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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아빠의 버터아들 키우기] "왜 일찍 일어나야 해요?"

아침 다섯시 사십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나를 '아침형'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그 시간에 눈을 떠도 출근해서 일을 시작하는 것은 여섯시 오십분 무렵이다.

일곱시부터 일하는 셈이다. 여덟시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미국의 많은 직장인들보다 겨우 한시간 빨리 시작하는 것이다. 더 일찍 일어나 새벽부터 하루를 준비하는 분들이 들으시면 웃을 일이다. 그런데 아침에 규칙적으로 일어나려면 밤에 규칙적으로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여섯 시간 정도를 자는 나는 자정 무렵에는 잠자리에 드는 편이다. 그런 나에게 아들은 자주 말한다.

"아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것이 뭐가 다른가요? 왜 굳이 아빠는 그 시간이면 하시던 일을 멈추고 주무셔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아들의 논리는 수면 시간이 동일하면 굳이 일찍 잘 이유가 없으며,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에게 게으르다거나 시간 관리를 잘 하지 못한다고 비난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나는 아들이 성장함에 따라 아들이 스스로 결정하여 자기 할 일을 제 때 하도록 조금씩 통제를 거두어들였다. 학교에서 집에 오면 무조건 그 날의 숙제부터 하도록 했던 우리 가정의 규칙도 아들이 중학교에 가서부터는 없앴으며, 아들이 밖에서 친구들과 놀아도 그저 돌아와서 할 것을 기대하고 걱정을 안했다. 과학고를 지원했던 아들이 시험 준비를 성실하게 하지 않을 때에도 본인 스스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 학원을 보내거나 개인 교습을 시키지 않았다.

거실에 두고 쓰게 하던 컴퓨터를 12학년 때부터는 자기 방에서 쓰게 했으며, 다소 지저분하게 아들이 포스터를 자기 방 벽에 붙여도 아무 말을 안했다. 조금만 더 공부하면 좋았을 것을, 그리 열심 없이 준비하여 SAT를 보았을 때에도 나는 아들이 스스로 더 열심히 하기를 말했을 뿐, 학원으로 이끌지는 않았다.

대신에, 자라나는 아들이 조금씩 더 주어지는 '자유'를 잘 이해하여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 방법도 자기 힘으로 찾아내기를 주문했다.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일은 더우기 '자유'가 중요했다. 작곡을 하고, 편곡을 하고, 책을 읽으며 글을 쓰는 일은 스스로 좋아서 하지 않으면 안되는, '자유'를 전제로한 창의성을 요구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내가 여러 가지 이유로 '자유'를 아들에게 준 반면, 아들은 조금씩 게으름을 피우는 것 같았다.

할 일을 미루었다가 막판에 하는 일은 다반사였고, 기분 내키는대로 새벽까지 잠을 안자면서 음악을 듣기도 했다. 그러면 어김없이 아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를 못했고, 점점 그것은 횟수를 더했다. 그것은 게으름이었다. 나는 자유를 주었지 게으름을 허락하지는 않았는데, 아들은 자꾸 시간을 바르게 쓰지 못하는 듯 했다. 그리고 아들과의 이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오늘 많은 청소년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자유의 의미를 잘 모른다. 성장함에 따라 조금씩 더 주어지는 자유가 스스로를 통제하는 연습으로 쓰여야 하는데, 마구 하고 싶은대로 해도 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한다. 만일 자기에게 주어진 자유를 불규칙한 생활 속에 게을러도 좋다는 것 쯤으로 이해한다면, 그 자유는 독으로 작용하여 현재 할 일을 놓침으로써 자신의 미래를 망치게 할 수밖에 없다.

충분히 수면을 취한 후 일찍 일어나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고, 머리가 맑을 때 생산적으로 공부하고 일하는 것, 세상이 활력적으로 돌아가는 시간에 자기도 깨어서 함께 움직이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가? 정해진 시간에 꾸준하게 계획대로 일하고 공부하는 훈련은 사실 쉽지 않다. 자유를 부여하고 나서는 더욱 어렵다. 그러나 자녀가 스스로 하게 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자유는 그것을 사용하여 이로운 결과를 낼 때만이 의미가 있다.

김정수 에듀워싱턴 디렉터

info@eduwashingt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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