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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교육문화센터와 함께 한 사진 투어 콘테스트-인디언 유적지를 찾아서

망각의 땅…그곳에 한줌 인디언의 숨결이

이 땅의 어느 곳 어느 땅에 애초 이곳의 주인이었던 인디언들의 숨결이 닿지 않은 곳이 있을까. 애리조나와 유타의 땅은 바람결에서조차 그들의 거친 인생이 느껴 질 만큼 붉은 먼지를 불러 일으키며 낯선 이방인들을 시험하는 듯 했다. 나바호의 땅 인디언 보호구역중 가장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나바호들의 땅에 다녀왔다.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중앙교육문화센터와 함께 한 사진 투어 콘테스트-인디언 유적지를 찾아서'를 통해 경험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백인기병대와의 일방적이며 길었던 참혹한 전쟁을 끝내고 가진 미국정부와의 협상에서 왜 그들은 험하고 거칠기만 한 조상들의 땅으로 가겠다고 했던가. 문명의 주변에서 농사를 지으며 보다 안락한 생활을 할 수도 있었던 미국정부의 제안을 거부하고 단지 조상들의 영혼이 맴도는 그곳으로 가겠다던 그들은 과연 무엇 때문에 문명을 거부 했을까. 이번 여행은 어렴풋이나마 그것을 느끼고 부족하나마 카메라에 담아 올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새벽 여명 속에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낸 붉은 땅 캐년 드 세이(Canyon de Chelly)는 긴 시간 버스에서 새우잠을 자고 달려온 나그네들에게 그 보상을 충분히 해 주고도 남았다. 깊게 패인 협곡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이는 골짜기엔 그저 적막한 바람만 스쳐 지나 갈 뿐. 이미 백년도 훨씬 더 전에 이곳에서 있었던 지루한 전쟁을 머릿속에 그리며 험난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이 골짜기엔 그동안 책에서 영화에서 만나왔던 이들에 대한 친근감마저 느낄 수가 있었다. 거대한 협곡엔 너무도 평화롭게만 보이는 아름다운 마을이 펼쳐져 있었으며 초록색 나무숲 사이로는 은빛으로 빛나는 개천이 흐르고 있었다. 너무 깊어서 앙증맞게만 보이는 작은 마을과는 대조적으로 웅장하게 둘러 서 있는 수직의 벽이야말로 이곳의 대표적인 장관이고 마치 누군가가 세워놓은 것처럼 거대한 스파이더락(Spider Rock)의 위용이야말로 이곳을 대표하는 심볼 이라 할 만 하였다.

그러나 어느 한 바위만 이 골짜기를 빛낼 수가 있을까. 이 깊은 협곡의 곳곳에 흐르고 있는 오랜 세월의 흐름이 겹겹으로 채색이 되어 있음을 보며 이들의 조상들이 이곳으로 돌아 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고 존경 하는 사진작가인 에드워드 커티스의 인디언에 대한 작품들을 평소에 즐겨 보는 편인데 특히 인디언들과 친한 교분을 맺고 평생을 그들과 교류를 하며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며 역사적인 기록을 남긴 사진작가로 유명한 그가 1904년에 찍은 7명의 인디언들이 마른 강가에서 말을 타고 지나가는 사진이 있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거대한 바위가 그곳이라는 걸 안 순간 갑자기 온 몸에 전율이 날만큼 감동이 느껴졌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가듯 필자는 조금쯤 엄숙해진 마음으로 조심스레 셔터를 눌렀다. 하지만 이 넓은 협곡 사이사이에 역사의 흔적이 서려 있는 유적들을 단지 하루아침에 담을 수는 없지 않은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우리는 다음 목적지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점심식사 후 191번을 달려 모뉴멘트 밸리(Monument Valley)로 향했다.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고 즐겨 찾는 곳이지만 정작 그 넓은 곳을 제대로 볼 기회는 많지 않다. 그저 인디언들이 운영을 하는 차를 타고 어설프게 한 바퀴를 돌아 나오기가 일쑤다. 사진가들이 선호하는 시간은 이곳에서의 경우 대체로 해질 무렵이어서 오후 늦게 인디언이 안내를 하는 중형버스를 계약을 하고 일반인들이 흔히 도는 코스보다는 좀 더 다른 깊은 곳으로의 안내를 부탁했다.

황혼 무렵에 마치 불타듯 붉은 기운을 토해 내는 붉고 거대한 첨탑들의 모습은 마치 이들의 신앙처럼 이미 신령한 기운이 깃들어 있는 듯 장엄하기만 했다. 바람결에 일렁거리며 작은 물결무늬를 만들어 내는 붉은 모래언덕에 짙게 드리우는 검은 그림자. 억센 기후에도 아랑곳 없이 꽃을 피워 내는 연약한 식물들. 우리는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여유 있게 석양을 즐겼다.

석양 사진을 담기 위해 해가 지기를 기다리며 우리는 나바호들이 운영을 하는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기념품 가게를 돌며 이들의 문화를 접할 기회를 가졌는데 미국땅에서 가장 많은 부족의 수를 가지고 있으며 보유하고 있는 땅의 넓이만도 가장 넓은 곳을 차지하고 있는 나바호족 답게 이들은 모든 것이 체계적이고 매우 문명적이다. 2004년에 오픈을 한 이곳의 호텔은 가장 위치가 좋은 언덕에 세워졌으며 객실의 모든 창문에서 장엄한 골짜기를 내다 볼수가 있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 특히 이곳의 카페에서 보는 석양 무렵의 풍경은 압권이었다.

