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안된 미 FTA 전산망 파장] 놀란 한국정부…긴급 '관세 해명' 나섰다
주미대사관 "기존 시스템으로 통관해도 소급 혜택"
자료에 따르면 '미국 관세청의 전자통관시스템(ABI) 준비가 늦어지고 있지만 21일부터는 정상 가동할 수 있으며 기존 시스템(FTA 이전 관세가 적용된)을 이용해 통관된 물품들도 특혜 관세를 적용받는데 문제가 없다'고 적시하고 있다.
또 '일단 관세를 납부했더라도 관세 환급을 신청하면 이자까지 산정해 돌려받을 수 있으며 전산이 아닌 서류작업을 통해서는 당장에라도 관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에 파견된 한국쪽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미국에서 수입물품을 통관할 때는 신청을 먼저하고 10일 이내(워킹 데이 기준) 세관에 필요 서류만 제출하면 관세를 정산받을 수 있다"고 했다.
결국 한미간 FTA가 15일 0시를 기해 발효됐지만 관세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기한이 10일이나 있으니 당장의 전산시스템 미비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관세혜택을 보기 위해 FTA 발효일에 맞춰 통관을 준비하다 전날(15일) 황당함을 당한 수입업자들이나 통관업무를 돕던 관세사들도 일단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들이다.
하지만 사고가 터진 후 나온 해명자료에 미국 관세청이나 한국 공관차원에서 어떠한 국민적 사과도 없이 행정적인 해명에만 급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서류작업을 통한 관세혜택 부분도 궁색하기 그지 없다. 한 관세사는 "서류통관은 시간이 너무 걸린다. 구석기 시대에나 있을 법한 방법'이라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한국의 관계기관은 처음에는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본지가 추가 취재에 들어가자 통상교섭본부쪽에서는 15일까지는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미국에 요구했고 미국은 발효 후 10일 안으로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라는 답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발효일에 맞추지는 못했지만 21일부터는 정상적으로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밀어 부친 것도 사실 기적이다. 미국 관계자들은 '전산시스템 교체를 하려면 통상 6개월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말을 했다. 페루와의 FTA때는 3개월이나 지연됐다는 말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행정 관련 업무이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문제 삼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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