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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시즌마다 돌아오는 '철새 은혜'

고난주간을 맞아 지난주 커버스토리로 예수가 십자가에 달린 과정을 글로 옮겨봤다. 매년 고난주간의 이론적 의미나 행사 소식을 담았던 기존의 기사들과는 달리 독자들에게 성경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하고 싶었다.

고심 끝에 하루 종일 마가복음을 펴놓고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식으로 풀어간 커버스토리는 수많은 크리스천에게 반향을 불러 일으킨 듯하다. '잘 읽었다' '독특한 기사였다'는 이메일과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

반면 기사를 접하고 "크리스천이라면 예수가 십자가에 달린 이야기는 다 알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그 점이 예수의 고난 과정을 있는 그대로 쓰고자 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고난주간이 되면 예수의 십자가 이야기는 평소보다 자주 들린다. 문제는 십자가가 '평범한 은혜'가 됐다는 점이다.

매일 예수의 십자가를 묵상하는가. 특별히 고난주간이 되면 크리스천은 예수의 고난에 행위적인 동참도 한다. 인터넷 사용을 줄인다거나 TV를 안 본다. 평소 안 가던 새벽기도를 간다든지 행동거지를 조심하며 경건함을 추구한다. 물론 이러한 것이 잘못됐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십자가가 고난주간에만 유독 강조되고 이를 바탕으로 크리스천의 묵상과 행위적인 동참이 형식적인 '일주일 용'에 그친다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려면 먼저 본질에 동화돼야 한다.

십자가는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다. 십자가에서 인간의 죄를 대속하고 부활한 예수는 그 사실을 믿는 '나'를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시켰다. 이를 위해 예수는 처참하게 버려졌다. 그는 엄청난 고통을 받아들였다. 조롱과 비난에 대한 어떠한 항변도 없었다. 인간을 위해 죽는 거라고 자신을 알아달라고 호소하지도 않았다. 예수는 묵묵히 모든 것을 감내했다. 만약 '나 자신'이 누구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 구원받았는지 매일 묵상한다면 십자가의 복음(복된 소식)은 특별한 시즌에만 감흥을 느끼는 이야기가 될 수 없다.

일상을 돌아보자. 당연히 알고 있다는 복음은 싸구려 은혜가 됐다. 현실적으로 보면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신에게 빌었다가 얻는 한시적 '응답'이 복음의 은혜보다 훨씬 더 기쁠 때가 많지 않은가. 복음은 시즌마다 돌아오는 '철새 은혜'가 아니다.

매일 묵상하고 되새겨야 할 기독교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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