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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거울] 내려놓음의 훈련

이성자 목사/인터내셔널갈보리교회 목사

사순절이 시작되던 지난 수요일 오후 저는 우리 교회 가까이에 있는, 메시아닉 쥬 교회인 ‘오헤브 이스라엘’의 랍비 마이클 루돌프(Michael Rudolf) 담임목사님을 만났습니다.

그 분은 회당에서 위선적이고 형식적인 예배에 회의를 느끼고 하나님을 떠나 방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로스쿨을 나온 뒤 변호사로 일할 때 성령님의 초자연적인 방문을 받고 새롭게 하나님을 만났다고 합니다. 그 후 성령님의 두번째 방문을 받았을 때 예수님이 메시야이심을 확신하게 되면서 그 분의 삶은 완전히 달라져 현재는 오직 목회와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하고 계십니다. 아이들을 성경적 진리와 유대식 교육으로 가르치는 학교 설립을 우리 교회에서 추진하는 데 대해 기뻐하시면서 여러가지 실제적인 도움을 주셨지요.
 
하나님의 일을 위해 변호사직을 내려놓으셨는데 그 결정이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 분은 즉시 답하셨습니다. 지금이 가장 행복하며 바로 이 일을 위해 자신이 부르심받았다는 기쁨 가운데 감사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 분의 답변은 사실 현재의 제 삶을 말해주기도 하지요. 저 역시 하나님의 부르심을 위해 세상에서 명예롭게 보이는 직업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솔직히 당시 저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내려놓음’의 결정이었지만 현재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요. 그러면서 한편 생각합니다.

내려놓음은 일생에 한두 번 있는 극적인 결정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내 삶의 방식이 돼야 한다고. 주변의 성도님들이나 목회자들을 대하면서 늘 안타까운 점은 바로 ‘내려놓기를 싫어하는 인간의 성향’입니다. 더 인정받기를 갈망하고, 자신을 나타내기를 원하면서 무언가에 집착하는 분들을 대할 때 꼭 드리고 싶은 충고가 있습니다. 자신을 낮추고자 애쓰면 하나님은 높이시고자 애쓰시고, 자신을 높이려고 애쓰면 하나님은 낮추시려 애쓰시기에 결과적으로 스트레스와 짜증이 많아집니다.
 


사순절 기간입니다. 사순절이란 그리스도의 고난의 길에 동참하고자 했던 성도들이 부활절 전 주일을 제외한 40일간 죄를 참회하고 욕망을 절제하는 자기 훈련의 기간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기간에 하루 한 끼 이상의 금식을 하거나 생선이나 육식 등의 기름진 음식, 커피나 간식을 금하고 세상적인 영화나 오락 등을 삼가며 기도와 예배, 성경 읽기와 말씀 묵상, 봉사와 헌신 등에 힘씀으로 십자가의 도를 묵상하고 실천하는 기간입니다. 한마디로 우리를 위해 큰 고통 가운데 숨지셨던 주님을 생각하며 각자의 모습을 새롭게 돌아봐야하겠지요.
 
주님을 십자가에 못박아야만 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죄였습니다. 죄로부터의 분리가 사순절 훈련의 궁국적 목적이 돼야할 것입니다. 이번 사순절 기간 저는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며 저 자신을 내려놓는 훈련을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주님, 제 삶에서 더욱 내려놓아야할 영역들을 보여주세요!”. 움켜잡으려 하면 할수록 소멸되고 가지려 하면 할수록 공허해지는 우리의 삶…. 과연 우리는 무엇을 움켜잡고 놓지 않으려 합니까? 존 앨드리지가 쓴 ‘마음의 회복(Wild at Heart)’에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비밀의 화원’이라는 노랫말이 인용됩니다.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당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언제나 있으리라”고 약속되는 비밀의 화원은 100만 마일 떨어진 곳에 있다고 그는 노래합니다.

그래서 비밀의 화원을 향해 달려가는 인생들은 사력을 다하지만 언제나 그 앞에 100만 마일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애쓰고 노력하지만 공허하고 만족함을 모릅니다. 이번 사순절 기간, 우리 모두 은밀히 바라보고 붙잡는 비밀의 화원을 주님께 내려놓읍시다. 그러면 주님은 화창한 주님의 화원으로 우리를 인도하실 것입니다. 그 곳에서 우리 영혼은 비로소 참 만족과 평안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sjc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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