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월요기획 - 한인 가정폭력 대물림 '이렇게 예방'] 잦은 충돌시 안전한 곳에 보호…영어통역 등 중개자 역할 안돼
최근 미주 한인사회 1세들의 가정폭력이 1.5세와 2세 가정으로 대물림되는 현상이 보고된 가운데 시카고 한인 부모들도 예방법에 대한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8세 딸과 6세 아들을 키우고 있다는 A씨는 “기사를 본 엄마들끼리 경각심을 가졌다. 미국가정에 비해 한국가정에서는 가정폭력이 습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여자는 가장의 말을 따라야 하고, 어리다고 무시하는 문화가 대물림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가정폭력 전문단체 여성핫라인과 여성회 상담부 및 노스필드 교회에서 활동하는 최영숙 부목사로부터 가정 폭력의 현실과 예방법 등을 알아봤다.
◇가정폭력 대물림 경로
배우자가 학대 당하고 있고 아이들이 그 곳에 함께 있다면 이미 아이들은 가정폭력 영향에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가정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후에 도발적이거나 분노의 성향이 강하고 자존감이 낮아 고통 받게될 가능성이 높다. 또 폭력도 대화의 한 방법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이해해 화가날 때 가까운 사람을 상처주는 것을 정당화 한다. 특히 3자가 개입하기 어려운 이성관계나 허물 없는 관계일수록 위험성이 높아진다. 혹은 성인이 되어도 자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탁하여 살면서 노부모를 향해 오랫동안 쌓여온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다양한 행태로 나타나
가정폭력은 신체적 폭력뿐아니라 상대를 제압하고 조정하려는 행동도 포괄한다. 이민세대별로 1.5~2세 가정에서는 심리적, 정신적 폭력이 일어나는데 비해 1세대 가정에서는 경제적, 성적, 신체적 폭력 양상이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대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아끼는 것을 버리거나 망치는 행동, 양가 부모를 협박의 수단으로 삼는 행동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특히 이민자 가정에서는 부부 중 한 명이 결혼으로 이민 왔을 경우 영어나 운전을 배우거나 사용할 기회를 허락하지 않고 의존하도록 하고, 경제 권한을 주지않고 제한하는 행동, 거주지를 일부러 고립시켜 배우자를 통제하려는 행동 등이 포함된다.
◇상황, 정확히 이해시켜야
아이들이 어리거나 잠을 자서 듣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아이들은 생각보다 예민하다. 수유기에 있는 유아도 잦은 언쟁으로 수면 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찰이 개입될 경우 현장에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조사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아이들을 동떨어진 곳에 유치해야 한다.
아이들이 가정폭력을 목격했는데 별 다른 설명이 없을 경우는 더욱 혼란이 올 수 있다.
지영주 여성핫라인 사무국장은 “모르는 게 낫다는 것은 부모의 바람이다. 미숙했던 모습을 인정하고, 가족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현재 상황을 이해시키고, 건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 중인지를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잘·잘못을 묻거나 해결자의 역할에 놓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개의 아이들은 스스로 가정폭력을 막을 수 없었던 자신에게 책임을 묻고 괴로워 한다고 한다. 특히 영어가 어려운 부모를 둔 아이들이 가정에서 중개자 역할을 하거나, 경찰 개입시 통역을 맡는 경우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지금 당장 폭력 환경에 있다면 경찰이나 아동보호국의 보호를 요청해 아이들이 안전한 곳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랫동안 노출됐다면 아이들이 가진 자가 치유력에 희망을 걸고 치료를 시작한다.
김주현 기자 kjo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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