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해 단독표기' 일단 막았다…'동해 병기' 무산
IHO, 2017년 재논의
한국 지지 탄력…현행판 사문화 의견도
국제수로기구(IHO) 회원국들은 26일 모나코에서 속개된 제18차 총회에서 국제 바다지명 해도집 '바다와 해양의 경계(S-23)'의 동해 표기와 관련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안건 논의를 종결했다. '동해·일본해 병기'라는 최종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일본해'로 단독 표기된 S-23의 효력을 약화시킴으로써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관련, 뉴욕중앙일보는 지난 13일 100여 한인 단체들이 참여한 '동해 표기 바로잡기' 서명록을 알렉산드로 마라토스 IHO 의장과 주요 50개 회원국에 보내 동해 표기 정정을 촉구한 바 있다.
일본은 25일 회의에서 "1953년판의 유효성을 재확인하자는 안, 즉 '일본해'는 그대로 둔 채 개정판을 내자"는 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77개국이 반대 또는 기권했다. 국제 다자회의 성격상 한 번 부결된 '일본해 단독 표기' 개정은 향후 IHO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한국은 일본의 제안을 저지하면서도 '동해·일본해 병기' 안건을 표결에 올리지는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찬성표만 집계하는 표결 여건을 고려해 승리가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전략적이라는 판단을 했다"며 "일본의 단독 표기 제안이 부결되고 한국 입장을 지지하는 여론이 더 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IHO가 지난 2002년과 2007년에 이어 이번 총회에서도 해도집 개정 문제를 타결하지 못하면서 국제 바다지명 해도집에 동해를 병기하는 문제는 장기적인 숙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또 53년 이후 개정판을 못내고 있는 이 해도집은 사실상 사문화의 길을 걸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연안 각국이 만들어준 자료를 토대로 운용되는 전자 해도의 발전으로 60년 가까이 개정판을 내지 못한 S-23은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제기됐다”며 “2017년 차기 총회에서 이 문제가 다시 논의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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