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의대 보내기] <70> 여름방학 계획…봉사·리서치·학업 균형 있는 활동 중요
남경윤/의대진학·학자금 컨설턴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치대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사항인 Patient Oriented Heart, 즉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을 함양시키는 일을 해야 하겠다. 시각을 조금 바꿔서 말하자면 2~3년 후에 의대에 제출된 원서를 보고 입학사정관이 학생을 평가할 때 과연 1학년 여름방학에 무엇을 했다고 보여주면 서류만으로 전형하는 인터뷰 초청을 받을 수 있을지를 고려하여 그 방향을 잡아야 하겠다는 것이다.
원서 전반에 봉사정신이 뛰어난 학생의 이미지를 드러내고 싶다면 당연히 올 여름은 봉사현장에서 땀을 흘렸다는 내용이 적혀야 할 것이고, 리서치를 통해 특정 질병을 정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올 여름은 실험실에서 반복적인 단순 작업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였다는 내용을 쓸 수도 있다.
단, 봉사정신이 결여된 실험실적 위주의 지원자를 선택할 의대는 없을 것이므로, 실험에 열중하는 이유도 환자들을 돕는 봉사경험에 바탕으로 해야 할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이러한 점은 프린스턴과 같은 리서치 위주의 교육제도를 갖춘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항이다.
간혹 본인과 부모님은 열심히 공부하고 적극적으로 의대진학을 준비했는데도 의대진학에 실패했다고 탄식하시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왜 우리 아이가 의대에 못 가는 지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학점도 옆집 아이보다 좋고 방학마다 리서치도 열심히 했는데…”라며 아쉽고 속상해 말을 잇지 못 하며 눈시울이 붉어지시던 많은 부모님들의 모습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리서치가 재미있어서 리서치 위주의 대학생활을 한 학생들에게 돌아오는 의·치대의 반응은 “인류를 위해 리서치를 계속 해라. 자네는 의사가 되기 보다는 학자가 되는 것이 더 좋겠다”라며 불합격 통지를 보내오는 것이다. 지극히 맞는 말이며, 미 교육제도의 최정점인 의대다운 모습이다. 봉사라는 의미는 장차 의사가 되어 환자를 치료하며 평생을 살아갈 진료위주의 의사가 될 학생이 당연히 거쳐야 할 경험으로 좋을 만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무조건 병원봉사만을 고집하라는 것은 아니다. 아울러 환자들의 고통을 이해하며 그 고통의 원인인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 연구하며 평생을 살아갈 의사가 되고 싶은 학생이라면 실험실에서만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환자들의 고통과 질병의 형태를 직접 경험하는 시간이 그 학생에게 어울리는 봉사가 될 것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방학 동안에 본인에게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1학년 여름방학은 부모님들이 모든 것을 챙겨주시던 생활에서 벗어나 스스로 모든 것들을 챙겨야만 하는, 대학생활에 적응을 실패한 학생들에게 제 2의 기회로 주어진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예를 들어, 생물과목에서 A학점을 못 받은 학생이라면 2학년이 되기 전에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재수강을 하든 아니면 그 다음 단계에서 수강할 상위의 생물과목에 대한 선행학습에 주력해야 하겠다.
방학동안 수업을 듣는 것은 기본적으로 의대를 목표로 한 학생이 보여야 할 모습은 아니지만, 1학년 여름방학에는 현실적으로 의대진학이 가능할 것이냐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하겠다. 모든 과학과목에서 A 학점을 받지 못 한 학생이라면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다시 한 번 본인의 학습능력을 확인하고 증진시키며 2학년을 준비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공부는 하기 싫고 봉사만이 즐거운 학생이라면 역시 의사가 되어서는 안되겠다. 의대에 진학하면 더 힘든 공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또한 의학분야에서 지식이 떨어지는 의사가 과연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어려운 의학을 공부해서 그 지식으로 질병에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돕겠다는 각오가 바로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인 것이다. 그래서 의대진학이 어려운 것이다.
학습능력과 더불어 따뜻한 마음도 함께 겸비하기란 대학생이 되면 저절로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부모님들께서 보여주신 정성과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201-983-285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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