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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기획 '가족이 힘이다'] 부부

대화가 부족해…'무늬만 화목한 부부' 많다
갈등 인정하는 부부보다 위험
배우자 불만 모르고 지나쳐
종교기관 중심 세미나 도움

방치된 나무는 쓰러지게 마련이다. 몸통은 말라 비틀어져 가고 뿌리는 흔들린다. 당연히 탐스런 열매를 맺기도 어렵다. 가정도 마찬가지다. 가족을 구성하는 주체들인 부부 부모(노인) 자녀가 소외되고 방치돼선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없다. 마르지 않게 물을 주고 잘 자라도록 양분을 공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가족을 이루는 주체인 부부 부모(노인) 자녀 등이 겪는 어려움과 살펴보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 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지인에게서 "우리 부부는 사실 '무늬만 화목한 부부'"란 뜻밖의 말을 들었다.

박씨는 "부부동반으로 여러 차례 만나고 서로의 집도 왕래하며 더없이 화목해 보여 부러워 했는데 의외였다"고 말했다. 그를 더욱 놀라게 한 사실은 이후 주위 직장동료 친구들에게 물어본 결과 "우리도 무늬만 화목한 부부"란 대답이 예상 외로 많았다는 것이다.

부부갈등 상담 전문가들에 따르면 무늬만 화목한 부부는 배우자간 갈등의 실체를 인정하는 부부에 비해 더 위험할 수 있다. 문제점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다 어느 날 갑자기 한쪽 배우자에 의해 문제가 불거질 경우 돌이키기 힘든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민생활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은 한인사회에서 불황이 오랜 기간 지속되다 보니 부부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경우가 잦다고 전했다.

한미가정상담소(소장 유동숙)의 경우 지난해 상담 건수 1768건 중에서 부부갈등으로 인한 상담이 406건으로 가장 높은 23%의 비중을 차지했다.

무늬만 화목한 부부임을 자각하는 이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어떤 이들은 배우자가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보낸다.

이 점에서 직장인 최모씨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씨는 지난달 아내로부터 뜻밖의 부탁을 받았다. '부부 세미나'에 참석하자는 것이었다. 부부 사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자부해온 최씨는 아내에게 "부부 세미나는 문제 있는 부부들이 가는 곳 아닌가 우리가 왜 그런 곳을 가야하지?"라고 반문했다.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이어진 아내의 "그럼 우린 문제가 없는 줄 아나 보네"란 답에 불안해진 최씨는 2박3일 일정의 세미나에 참석했다.

부부세미나에서 최씨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아내의 불만을 깨달았다. 다름 아닌 '대화 부족'이었다. 최씨가 평소 회사에서 늦게 귀가하는 일이 잦고 주말 대부분 시간을 교회봉사로 보내다 보니 정작 아내와 함께 하는 시간은 턱없이 모자랐던 것.

최씨의 사례에서 드러나듯 부부갈등의 주요 원인은 대화의 부족 단절이다. 한미가정상담소 지니 최 디렉터는 "부부갈등은 전문가와 상담을 거쳐 대화로서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부부관계 회복의 출발점은 문제점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부 갈등 해소와 관계 개선을 위한 행사는 ANC온누리교회를 비롯 남가주 사랑의 교회 은혜한인교회 천주교회 등 각 종교기관을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다.

박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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