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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온경의 책세상] '구강 청결' 교육 필요하다면 이 책을…

송온경/도서미디어 교사·데이비슨 초등학교

책제목: Dog Breath!:The Horrible Trouble with Hally Tosis
저자/삽화: Dav Pilkey(데이브 필키)
출판사: Scholastic
출판년도: 2004
추천연령: K-2


2월은 ‘전국 어린이 치아 건강의 달’이자 ‘애완동물 치아건강의 달’이었다. 어린이들에게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 후에 그리고 자기 전에 이를 잘 닦아야 한다고 말로만 하는 것보다 구강 청결에 관한 재미있는 그림책을 읽어주면 어떨까?

할리(Hally)는 토시스(Tosis) 가족의 애견이다. 주인의 말을 잘 듣고 붙임성이 있으며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이 강아지에게 한 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입냄새였다. 어린 남매와 엄마, 아빠는 그런대로 할리의 입냄새를 견디고 살만 했으나, 어느 날 남매의 할머니가 토시스 가족을 방문하면서 일이 벌어진다.

반갑다며 달려드는 할리의 입냄새 때문에 할머니가 기절하자 토시스 가족은 할 수 없이 할리를 다른 집으로 보내기로 결정한다. 이 때 1학년 학생들에게 할리의 입냄새를 없앨 좋은 방법이 있을까 하고 물으니 “이빨을 닦아준다” “구강청결제로 입냄새를 없앤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이야기 속의 두 남매는 할리의 입냄새를 없애려고 여러 가지 궁리를 한 끝에 할리를 데리고 ‘기가 막힌 경치(Breath-Taking View)가 있는 폭포로 데려간다. 우리가 아주 멋진 경치를 봤을 때 ‘기가 막히다’라고 표현한다. 원래는 ‘기(氣)가 막힌다‘라고 하면 ‘기운이 꽉 막혀서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뜻인데, 멋진 경치를 반어법으로 ‘기가 막힌 경치’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영어에서 ‘기가 막힌 경치’를 ‘Breathtaking view’라고 표현한다. ‘숨을 멈추게 할 정도로 멋진 경치’라고 할까? 이 책에서 저자인 데이브 필키는 이러한 영어의 이중적 표현들을 아주 재치 있게 사용하고 있다.

다시 책의 내용으로 돌아가서 두 남매는 문자 그대로 breath(입냄새)를 taking(가져갈) view(경치)를 보면 할리의 입냄새가 없어질 거라고 기대했지만 오히려 지나가는 행인들이 할리의 입냄새 때문에 모두 반대쪽 길로 피해가는 것이 아닌가?

첫 번째 작전이 실패하자, 두 남매는 할리를 데리고 영화관에 간다. 영화 제목은 ‘Breath of a Salesman”인데 영화 속의 두 남녀가 갑자기 할리의 입냄새 때문에 코를 찡그리며 방향제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다. 영문을 모르는 할리는 관객석에서 입을 벌린채 웃고 있지만 그의 구취 때문에 오히려 관객들이 기절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두 번째 작전도 실패. 두 남매는 마지막으로 할리를 데리고 롤러코스터를 타러 간다. 롤러코스터의 초고속 스피드와 짜릿한 전율이 할리의 입냄새(breath)를 가져갈(taking) 것으로 기대했으나 왠걸, 오히려 할리 뒤에 탔던 모든 탑승자들이 할리의 입냄새로 인해 기절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하는 수 없이 내일이면 할리를 동물보호소로 보내야 하는 남매가 할리를 붙들고 눈물을 흘리며 작별인사를 하고 잠자리에 들은 후 할리의 운명이 뒤바뀌는 일이 일어난다. 그날 밤 토시스 가정을 털러 들어온 밤손님 두 명이 집을 지키던 강아지 할리의 진면목을 알아보지 못하고 다가가다 그만 할리의 입냄새에 기절을 하고 그 다음날 할리는 일약 범죄퇴치의 공을 세운 명견으로 신문에 대서 특필된다.

이때 1학년 학생들에게 물어본다. 할리는 동물보호소에 보내졌을까? “NOooooooo!”하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리의 입냄새를 제거했을까? 아무도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했을 때 마지막 페이지를 읽어준다.

토시스 가족은 도둑을 방지하기 위해 기꺼이 할리를 데리고 살기로 결정한다. 단, 가족들은 코를 빨래집게로 꽂은 채…. 왜냐하면 작가 데이브 필키는 영어로 “Because life without Hally Tosis wouldn’t make any scents”라고 표현하고 있다. 직역하면 “할리 없는 세상은 냄새가 없기 때문에”이지만 독자들에게는 “Because life without Hally Tosis wouldn’t make any sense”(할리 없는 세상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에)라고도 들린다. 주인공 강아지 할리 토시스의 이름은 사실은 구강의 악취(bad breath) 를 뜻하는 halitosis 라는 의학용어에서 따왔다. 두 가지 뜻을 가진 영어 표현의 묘미를 잘 느낄 수 있게 한 작가의 재치가 돋보인다.

미국 가정의 39%가 한 마리 이상의 애완견을 데리고 살며, 그 중 21%는 동물보호소에서 데리고 왔고, 애완견을 위해 정기 검진 및 예방 접종 등의 비용으로 연평균 248달러를 지불한다는 통계자료에서 미국 사람들이 얼마나 개를 사랑하고 아끼는 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개를 좋아하는 저학년 학생들이 즐겨 읽으며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청결하게 하는 습관을 기르는데 아주 유익한 그림책이다. 또 각 학생이 대본을 들고 읽는 리더스 시어터(Reader’s Theatre)를 하기에 좋은 작품이다.

okjoo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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