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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에 맴도는 향채 '산뜻한 봄날 밥상' 미나리 변신

봄볕 아래 쑥쑥 자란 미나리.

향긋한 냄새가 코끝에 남아 자꾸 생각하게 한다. 생긴 것이 소박해 밥상 위의 주연으로 대접받진 못해도 없으면 서운하다. 미나리 빠진 꽃게탕이며 아귀찜을 무슨 맛으로 먹을까. 샐러리만큼 쓰지 않지만 부추보단 아삭하고 쪽파보다 달콤한 그 맛.

봄이란 단어를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초록빛이었다. 그 다음엔 향. 톳나물 달래 봄동으로 이어지는 봄나물 틈 사이로 착한 가격의 미나리가 보였다. "깨끗이 씻어. 흙탕물 아직 덜 빠졌다." 진흙탕 속에서도 잘 자란다는 끈질긴 생명력 때문인지 알싸한 맛도 있고 씁쓸한 맛도 난다. 어릴 때는 싫어한 나물 중에 하나였는데 나이가 들수록 미나리의 단맛을 알 것 같다.

미나리는 약이다. 동의보감에는 미나리에 대해 "갈증을 풀어주고 머리를 맑게 해주며 술 마신 뒤의 열독을 다스린다"라고 적혀있다. 탱탱한 줄기와 강한 향이 장을 편안하게 해주고 월경 과다나 냉증 예방에도 좋다. 미나리의 가장 큰 장점은 간을 보호하고 체내 독소를 중화시키는 것. 복어탕에 미나리가 빠지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미나리는 크게 논미나리와 돌미나리로 나누는데 우리가 시장에서 구입하는 미나리는 바로 논미나리의 개량종. 각종 탕의 고명으로 많이 쓰인다. 반면 돌미나리는 밭에서 재배한 미나리를 통칭하는 말로 줄기는 질기지만 향이 강해 대체로 무쳐 먹는다.



미나리의 진짜 맛은 뿌리 끝 생장점 부분에서 나온다. 맛있는 미나리는 줄기가 곧고 적당히 굵으며 만졌을 때 말랑말랑하기보다 살짝 단단하다. 마디 부분이 붉은빛을 많이 띠는 것이 연하고 향도 좋다. 거기에 뿌리 단면을 보아 속이 꽉 차 있다면 틀림없다. 입안 가득 퍼지는 미나리 향에 나른함이 가신다.

깨끗이 다듬은 미나리를 쫑쫑 썰어 고추장 양념에 버무린 비빔밥 한 수저 아무 양념 없이 살짝 데쳐 와사비 간장에 흠뻑 적신 미나리 한 젓가락 족히 미나리 한 단은 올린 법한 생태찌개 한 대접…. 향긋한 봄날의 밥상 미나리 한 줌 올리면 충분하다.

구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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