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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기능주의의 위험

방동섭 목사/비전사랑의교회

최근 이민사회에서 사람을 만날 때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것이 있다면 "내가 이 사람을 만날 때 얼마나 이용가치가 있을까"라고 한다.

또한 "이 사람을 만나면 무엇을 뽑아낼 수 있을까"를 묻는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을 만났을 때 이용 가치가 별로 없다고 판단되면 가차 없이 그 관계를 끊어 버린다.

이것이 바로 인간 관계를 파괴하는 기능주의의 위험성이다. 기능주의는 사람을 지정 의를 가진 인격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지고 있는 어떤 기능으로만 보는 것을 뜻한다. 요즈음 유행하고 있는 '황혼 이혼'도 사실은 어떤 면에서 기능주의가 가져온 부정적인 결과라고 생각된다. 한평생 결혼 관계를 유지해왔던 부부가 갑자기 이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부인의 입장에서 보면 평생 일하던 직장에서 은퇴하고 이제는 집에서 할 일 없이 소일하는 남편의 모습을 볼 때 그 기능이 끝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남편의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위해 뒷바라지를 해오던 아내가 어느덧 나이가 많아 병들고 약해질 때 아내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대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기능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아내와 남편이 서로 피하고 버리는 것이다. 사람을 기능으로만 보는 무서운 사상이 평생 동안 삶을 같이해온 동반자를 쉽게 버리게 하는 것이다.



기독교는 사람을 단지 기능으로 보는 사상과 철저하게 싸운다. 예수님은 사람을 기능이 아니라 인격체로 보셨다.

만일 예수님께서 세상이 보는 것처럼 기능주의적 관점에서 보셨다면 모든 면에서 턱없이 모자라고 부족한 우리들은 모두 버림을 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주님이 만나 주셨던 사람들 가운데는 갈릴리의 무식한 어부들 남편을 다섯이나 가졌던 사마리아 여인 돈밖에 모르는 민족의 배반자 삭개오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던 창녀 막달라 마리아까지 있었다. 이런 사람들은 모두 유대인 사회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버림받았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을 모두 인격을 가진 존재로 인정해주시고 받아 주셨던 것이다.

뉴욕 지하철에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여학생 둘이 타서 자리에 않았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 한 흑인이 그 여학생들 옆에 앉으려 하였다. 그때 여학생들은 "야 깜둥이다. 다른 데로 가자!"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흑인이 갑자기 그 여학생들에게 "나는 깜둥이가 아닙니다. 사람입니다"라고 한국말로 답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군으로 한국에 파견 나간 일이 있었는데 한국인을 보자 너무 반가워 다가갔다가 오히려 인종 차별적 언어를 듣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인종 차별적인 사고도 사실은 사람을 인격체가 아니라 단지 기능으로 보는데서 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점점 기능주의적 사회로 변해가고 있는 이때에 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교인들의 사고의 중심에 나 아닌 다른 사람들에 대해 인격으로 대하는 자세를 키워주는 것이다.

기능주의적 사고를 가지고 사는 자들은 자신도 결국 기능주의적 사고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 세상을 이끄는 지도자들은 사람을 인격으로 대하는 사고를 가진 사람들 가운데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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