일을 둘러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모두가 한껏 들떴다.

독일 여행의 시작은 하이델베르크였다. 대학도시라는 명성답게 곳곳에서 느껴지는 지적이고도 차분한 분위기가 첫 인상이었다면 도시 속을 조금씩 알아가면 갈수록 발견하게 되는 아기자기한 매력 역시 이 도시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돼 줬다. 관광은 하이델베르크의 대표 명소라는 고성에서부터 시작됐다. 도시에 들어선 순간부터 멀리 산 중턱으로 보이던 붉은 벽돌의 성이 바로 그 곳이었다. 언뜻 원거리에서 보기에는 별다른 매력을 찾을 수 없었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성 안쪽으로 들어가자 복합적이고도 다양한 구조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듯한 색감의 성 외벽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또 다른 감흥을 전해줬다. 30년 전쟁 왕위계승전쟁 낙뢰피해 등으로 성 일부가 손상돼 있었는데 그 또한 그대로 간직된 모습이 나름의 멋을 더하고 있었다. 하이델베르크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풍경을 잠시 감상하다 약 22만 리터의 와인이 들어간다는 세계 최대의 와인창고 의약박물관 등을 둘러보고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색들로 물든 산책로도 돌아보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났다.

다음 도착지는 하이델베르크의 또 다른 관광명소 마르크트 광장. 뉘엿뉘엿 해질 무렵 분홍빛으로 물든 거리의 자그마한 노천카페와 수백 년 역사를 담고 있는 오래된 가게들 그리고 그 가운데로 우뚝 서 있는 성령 교회의 위용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노을이 짙어질 때 즈음 독일이 낳은 유수의 철학자들이 즐겨 거닐었다는 칼 데오도르 다리에 닿을 수 있었다. 평화로운 독일의 산과 강 하늘이 한눈에 들어오며 근현대 철학을 앞장서온 독일 현학들의 깊이 있는 사고와 깨달음에 다시 한번 경이를 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어둠 속을 달려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한 것은 동유럽의 마지막 밤이 깊어서였다. 다음날 프랑크푸르트 관광이 시작된 것은 떠나야할 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은 9일째의 이른 아침. 하지만 이 곳 관광의 핵심인 뢰머 광장을 돌아보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마인강을 끼고 모든 볼거리가 인접해있는 광장인데다 정의의 여신 동상을 중심으로 잘 정돈되고 규율있게 세워진 목조건물 하나하나조차 독일 특유의 느낌을 풍기고 있어 짧은 시간이나마 '엑기스' 관광을 하기엔 더할 나위 없었다. 광장 앞 구시청사를 시작으로 프랑크푸르트에서 가장 큰 가톨릭 성전인 돔 성당 니콜라이 교회 등을 두루 둘러보다 보니 프랑크푸르트만이 가진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게다가 관광을 마친 후 노천 카페에 앉아 독일인들이 즐겨 먹는 푸짐한 돼지고기 요리에 시원한 맥주 한잔까지 곁들이니 이보다 더한 동유럽 여행의 마무리도 없을 것만 같은 만족감에 빠질 수 있었다.



독일을 마지막으로 8박9일의 동유럽 여행은 끝이 났다. 누군가는 8일간 6개국을 돌아본다는 것은 '미친짓'이라고도 하지만 또 누군가는 '한국인이니까 가능한 일'이라고도 한다. 물론 쉬운 일정은 아니다. 이동 거리가 길어 체력적으로 힘도 든다. 하지만 이번 동유럽 8박 9일 일정은 최선의 동선 최적의 숙박과 식사 최고의 관광명소들로만 영리하고 합리적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완성이 됐다. 여행은 짧지만 여운은 길다. 이 곳 동유럽이라면 그 여운은 더욱더 깊고 가치있을 것이다. 올 여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강력 추천할만한 코스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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