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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고원일은 버지니아 출신, 한인사회 술렁

미 언론, 한국계 문제 안 삼아

 오클랜드 총격 사건의 용의자인 고원일(43)씨가 버지니아 출신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워싱턴 한인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고씨는 1987년 워싱턴으로 이주, 오클랜드로 이사하기 전까지 버지니아 스프링필드와 페닌슐라 지역의 헤이스에서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50대 직장인 이 모씨는 “버지니아텍 조승희 총기 난사 사건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또 버지니아 한인이 범인이라니 충격이다”라며 “버지니아가 터가 안 좋은지, 한국 사람들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보도 직후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웹사이트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놀라움과 우려를 담은 댓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중앙일보 웹사이트(www. koreadaily.com)에는 범인이 ‘한국계로 추정되는 아시아계 남성’이라고 알려지자 “한국인이 아니었으면…”(Jun Chang)하는 바람이 줄을 이었다. 곧이어 한국계 남성으로 밝혀지자 “제2의 조승희 사건이구먼. 또 한국인 대망신” 등 집단적 자책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성들이 많이 찾는 ‘미시유에스에이’에도 비슷한 반응이 많았다.
 
30대 자영업자 권 모씨는 “한인이 범인이라는 데 관심이 쏠리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버지니아주는 총기 규제도 완화되는 상황인데 이런 사건이 행여라도 또 일어날까 겁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엔 2007년의 ‘버지니아텍 사건’ 때보다는 개인의 문제일 뿐이라는 시각이 강해졌다. 범인 고원일씨 역시 무늬만 한국인일 뿐 엄밀히 말해 법적, 경제활동 측면에서 미국인인 만큼 한국이나 한국민, 다른 한인이 책임져야 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LA타임스 등 언론 보도 가운데 고씨가 한국계라는 걸 특별히 문제 삼는 댓글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총기류 소지를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한편 오클랜드 지역 언론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해 3월 육군 하사로 근무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동생 고수완(당시 31세)씨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부친 고영남씨와 버지니아를 방문했다. 서울에 거주하던 모친도 당시 장례식에 참석했었으나 이후 한국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는 고씨의 또 다른 형제인 고수권씨는 아직도 버지니아에 센터빌에 거주중이라고 보도했다.
 
고원일씨의 법원 자료에 의하면 고씨는 지난 2006년부터 여러 건의 법원 명령을 받았으며, 이중엔 국세청 세금을 비롯해 아파트 렌트비 체납 등에 대한 지불 명령 등이 포함돼 있다. 버지니아 지역 언론 WAVY.com은 고씨가 20년 가까이 버지니아 비치에서 살았으며, 햄튼, 포츠모스, 체사피크, 센터빌 등에서도 거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유승림 기자·샌프란시스코=황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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