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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쌍둥이 자매 생이별…"언니 찾아주세요"

소식 몰라 동생 애간장
"언니와 절에 가 살고파"

워싱턴 일원에서 노숙자 생활을 해온 쌍둥이 한인 입양아 민미경·미영 자매가 최근 엇갈림속에 헤어지면서 서로를 애타게 찾고 있다.
 
두 자매는 지난해 12월 버지니아 애난데일 지역에서 무단침입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페어팩스 구치소에 수감됐다. 지난달 말께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언니 미경은 1월 20일, 미영은 27일로 일주일의 시간차를 두고 나오면서 서로의 소식을 알 수 없게 됐다. 동생 미영은 지난 1년 가까이 자신들을 도와 온 장두영 목사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 지난달 말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작년 봄 처음 만났을 때 보다 부쩍 마르고 왜소해진 미영은 “언니를 찾아야 된다. 언니를 찾아달라”는 말을 계속 되뇌였다. 또 “언니를 만나면 같이 절에 들어가 살고 싶다. 수녀든 비구니든 종교적으로, 신성하게 살고 싶다. 우리 둘 다 가정을 이루고 아기를 낳는 정상적인 삶은 불가능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날 미영은 한달 반 정도 구치소에서의 생활이 너무 괴로웠다며 “다시는 감옥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두 자매는 앞서 지난해 5월에도 난동 혐의 등으로 스태포드 경찰에 잡혀 구치소에 약 3달 가까이 지낸 바 있다.
 
미영은 “구치소에서 나오기 전에 언니가 일주일 전에 석방됐다는걸 들었지만 그럴리 없다”면서 “분명히 그 후에도 (딴 방에 수감된) 언니의 목소리를 들었다. 누군가 언니를 해치고 석방됐다고 하는 걸까봐 겁난다”며 불안해했다.
 
미영은 믿지 못했지만 언니 미경은 1월 20일 석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영은 이날 양부모와 지내던 어린 시절에 대해 묻는 질문에 “그 사람들을 ‘양부모’라고 하지 마라. 유괴자다. 이 세상에서 진실한 건 오직 가족뿐이다. 내 가족은 한국에 있는 아빠와 엄마, 할머니 뿐이다”라며 격분했다. 또 “그 사람은 자신을 ‘아빠’라고 칭했지만 우리 아빠는 한국에 있다. 우리한테 ‘돈 벌기 위해 너희를 데려왔다. 옷과 집을 제공해줬으니 내 할일은 다 했다’고 까지 했다”며 언성을 높였다.
 
1981년생인 민미경, 미영 자매는 1987년께 미국으로 입양됐다. 언제부터인지 집을 나와 거리를 떠돌기 시작했으며, 2010년부터는 메릴랜드, DC 등지에서 목격됐다. 그동안 여러 한인 단체와 교회, 개인 등이 도움의 손길을 건넸으나 한 곳에서 오래 머물지는 못했다. 오랜 노숙자 생활로 경계심이 크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사람을 믿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어는 잘 하지만 횡설수설하고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의견이 다르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 정상적인 대화가 힘들다. 미영은 이후 약 일주일 정도 장두영 목사의 집에서 지내다 이후 한인이 운영하는 사찰을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림 기자 ysl1120@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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