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골목 빵집과 재벌 빵집
최종환/한국외식발전연구소 대표
대기업의 베이커리 진출은 골목 빵집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꿔 놓았다. 그들의 자금력과 마케팅 능력이 빵집의 수준을 올려놓았고 이제는 전통 떡집까지도 떡카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거대 자본의 동네 빵집 진출은 비난이 많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이 있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던 깨끗한 빵집들을 퇴출시키면 그곳을 이용하던 고객들이 다시 골목 빵집을 찾아갈까? 그리고 빵집 주인들의 수입이 더 나아질까? 아마도 그 고객들은 다른 외국 브랜드가 운영하는 더 좋은 빵집을 찾을 것이다. 또한 대기업이 퇴출된 자리는 이미 개조공사가 잘된 탓에 건물주는 임대료를 올려받을 것이고 이는 주변의 임대료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다시 말해 트렌드는 급속도로 변해가고 있는데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는 골목 빵집이라면 그들 또한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변화하지 않고 약자에 우호적인 여론만을 이용하려 한다면 경쟁력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국에서 잘나가는 외식브랜드가 미국에 진출하려 하면 '왜 비즈니스가 힘든 한인상권에 침투하려고 하느냐?' 또는 '이쪽 사정을 잘 모르니 들어와도 잘 안될 것이다' 등의 의견들이 나온다.
하지만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브랜드가 들어와도 공존할 수 있어야 하고 기존상권은 더 고무돼 공동 인프라를 구축하는 소위 한인들의 '한통속'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현실을 직시해 변해야 하며 동종업계끼리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자기분야에서 최고라는 프로정신을 길러야 한다.
기존의 밥그릇을 위협한다고 그들이 오는 길에 장벽을 치고 적으로만 생각한다면 그 사이에 타인종 유사업체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기존의 노하우를 충분히 살려 경쟁력있는 한인업계의 벨트를 만들어야만 타인종을 불러 들이고 주류사회와도 경쟁할 수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우리끼리 돌다보면 언제 바퀴가 빠질지 모른다. 유행속도가 2~3년을 넘지 않는 한국의 급변하는 트렌드와 이에 따른 한국내 업소들의 빠른 적응력은 매우 우수하다. 한국의 사업가들이 이쪽 사정을 너무 모르고 뛰어든다고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아이디어를 충분히 활용하고 보다 앞서가는 지혜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의 한국 외식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넘쳐나는 아이디어로 전쟁 중이며 한인사회보다 앞서가는 외식업종들이 무수히 많다. 한인사회와는 맞지 않아도 주류사회에는 어필할 수 있는 소재가 분명히 있다.
한인타운 곳곳에 문을 연 무제한식당을 따라하는 것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이런 식당을 따라 오픈하는 타인종을 본 적이 있는가? 이민 1세가 은퇴하고 미국적 사고방식의 2세들이 주류사회와 경쟁할 수 있게 하려면 강렬한 한국적 색깔이 필요하고 타인종들이 우리의 트렌드를 따라오도록 해야 한다.
알다시피 2006년 시작된 핑크베리 요거트의 성공은 이미 한국에서는 그보다 최소한 5년 전에 30여개의 유사한 브랜드가 휩쓸고 지나간 다음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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