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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교회의 '본말전도(本末顚倒)'

지난주 집회차 LA를 방문했던 한 목회자와 인터뷰〈본지 3월20일자 A-29면>를 했다.

그는 "이민사회에는 교회 없는 성도가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크리스천의 정체성은 갖고 있지만 출석 교회가 없는 신자가 많다는 것이다. 이유를 물었더니 '교회관의 부재'를 꼽았다. 이는 한번쯤 고민해볼 문제다.

이에 대한 책임은 '날라리 신자'가 아닌 교회에 있다. 신자면서 왜 출석하는 교회가 없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교회의 진정한 가치를 몰라서다. 가치는 그것을 소유한 교회가 알려줘야 한다.

인간에게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 목마름이 있다. 이를 돈과 명예 권력 등으로 채워보려고 애쓰지만 과연 '만족의 끝'이 있는가. 수많은 역사 속 인물들은 이를 방증한다. 욕망은 인간의 내면에서 끊임없이 꿈틀댄다. 세상이 가진 유한(有限) 적 속성은 인간을 완전히 채울 수 없다. 그래서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물'을 찾는 존재가 인간이다.



즉 영혼의 목마름이다. 교회는 목마른 그들에게 무엇을 전하는가. 어떻게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설교나 각종 행사 등을 통해 교회 버전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지만 유희적 요소는 세상 곳곳에도 많다. 교회기 때문에 표면적으로 건전하게 보일 뿐이지 전달되는 것은 세상과 별반 다를 바 없다.

혹자는 이런 것도 복음(복된 소식) 전달을 위한 전략 또는 과정이라고 한다. 또는 교회에 흥미를 느껴야 발을 붙이지 않겠느냐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암묵적인 수적 부흥과 실적 쌓기를 위한 교회 적 '포퓰리즘(populism)'은 아닌지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혹은 '복음 전달'이란 명분으로 포장된 자기 의(義)나 공로 쌓기의 또 다른 모습일 수 있다.

하지만 예수의 행적을 보자. 예수는 대낮에 우물가로 물을 길러 나온 한 사마리아 여인의 필요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그리고 세상이 채우지 못한 영혼의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는 생명수(요한복음 4장)의 가치를 알렸다.

교회의 '본말전도(本末顚倒)'는 겉보기에도 확연히 갈리는 가치관의 차이에서 오지 않는다. 교회에는 복음 없이 재미와 흥미만이 부각된 '하나 됨'도 많다. 미세하지만 '종이 한 장'의 차이를 봐야 한다.

복음의 부재는 교회관의 부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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