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US오픈, 한인선수 대거 진출 계기"…"한인 100승 통해 LPGA 글로벌 투어 성장"
'명예의 전당' 헌액 낸시 로페즈
2012 LPGA US오픈 기자간담회
LPGA(미여자프로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고 지금도 가장 존경받은 여성 골퍼로 꼽히는 낸시 로페즈가 1998년 박세리의 US 여자오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로페즈는 20일 위스컨신주 콜러시의 블랙울프런골프장에서 열린 2012년 US 여자오픈 골프대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당시 박세리의 우승에 대해 설명했다.
로페즈는 “박세리의 우승 후 많은 한인 선수들이 LPGA에 진출했고 100승 이상을 거두며 크게 성공했다. 이후 LPGA는 미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글로벌 투어가 됐다”고 강조했다.
로페즈는 콜러(Kohler) 회장이면서 이번 대회 조직위원장이기도 한 허버트 콜러 주니어와 함께 참석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세리와 같은 한인선수들이 대거 LPGA에서 뛰면서 투어 경쟁력이 강화됐다. 미국 선수들은 이제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예전보다 훨씬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페즈는 최근 대회에 출전하지는 않지만 LPGA를 위한 자선활동 등에 나서고 있다.
이 자리에서 로페즈는 1998년 US 오픈 대회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당시 1, 2라운드서 부진, 아쉽게 컷탈락했다. 2라운드 18번홀을 플레이하면서 대회 코스가 너무 어렵다는 뜻으로 함께 라운딩을 하던 동료와 퍼터에 흰 수건을 둘러 항복의 뜻을 나타냈는데 이는 US여자오픈과 LPGA 역사상 손꼽히는 순간으로도 꼽힌다.
로페즈는 “블랙울프런은 너무 어려운 코스다. 요즘 선수들이 장타를 자랑하기는 하지만 좋은 점수를 기록하기는 힘들 것이다. 당시 우승했던 박세리도 4라운드 결과 6오버파를 적어 냈고 이는 US여자오픈 우승자 중에서 최다 타수일 정도”라고 말했다. 박세리는 당시 대회에서 정규 4라운드와 18번 연장전, 2홀의 서든데스를 포함, 총 92홀 접전 끝에 우승했다. 연장 18번홀에서 워터 해저드에 빠진 공을 양말을 벗은 채 쳐내는 장면은 아직도 많은 골프팬들이 기억하고 있다.
콜러 회장도 박세리에 얽힌 당시 일화를 소개했다. 대회 시작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인이었던 박세리의 우승을 점쳤다는 것이다. 콜러 회장은 “한국에서 온 박세리라는 선수를 봤는데 무엇보다 스윙이 멋졌다. 또 단단한 체격조건을 갖춰 우승을 예상했는데 딱 맞아 떨어졌다. 사실은 당시 월요일까지 가는 연장전 때문에 PGA 챔피언십을 유치했던 위슬링스트레이츠 골프장의 개장식에 차질이 빚어질까봐 걱정도 했다.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참석하는 행사였기 때문에 가슴을 졸였다”고 소개했다.
블랙울프런을 소유하고 있는 콜러사는 욕실·주방용품 제조사로 유명하다. 올해 US여자오픈을 14년만에 블랙울프런골프장에 다시 유치했고 PGA 챔피언십을 개최했던 인근의 위슬링스트레이츠골프장도 함께 소유하고 있다. 두 골프장은 2번의 US 여자오픈과 2번의 PGA 챔피언십 등 5번의 메이저골프대회를 유치할 정도로 시설과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한편 예선을 통과한 아마추어와 자격을 갖춘 프로선수들이 참가하는 2012 US여자오픈골프대회는 7월 2일부터 8일까지 열리며 현재 30여명의 한인 선수들이 참가 자격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올 시즌 두번째 LPGA 메이저대회로 디펜딩챔피언은 유소연이다.
콜러(위스콘신)=박춘호 기자 polipc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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