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의대 보내기] <66> 재수 불리할까…재도전 여부 하루빨리 결정해야
남경윤/의대진학·학자금 컨설턴트
사실 의대에서도 재수생들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많은 의대 재수생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있는데, 바로 ‘재수를 결정하는 시기’다. 대다수의 재도전하는 학생들은 의대입시에 대한 결과가 다 끝난 3월이 지나서야 다시 도전할 마음의 결정을 하다 보니 부족한 점을 보강할 시간적인 여유가 넉넉지 않게 된다. 매년 6월이면 새로운 의대입시가 시작되므로 마음의 결정을 한 순간으로부터 몇 개월이 안 남게 되는 것이다. 재수를 하면 불리한 것이 아니라 충분히 마음의 상실감을 추스르고서 재정비 할 시간은 없고, 마음은 급하다 보니 오히려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의 재수는 거의 일년을 활용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의 의대 재수는 전혀 다른 입시일정이라는 점을 아는 것이 재도전의 첫 관문이다.
부모들이 간과하면 안 되는 점이 자녀들의 심리상태이다. 혹시 부모가 한국에서 대학에 진학하실 때 재수를 했다면 세월이 30여 년 지난 기억이다 보니 잊기 쉬운 것이 낙방의 쓰라림이다. 재수를 안 겪은 부모이라도 친한 친구들의 고통을 지켜본 경험을 상기하기 바란다. 대학을 졸업할 나이의 성인이 된 자녀라고 해서 마음이 무쇠 같아 낙방의 절망감은 없을 것이라고, 미국에서 자란 아이들이 무슨 그런 고통을 느끼냐고 막연히 생각하는 부모들을 자주 보기 때문에 드리는 당부다. 일단 마음이 추스러져야 이성적으로 본인의 부족함을 판단해서 그 부분을 보완할 계획을 수립할 수 있고, 계획이 수립돼야 보완과정을 밟을 수 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만 의대에서도 새로운 평가를 내려서 입학 허가서를 줄 수 있다. 마음이 불안정한 상태라면 차라리 바로 다음 해가 아닌 그 다음 해 입학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단점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가장 흔한 모습이 MCAT 성적이 안 좋아서 나쁜 결과가 나왔으므로 많은 시간을 MCAT 준비에 할애하는 것이다. 물론 일부 학생들은 다른 조건들에 비해 MCAT 성적이 터무니 없이 낮은 경우도 있겠고, 이런 경우라면 MCAT 성적을 올리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는 것이 맞다. 하지만 대다수의 경우는 MCAT 성적이 부족한 것보다 훨씬 더 큰 문제를 안고 있어 의대진학에 실패를 한다.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재도전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MCAT 학원부터 등록을 하는 지 모르겠다. 참고로 MCAT 보다 100배 이상 중요한 사항은 본인이 왜 의사가 되고자 하는 지에 대해 정확한 이유를 스스로 찾는 것이다. 환자를 돕는 봉사경험을 통해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면 만점짜리 조건이다. 그 다음은 리서치를 통해 이유를 찾는 것이고, 공부를 열심히 하며 그 이유를 찾았다면 조금 낮게 평가받을 수 있다. 학습능력이 뛰어난 학생은 의대 지원생 중에 너무 많다. 어려서부터 학습능력이 뛰어난 학생들 중에 환자중심의 사고방식을 갖춘 학생만을 선발하는 것이 바로 의대입시다.
의대 진학시에 재수는 절대로 불리한 조건이 아니다. 하버드 의대도 공식적으로 재수까지는 허용하며, 많은 의대들이 세번 이상 재도전하는 학생들도 받아주고 있다. 첫 도전에서 의대에 합격하는 학생들은 60% 남짓이며 두번째 도전에서 합격하는 학생들이 35%나 되니 재수는 해볼만한 것이나, 심리적인 안정과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본인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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