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앙갚음하고 싶었다"…오클랜드 총기난사 고원일씨 경찰에 밝혀
“후회 기미 없어”…버지니아 살다 서부로 이주
희생자 7명 중 2명은 한인 20대 여성
3일 오클랜드 경찰서의 하워드 조단 서장은 기자회견에서 "고 씨는 지난해 2월부터 퇴학조치를 당한 11월까지 이 대학의 준간호사 과정(LVN)을 수강했다"며 “자신을 따돌리고 무시한 사무처의 한 여직원과 급우들에게 화가 나 있었다"며 “특히 영어 실력으로 놀림을 받은 이유가 컸다”고 밝혔다. 그는 “고씨가 학교에 앙갚음을 하고 고통을 주고 싶어했다”며 “그러나 이번 총기난사 희생자들은 고 씨를 괴롭혔던 학생들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조단 서장은 “고 씨가 강의실에서 총을 난사한 이유는 학생들에게 줄을 서라고 했지만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며 “수사에는 협조적이지만 저지른 범행에 대해 특별히 후회하는 기색은 없다”고 말했다.
고 씨가 콜트 45구경 권총을 들고 학교로 진입한 것은 2일 오전 10시 반쯤이었다.
그는 자신의 타깃이었던 여직원이 없자 인질로 잡고 있던 접수계여직원의 가슴에 총을 발사했다.
이어 강의실의 학생들에게 “줄을 서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했고, 일부 학생이 거부하자 한 명씩 머리를 겨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조단 서장은 “그의 범행은 계산되고 냉혹한 처형 방식”이었다며 “희생자들이 항복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이 강의실에서 4명이 즉사했고 나머지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
강의실을 나온 그는 총을 재장전하고 8명의 학생들이 숨어 있던 옆 강의실로 갔으나 학생들이 문을 잠그자 문과 유리창에 총을 쏘고 건물 밖으로 나갔다. 이어 주차장으로 향하던 중 마지막 희생자인 한 남성에게 총을 쏜 뒤 한 훔친 차량을 타고 인근 한 쇼핑몰로 도주했다.
고 씨가 경찰특공대(SWAT)에 체포된 시간은 오전 11시 30분쯤. 사건 발생부터 체포까지 약 1시간 동안의 참극이었다. 그는 체포되기 전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아버지 고모 씨(72)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은 여성 6명, 남성 1명으로 한인을 포함한 나이지리아, 네팔, 필리핀계 등이며 연령은 21~41세다.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희생자 중 2명은 그레이스 김(24·한국명 김은혜)씨와 리디아 심(21·심현주)씨 등으로 모두 한국계 미국인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 씨의 국적은 한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로 최종 확인됐다.
경찰은 고 씨에게 살인, 살인미수, 자동차 절도, 그리고 납치 등의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납치 혐의는 그가 접수계에 있던 여직원을 권총으로 위협해 교실로 끌고 갔기 때문이다.
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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