사진가들은 예술가이며 탐험가이다. 모험을 즐기며 예술을 탄생시키는 건강한 열정의 사람들이다. 밤에는 잠을 자고 낮에는 구경을 한다는 여행의 공식이 이들에겐 통하질 않는다. 석양을 담기 위해 해질 무렵을 기다리고 늦은 밤 호텔에 들어 겨우 샤워만 한 채로 다시 다음 포인트를 위해 새벽길을 달린다.

다음 포인트는 캐년랜드(Canyon Land)의 메사 아치(Mesa Arch)였다. 거석이 떨어져 나간 아치 사이로 펼쳐지는 장엄한 파노라마는 아마 평생을 잊지 못할 감동스런 추억이 될 것이다. 4월 하순이라 하지만 이 높은 포인트의 차가운 공기는 사정없이 품안으로 스며 들어 삼각대를 세우고 서서 해가 솟아오르기를 기다리는 사진가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이곳의 포인트에는 별로 넓지 않은 공간이 있어 아주 일찍 자리를 잡지 않고는 설 자리가 없다. 혹자는 이미 이 근처의 파킹랏에서 잠을 자고 와 자리를 잡는다고 하니 동서양을 떠나 사진가들의 열정은 그야말로 대단하기만 하다. 필자 일행도 그리 늦지는 않게 도착을 했으므로 참으로 장엄한 순간을 모두들 카메라에 담을 수가 있었다.

다음 포인트인 아치스 공원을 가는 도중에 잠깐 들른 데드호스 포인트(Dead Hors Point)에서 곡선으로 흐르는 강줄기를 카메라에 담은 후 늦은 아침을 먹었다. 보너스로 얻은 이 데드호스 포인트는 필자가 여러해 전에 잠깐 들른 곳이었는데 다시 찾은 그곳은 여전히 멋진 장관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낮 유타주의 4월은 뜨거웠다. 아치스 내셔날 파크(Archs National Park)에서 한낮의 더위를 피해 휴식을 가졌다. 악마의 정원(Devils Gardens)의 시원한 나무그늘에서 피크닉 테이블에 앉아 점심식사를 하고 필자 일행은 이번 사진여행의 최종 목적지인 델리케이트 아치(Delicate Arch)를 향해 산을 올랐다. 모험심이 강한 탐험가이며 예술가인 사진가들은 무거운 사진장비를 짊어 진 채 왕복 서너시간의 코스를 무사히 마쳤다. 가볍게 생각 할 수가 없는 험한 코스였지만 마지막 모퉁이를 돌며 아치가 보이는 순간 모두들 입에서는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이 델리케이트 아치야 말로 유타주의 자랑이 아닌가. 유타주의 자동차 번호판에 그려져 있는 바로 그 아치이다. 아치스 공원의 수많은 아치중 단연 킹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위엄과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최고의 장관이었다. 석양의 햇빛을 받아 붉게 빛나는 아치를 뒤로 한 채 일행은 아쉬움을 남긴채로 다시 다음 코스로 가야만 했다. 그러나 멀리 1만3000피트가 넘는 라살 마운틴에 쌓인 흰 눈이 아치 사이로 보여지던 그 장관은 아마 쉽게 잊혀지질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어진 새벽 여명의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의 일출. 새벽녘의 이 높은 고지대는 영하의 기온이었고 이가 맞부딪칠 정도의 차가운 기온이었다. 사명감이 없었다면 내리는걸 포기할지도 몰랐을만큼 오랜만에 느껴보는 강추위였다. 그러나 서서히 여명이 걷히고 햇살이 퍼지면서 계곡을 물들이던 그 황금빛의 오만함은 일행을 취하게 할 만큼 대단한 경이로움이었다. 햇살이 퍼지며 계곡에 비춰지던 빛의 마술은 황홀할 만큼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마치 인디언들처럼 담요를 뒤집어 쓴 채로 계곡을 거닐던 추억은 그날 담아 낸 작품 위에 영원한 추억으로 남으리라.

사진여행이란 일반 여행과는 다르다. 시간과 장소를 맞추어 현지 일기와 대조를 해 가며 맞춰야 하는 일정이기 때문에 잘못하여 시간배정이 잘못 되는 경우엔 모든 것이 허사가 된다. 이번 중앙일보가 주최를 한 '인디안의 유적을 따라서'라는 테마가 있는 사진여행은 그런 의미에서 참 좋은 기회였다는 생각을 한다. 장거리 2000마일 동안 아무런 사고 없이 훌륭한 작품을 안고 돌아온 작가들의 전시회를 기대 해 본다.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중앙 갤러리서 작품 전시


'중앙교육문화센터와 함께 한 사진 투어 콘테스트-인디언 유적지를 찾아서' 작품 전시회가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본사 지하 1층에 위치한 중앙일보 갤러리(690 Wilshire place. LA) 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본지 신현식 사진전문기자와 함께 투어 콘테스트에 참가한 11명의 사진가들이 3박 4일간 카메라에 담아 온 풍경을 작품으로 선보인다. 캐년 드 세이에서 시작해 모뉴멘트 밸리, 아치스 국립공원, 브라이스 캐년 등을 두루 돌며 포착해낸 영혼이 살아 숨쉬는 땅의 아름다운 풍경과 빛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다.

▶문의: (213)368-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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