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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의대보내기] <67> 진로 결정을 못한 경우…"때로는 방향제시 필요"

남경윤/의대진학·학자금 컨설턴트

의대준비 시작 시기, 개인마다 '천차만별'
목표 정해지기만 하면 순조로운 준비 가능


한 부모님이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자녀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고교시절까지는 과학분야에 두각과 관심을 보이며 의대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예일대학에 진학한 후로는 인문과학분야에 관심을 갖고 의대진학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아직도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 같은 고민에 주로 학생본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모님이 학생의 진로를 결정해서 제시하라고 권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것이 의대든 법대든 상관없이 어느 한가지 방안을 제시했을 때, 학생은 그 분야가 싫다면 분명하게 그에 대한 답을 할 것이다. 그 분야가 왜 싫은가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스스로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명문대학에 진학해 지난 4년간 다양한 경험을 쌓은 학생이므로 충분한 사고능력을 갖췄을 것이다. 다만 성격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남들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것뿐이므로 긴박감을 준다면 의사결정능력이 순간적으로 집중되어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혹시라도 성급한 결정을 내리게 되면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잠시 접어도 좋다. 지금 이 순간에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못 한다면 모든 절차들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대학원에 진학하든 취업을 하든, 이 시기를 놓쳐버리면 다시 그 시간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어느 분야든 방향을 잡지 않고 그냥 쉰다면, 쉬는 시간이 길어져 엉뚱한 방향으로 인생항로가 잡힐 수도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쉬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적어도 가닥은 잡고 천천히 준비하며 쉬는 것과 방향을 잃고 무작정 쉬는 것은 다르다. 어떤 경우에는 다 접어두고 천천히 생각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되겠지만, 의대진학을 돕는 필자의 경험과 의대진학을 염두에 두고 질문을 하신 부모님의 입장을 고려해볼 때 지금 방향을 잡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안을 해 나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성적이 부족하다면 공부를 더 해야 할 것이고, 환자경험이 부족하다면 적극적으로 환자대상 봉사활동에 참여해야 할 것이고, 연구실적이 부족하다면 이 시기를 연구실적을 쌓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Gap Year가 나쁜 것은 절대로 아니며, 오히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현명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부모가 나서서 만들어 주면 좋다.

만일 그 과정에서 학습능력을 보완했거나, 봉사활동에 참여했거나, 연구에 몰두했던 간에 학생이 진정으로 원하는 다른 진로를 발견했다면, 새로운 진로를 개척하는 것에도 분명히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연관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도 된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분명히 나은 선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진로결정을 못 했다고 아무 것도 안 하고 지내지는 않겠지만, 어차피 확신 없이 시간을 보낼 것이라면 가장 어렵다는 의대진학준비를 하는 것이 활용도면에서 가장 유용하기 때문이다.

의대진학준비를 시작하는 최적의 시기는 개인적마다 천차만별로 다르다. 하지만, 첫발을 띄지 않는다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일은 없으므로 지금이 어떤 상황이든 시작해야 한다. 부모의 역할은 자녀의 신념에 용기를 주는 것과 필요하다면 약간의 강압적 지도가 아닌가 하는 필자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전한다.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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