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사 전격 사의…차기 무역협회장 내정설, 한·미 FTA '새 임무' 맡나
사공일 전회장 후임으로 '무역통' 발탁
FTA 반대 목소리 잠재우기도 고려한 듯
한 대사는 사공일 전 무역협회장이 지난 7일 연임을 포기하고 사퇴할 뜻을 밝힘에 따라 공석이 된 협회장 후임으로 내정돼 조만간 이사회와 정기총회 등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미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16일 “한 대사가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누구보다도 강하게 추진해왔던 인물인데다 무역통으로 미국과의 관계와 실무에 적임자이기에 무역협회장으로 일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번 한 대사의 사퇴는 ‘경질’의 성격이 아니며, 또 다른 임무를 위한 말 갈아타기로 간주된다.
한 대사는 `한미 FTA의 전도사'로 불린 인물이었던 점도 이번 발탁에 주요 배경이다.
이 타이틀은 이명박 정부에서 붙은게 아니라 노무현 정부때부터 따라다닌 것이다. 최근 민주당에서 FTA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도 한 대사의 임명을 고려한 배경이다.
한 대사는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 FTA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부총리겸 재경부 장관을 지냈고 대통령 직속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겸 한미 FTA 특보를 지낸 바 있다.
아울러 이전 상공부에서 경제관료로서 잔뼈가 굵은데다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했고 '무역 개방의 전사'임을 자처해온 점은 그가 적격자 임을 가리킨다.
외교가에서는 전(前) 정부에서 총리까지 지냈지만 정권교체로 바뀐 정부에서 요직인 주미대사로 발탁된 것도 한미 FTA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이명박 정부가 그를 주미대사로 기용한 가장 큰 배경은 한미 FTA의 원활한 의회 비준이라는 목표 때문이었다.
한 대사는 16일(한국시간) 김성환 외교부장관에 사의를 표명하고 이날 오후 미국행 항공기를 탔으며, 뉴욕을 거쳐 워싱턴에 돌아온다
이에따라 한 대사는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외교공관장 회의를 앞두고 한국에 귀국했다 급히 미국으로 돌아왔으며, 협회장 취임을 위해 다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 장관에 “주미 대사로서 소임을 다했다는 판단에 따라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공항에서 “충분히 오래했다”고 말하고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무역협회는 17일 회장단 회의를 열어 차기 회장을 추대하는 형식을 띨 것으로 보이며, 이후 20일 이사회와 22일 정기총회에서 추인되는 형식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앞서 무협 내부에서는 이윤호 경제통상대사(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등도 함께 거론됐었다.
한 대사가 물러남에 따라 청와대는 후임 주미 대사직에 수명의 후보자를 두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차기 정부가 내년에 출범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 1년정도의 대사직을 맡아 이끌 인물이 선택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본다.
한국내에서는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비롯해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이 거론되기도 하며, 정치권에서는 박진 전 의원을 언급하기도 한다.
아울러 이번에 임기를 마치는 사공일 회장도 함께 거론되기도 했다.
최철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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