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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아빠의 버터아들 키우기] 너는 믿어도…

“아빠 저는 잘못한 것이 없어요, 모든 것은 순전히 그 선생님 탓이에요.”
아들이 불만에 찬 얼굴로 투덜거릴 때, 나는 아들의 편을 무조건 들어줄 수 없었다. 학교 행사 준비를 할 때, 전통적으로 학생들이 해오던 일들을 새로 오신 선생님께서 직접 챙기면서 통제하시려 했을 때, 그것이 불만이었던 아들은 혼자 복도를 걸으면서 중얼 중얼 선생님을 비난했는데, 지나가던 학부모가 우연히 그것을 듣고 학교에 알린 적이 있었다.

학교로 와달라는 연락을 받고 마음이 불편한 나에게 아들은 모든 것이 그 선생님의 탓이라고 했다. 나는 웃음이 나왔다. ‘내가 네 말을 어찌 다 믿니?’ 자신의 잘못은 하나도 인정하지 않고, 그 선생님께서 원인 제공을 한 것이라면서,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 카운슬러 선생님도 그런 일로 부모를 오게 하면 안된다는 주장을 펴는 아들은 자신의 중얼거림을 학교에 알린 그 학부모도 맹비난했다.

“아빠 생각에는 원인 제공을 네가 한 것 같은데?”

아들은 자기 편을 안들어주는 나를 원망하면서 야속하다는 눈빛을 보였지만, 당연히 나는 학교에 가 교장 선생님과 학생처 선생님들과 회의를 하면서 아들 편을 들지 않고 아들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선처를 구했었다. 잘못은 잘못이니까. 그리고 그런 나의 모습과 선처 호소 때문이었는지, 학교 당국은 공식 징계는 없이, 비공식적으로 징계를 하면서 일이 마무리 되었다. 그것은 아들이 대단히 소중히 생각하고 오래 준비했던 행사에 출연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아들은 종종 그 때 이야기를 한다. 왜 자기 편을 좀 더 안들어주었냐고. 그 당시 그 선생님께서도 어린 자기에게 심한 말씀을 했으며, 그로 인해 자신도 힘들었으니, 아빠는 당연히 자신의 편을 들어 학교에 항의를 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나의 대답은 늘 같다. “네가 더 커서 어른이 되면 안다. 아무리 말해도 지금은 몰라. 나는 수도 없이 말했다.”

성장기의 자녀들은 대체로 자신을 중심에 놓고 모든 것을 생각한다. 어리고 분별력이 없으니, 모두 남의 탓이다. 친구 탓이고, 선생님 탓이고, 교재 탓이다. 부모 탓이고, 자신의 외모 탓이다. 학교 탓이며, 입시 제도와 살고 있는 시대의 탓이다. 나는 '내 탓이오'하는 청소년을 그리 많이 보지 못했다.

그러니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녀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고 생각하다가는 큰 일이 날 수도 있다. 자녀들이 하는 말은 오직 그들의 관점일 뿐, 사실은 전혀 다를 수도 있다. 그 무렵 성장기에는 아직 생각이 부족한 아이들이 자신을 방어한답시고 거의 모두 때때로 그런 양상을 보인다. 미국의 교육 제도와 문화를 낱낱이 알 수 없는 부모를 상대로 자녀들은 더욱 자신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사실인 양 전한다. 때로는 한번 했던 자신의 말을 방어하느라 연쇄적으로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평소 생활에서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흔들림없이 바른 판단을 하는 지혜를 가지면 좋겠다. 자녀 주위의 지도자들을 신뢰하고 협력하여, 자녀들이 잘못 전하는 이야기도 가릴 줄 알아야 하며, 그 맘 때 아이들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불필요한 일이 안생기도록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자녀를 믿는다는 것은 자녀가 바르게 자라 결국 잘 살 것이라고 믿는 것이지, 어린 자녀의 말을 모두 덤썩 사실로 믿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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