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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신학] 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 막는가

이상명목사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서리

노예제는 사라졌는가? 노예매매는 '휴먼 트래피킹(human trafficking)' 또는 '인신매매'라는 보다 진화된 형태로 현대에도 세계 도처에서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현대판 노예제 폐지 운동의 선구자이자 유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글로벌 계획 자문역을 맡고 있는 케빈 베일스(Kevin Bales)는 '일회용 사람들: 21세기를 사는 세계의 노예들'이라는 책에서 오늘날 지구상에 2700만 명의 노예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권의 나라'라고 불리는 미국의 형편은 어떠할까? 지금도 미국에서는 10만 명의 노예가 있다. 미국을 거쳐 다른 나라로 팔려가는 노예는 매년 약 3만 명에 이른다. 노예제 폐지 운동 '낫 포 세일 캠페인(Not For Sale campaign)'을 이끄는 샌프란시스코 대학교의 윤리학 교수인 데이비드 뱃스톤(David Batstone)이 자신의 책 '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에서 한 주장이다.

노예란 자유와 권리를 빼앗겨 타인의 소유가 된 계층 혹은 계급을 뜻한다. 노예제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함무라비 법전에서 찾아 볼 수 있으며 성서에서도 노예제가 확립된 제도로 언급되고 있다. 노예제는 수메르 문명을 비롯하여 이집트 아카드 아시리아 그리스 로마 아랍 제국 등 거의 모든 고대 문명에서 등장하였다. 당시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노예가 되었는데 채무 때문에 전쟁포로가 되어서 노예상인이나 해적에게 납치되어서 죄를 범하여 형벌로서 노예의 자식이라는 태생적 이유로 부모와 같은 보호자에 의해 매각되어서 노예가 되었다. 로마의 공화정 말기에 노예의 수가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출애굽기'에 따르면 모세는 이스라엘인 노예들을 데리고 이집트를 떠났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것이 최초의 노예 해방 운동에 관한 기록일 것이다.

현대사회에 들어와서도 이러한 노예제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불법무기판매와 마약판매와 더불어 고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극도의 가난 무력갈등 급격한 사회변화 폭발적인 인구 증가가 이러한 현대판 인신매매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휴먼 트래피킹의 희생자 대부분이 12세와 17세 사이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과 여성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팔려가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아동 노동자 성노예자 소년병 강제 노역자로서 비참하게 살아가고 있다. 시대에 따른 인신매매업자들의 표적도 달라져서 1970년대에는 동남아인들이 1980~1990년대는 중앙 아메리카인들이 1991년 이후에는 소련 붕괴 후의 동유럽 여성들이 21세기 들어서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그루지야공화국까지 전 세계적으로 휴먼 트래피킹의 망이 확대되고 있다.



1948년 12월 20일 국제 연합 총회에서는 세계 인권 선언을 채택하여 노예제에서 해방되는 것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인권이라고 선포하였다. 세계 인권 선언 제4조는 다음과 같이 선포한다. "아무도 노예의 신분이나 노예의 상태에 얽매어 있지 아니한다. 노예제도와 노예매매는 어떤 형태이건 금지된다." 이 유엔 인권선언문의 근간이 된 것은 성서의 가르침이었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라디아서 3:28) "나는 사고팔 수 없습니다. 당신도 사고팔 수 없습니다. 우리는 물건이 아니니까요." 휴먼 트래피킹을 고발하며 데이비드 뱃스톤이 던진 말이 오랫동안 귓전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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