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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효소로 비우고, 효소를 채우고

황성주/암면역전문의, 통합의학자, 사랑의 클리닉 원장

멋진 자동차에 최고급 기름을 가득 채우고 깔끔하게 세차까지 마친 자동차가 있다 하자. 하지만 만일 배터리가 방전되어 있다면 다른 모든 것이 완벽해도 시동은 걸리지 않는다. 이동 수단이라는 자동차의 기능을 발휘할 수가 없다.

인체에서 마치 자동차의 배터리와 비슷한 것이 바로 효소이다. 어떤 사람이 6대 영양소와 물을 잘 차려 먹고 모든 장기가 건강하다고 해도 만일 효소가 없다면 움직이는 것은 물론 생명 유지 자체가 불가능하다. 효소가 없다면 우리 몸은 그저 섭취한 음식을 저장해 둔 '저장 탱크'일 뿐이다. 그렇다면 효소는 정확히 무엇이고 왜 중요할까?

효소는 물질 대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생화학 반응을 촉매하는 복합단백질이다. 모든 생명체는 그 생명을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에너지를 만드는 정교하고 복잡한 대사 작용을 거치게 되는데 이 대사 단계마다 각기 다양한 효소들이 작용한다. 흔히 화학반응에서 촉매는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용되나 반응 후 촉매 자신은 그대로 남아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체 내 효소는 매일 땀과 소변 대변 타액 등과 함께 줄어들고 있고 특히 질병이나 노화 등에 의해 급격히 고갈된다. 그래서 효소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우리 몸에 충분한 효소를 확보하는 것이 건강 유지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효소(酵素 Enzyme)는 그 기능과 공급원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학창시절부터 배워 온 '소화효소(Digestive enzymes)'와 혈액 조직 기관 등에서 작용하는 '대사효소(Metabolic enzymes)' 그리고 자연식품에 존재하는 '식품효소(Food enzymes)가 그것이다.

소화효소는 섭취한 음식을 소화하는데 이용되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반면 대사효소는 소화효소와 같이 인체 내에 존재하지만 소화 외의 다양한 기능을 하게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동맥 내에만 해도 98개의 효소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심장 뇌 폐 신장 등에서도 또 다른 작업을 하는 수천 종류의 대사효소들이 발견되었다.

윌스타터 박사(Dr.Willstatter)에 의하면 백혈구 내에도 아밀라아제가 존재할 뿐 아니라 췌장에 있는 것보다 더 다양한 효소가 백혈구 내에 있어 이들을 통해 이물질을 제거하고 면역 기능을 담당한다고 한다.

'식품 효소'는 사람의 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신선한 음식'에 존재한다. 우리 몸은 외부로부터의 효소를 많이 섭취하면 섭취할수록 췌장에서 배출되거나 다른 대사과정에서 일하는 내부의 효소들을 절약할 수 있다. 과거에는 효소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 때문에 외부로부터 섭취된 효소는 위에서 불활성 되어 기대하는 기능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들에서는 위산에 의해 잠시 불활성 되었다가 소장의 알칼리 조건에서 다시 활성을 회복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 효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에서는 '효소치료(Enzyme Therapy)'를 통해 좋은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고 일반인들 역시 효소가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자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효소 식품에 대해 잘못된 상식도 많다.

가장 흔한 것이 '발효 = 효소'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발효(醱酵 fermentation)는 포도당같이 에너지를 내는 분자들이 효소에 의해 분해가 촉진되어 에너지가 생성되는 과정이다. 대부분의 세포에 그러한 효소가 존재한다. 다시 말해 발효는 효소에 의해 일어난 것이지 발효와 효소가 같은 것이 아니며 특히 발효했다고 해서 무조건 효소가 많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효소를 통해 섭취한 음식을 깨끗하게 비워내고 다시 소모된 효소를 채워주는 식습관. 바로 이러한 식습관이 우리의 삶을 좀 더 건강하고 젊게 그리고 더욱 활력 있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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