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국·약자에 대한 열정이 그를 만들었다…김용 세계은행 총재 지명자
아이비리그 첫 아시안 총장
하버드대 의대 교수 출신
결핵·에이즈 퇴치활동 힘써
5살 때 미국에 온 저개발국 출신 소년이 세계은행 총재로 개발도상국의 미래를 이끌게 된 것이다.
그는 늘 세상에 기여할 길을 고민해 왔다. ‘아시안 최초’ ‘최고 지도자’라는 수식어가 뒤를 따랐다. 하버드대 의대 교수 시절 중남미와 러시아 등 빈민지역에서 결핵 치료를 위한 구호활동을 벌여 큰 성공을 거뒀다. 2004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국장을 맡아 저소득 국가의 에이즈·말라리아 치료 등에 힘썼다. 특히 2005년 300만 명의 에이즈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3X5 운동’은 그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는 평가다.
김 총장은 이처럼 타인을 위한 관심을 어머니의 영향으로 돌렸다. 어머니로부터 퇴계 이황과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헌신하는 삶을 꿈꿔 왔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통이 아닌 그를 낙점한 배경에는 풍부한 국제 경험과 빈곤국·약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열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959년 12월 서울에서 태어난 김 총장은 치과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왔다. 아이오와주 머스커틴 고교에서 총학생회장, 풋볼팀 쿼터백으로 활동하는 등 일찌감치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82년 브라운대 졸업 후 하버드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인류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이후 하버드 의대 교수와 국제보건·사회의학과장을 지냈다.
2003년 ‘천재상’으로 불리는 맥아더 펠로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US뉴스 앤 월드리포트에서 ‘미국의 최고 지도자 25인’에 선정된 데 이어 2006년엔 타임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혔다. 지난 2009년에는 4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아이비리그 다트머스대 제17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김 총장은 뉴욕중앙일보 창간 34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미주 한인사회도 ‘잘 먹고 잘 사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이제 소외된 곳과 역량이 필요한 곳으로 눈을 돌리자”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23일 지명 기자회견에서 “그는 골프 핸디가 5다. 부럽다”고 할 정도로 운동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아과의사인 부인 임윤숙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강이종행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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