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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발가벗겨 예술을 말하다…뉴욕의 대표적인 뮤지엄 여성 사진작가 회고전

뉴욕현대미술관…‘변신의 귀재’ 신디 셔먼

구겐하임…‘요절한 천재’ 프란체스카 우드먼

뉴욕은 지금 여성 사진작가들의 회고전으로 물들고 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은 ‘천의 얼굴’ 신디 셔먼 회고전을, 구겐하임미술관은 프란체스카 우드먼 회고전을 각각 선보이고 있다. 같은 시대에 태어났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걸은 두 여성 사진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한 명은 지금까지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며 ‘현대 사진 예술’의 중요한 인물로 남았고, 한 명은 20대에 자살로 생을 마감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두 작가의 공통점을 꼽자면 사진 속에 ‘자신’을 등장시킨다는 점이다. 신디 셔먼은 스스로가 사진의 주인공이 되어 시대를 막론하고 노인·여성·남성·삐에로 등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캐릭터는 물론 사진 속 상황을 완벽하게 만들어 낸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프란체스카 우드먼은 사진 속에 자신을 녹여낸 점이 돋보인다. 배경과 자신을 일치시키거나, 카메라 앞에 스스로를 발가벗겨 예술성을 추구했다. 뉴욕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두 여성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살펴본다.

◆신디 셔먼=1954년생. 뉴저지 출신인 셔먼은 한 인물이 살아온 삶의 흔적을 사진에 담는다. 언뜻 보면 그냥 또 하나의 초상화인 것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사진 속 인물은 자기 자신이다. ‘가면놀이(masquerade)’라는 단어는 바로 신디 셔먼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이 수많은 가면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을 알아오고, 공부하고, 관찰했을까’라는 생각만으로도 절로 탄성이 나온다. MoMA는 셔먼 작품 170여 점을 시간 순으로 공개, 그의 사진 인생 40여 년을 압축하는 대대적인 회고전을 준비했다.

영화 또는 잡지에서 보여주는 전형적인 미국 여성상을 연기하기 시작하면서 셔먼은 점점 자신만의 스타일을 일궈냈다. 때론 담배를 문 여배우를, 때론 실연에 상처 받아 짐을 싸다 흐느끼는 여성을 표현했다. 80년대에 들면서는 시체·장기·성기 등을 사진 속에 적나라하게 공개해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사진을 찍었다.

80년대 말부터 셔먼은 관심사를 ‘역사’로 돌린다. 역사 속 유명한 초상화들을 패러디 해 찍은 작품들이다. 물론 주인공은 셔먼 자신이다. 남성 귀족,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여인, 포도송이를 손에 쥔 그리스 남성, 책을 읽는 노인…. 이 모든 캐릭터를 재현해 내는 데 드는 인력은 오직 신디 셔먼 1명이다. 모델과 사진작가는 물론 메이크업·머리도 직접하고 아트 디렉터 역할도 한다.

신디 셔먼의 작품 ‘무제 필름 스틸 #21’은 최근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당초 예상가보다 4배 높은 74만6500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오는 6월 11일까지. 53스트릿@5·6애브뉴 사이. www.moma.org.

◆프란체스카 우드먼=1958년생. 1981년, 22세로 요절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120여 점은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ISD)에서 공부하던 때부터 로마·뉴욕에 지내면서 만들어 낸 작품까지다. 우드먼 사후 그의 작품을 한꺼번에 모아 대규모 전시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려한 셔먼의 작품과는 달리, 우드먼은 주로 단순한 흑백 사진을 찍었다.

콜로라도 출신인 우드먼은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나 13세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1975년에는 RISD에 입학해 사진을 공부했으며, 1977~78년에는 학교 우수학생 프로그램으로 로마에서 공부를 했다.

학교를 졸업한 뒤 79년 뉴욕으로 온 우드먼은 패션 사진작가 등으로 일하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갔으나 일에 만족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22세가 되던 생일날 맨해튼 아파트 창문 밖으로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 재능 있는 사진작가의 안타까운 최후였다.

우드먼의 사진에는 여성의 몸과 공간에 대한 탐구가 돋보인다. 또렷한 사진보다는 노출을 길게 해 흐릿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2.25인치 정사각형 크기. 전시 공간 안쪽에는 대형 사이즈로 제작된 그의 작품이 몇 점 있다.

이 가운데 ‘비너스’ 시리즈는 다이아조타입(Diazotype·공업용 제도·마이크로필름 복제·설계도면 등에 사용되는 현상법)을 이용, 건축가들이 청사진을 제작할 때 사용하던 종이에 사진을 인화했다. 수십 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노출로 우드먼은 부드럽고 꿈결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프랑스 작가 필립 솔레르는 우드먼을 ‘여성 마법사’라고 부르기도 했다.

짧은 생애로 그의 작품들은 종종 감성적이고 나르시시즘을 나타내는 것으로 미화되기도 하지만 마법사이기 이전에 우드먼은 자신의 발가벗은 몸뿐 아니라 영혼까지도 사진 속에 고스란히 드러낸 ‘솔직한’ 사진작가였다. 우드먼의 시계는 ‘22’라는 숫자에서 멈췄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오는 6월 13일까지. 88스트릿@5애브뉴. www.guggenheim.org.

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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