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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신학] 생태적 예수님과 녹색 은총

이상명 목사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서리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비교하며 또 무슨 비유로 나타낼까. 겨자씨 한 알과 같으니 땅에 심길 때에는 땅 위의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심긴 후에는 자라서 모든 풀보다 커지며 큰 가지를 내나니 공중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만큼 되느니라."(마가복음 4:30-32) 예수께서 말씀하신 그 유명한 겨자씨 비유이다.

씨앗 가운데 가장 작은 한 톨 겨자씨 속에 잠재된 성장 가능성을 하나님 나라의 성장으로 형상화시켜 청중들을 일깨우시는 예수님의 그 탁월함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예수님은 농사일이나 농촌의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로 천상의 진리를 가르치셨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는 말씀과 솔로몬의 영광보다 뛰어난 들에 핀 백합화 가루 서 말을 부풀게 하는 누룩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시는 하나님에 관한 말씀은 모두 생태적인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다. 생태적 예수님의 말씀은 땅과 하늘 인간과 자연을 분리시키지 않고 하나로 묶어내는 힘과 영성이 있다.

이렇듯 예수님은 생태적인 이미지를 통해 인습적인 지혜가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새로운 진리의 세계로 이끄신다. 하나님의 뜻을 전하려할 때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 세계보다 더 나은 도구가 있겠는가.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으니 그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나서 자라되 어떻게 그리 되는지를 알지 못하느니라.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마가복음 4:26-28)

이 구절에서 우리는 "스스로"라는 단어에 눈길이 간다. 태양은 '스스로' 빛나고 바람은 '스스로' 불고 물은 '스스로' 흐르고 '스스로' 정화되며 나무와 식물은 '스스로' 자란다. 우리 인간은 자연이 우리에게 무상으로 공급하는 것을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태양과 바람과 물은 늘 그러하듯 스스로 있는 그대로 우리에게 다가와 이 땅에서 살 수 있도록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생명 에너지를 공급해 준다.

하나님의 나라는 인간의 의지나 소망이 아닌 하나님의 주권이 다스리는 곳이다. 하나님의 주권을 부정하고 대신 탐욕으로 다스리면서 재앙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스스로 존재하면서 생명 활동을 하는 자연에 인위적인 힘을 가하여 그것을 조작하고 심지어 파괴하는 행위는 창조 질서에 반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희생의 피에 근거한 적색 은총만큼이나 녹색 은총에 감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녹색 은총은 인간 삶의 근거이자 토대를 이루는 자연 환경을 통해 주어지는 은총을 뜻한다. 피조물 속에 자리하신 하나님의 현존을 온몸으로 경험하며 그 속에서 터져 나오는 고통과 탄식(로마서 8:22)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돌보는 삶의 자세가 하나님의 녹색 은총에 대한 우리의 응답이어야 한다. 적색 은총과 녹색 은총 십자가 신학과 창조 신학 사이의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현재 지구촌은 생태적 예수님의 지혜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사순절 기간에 십자가를 타고 흘러내려 이 땅을 적신 적색 은총은 또한 이 땅에 모든 피조물에까지 미치는 녹색 은총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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