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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탐구] 재정 설계사

사람이 재산…신뢰 파는 전문직

직업은 삶의 방식이다. 우리는 타인에게 '자연인'으로 인식되는 게 아니라, '직업인'으로 이미지화 된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는 하지만 선입관은 존재한다. 직업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그 사람이 제대로 보인다. 사람만큼 다양한 직업을 탐구하기로 했다.

재정설계사는 영어로 financial planner다. 라이선스가 있는 전문직이다. 주요 상품이 보험이나 보니 보험 아줌마 또는 보험 아저씨로 '격하' 지칭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성공한 에이전트들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돕는 직업이라는 자부한다. 생명보험.건강보험.뮤추얼 펀드.투자상품 등 금융 상품 전반을 다루는 에이전트가 있고 오로지 생명보험만을 다루는 에이전트도 있다.

◆사람이 재산

사람을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직업 자체가 고객을 만나 고객의 현황 즉 재정 상태 은퇴 계획 가족의 구성 등을 꿰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금융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짜줘야 한다.

따라서 부드러운 인간관계가 일차적으로 중요하고 수(數)에 밝아야 한다. 자료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인간관계만 좋고 나머지에는 약하다면 '머니(money) 뱀파이어'로 전락하고 당연히 롱런하기 힘들다.

설득력 있는 언변도 중요하다. 처음에는 '거부'하기 일쑤인 고객에게 미래의 개연성 있는 시나리오를 던져주고 그 상황에서는 이 상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연결시키는 말주변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말을 잘못하는 경우가 반드시 단점이 되지는 않는다. 화려한 언변은 아니지만 차분하고 진심된 말투는 오히려 신뢰감을 준다.

재정설계사로서 처음 입문한 사람들이 이겨내야 하는 첫번째 장애물은 '쑥쓰럼과 사람에 대한 실망'이다. 보통 이 직업 초반기 세일즈 대상은 주변 사람들이다. 부탁하는 입장에서 말을 꺼내기도 어렵고 설사 이야기를 꺼내도 성사되기 어렵다. 내심 이 사람은 나에게 생명보험 하나쯤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 때도 실망한다. 또 평소 잘 만나던 사람도 막상 내가 재정설계사로 나서게 되면 만남이 뜸해질 수 있다. 그만두고 싶은 순간이다.

누구든 아는 사람이 떨어져 나가는 아픔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 때가 성공의 성패를 가르는 시기다. 관두든지 아니면 기다리든지다. 시간을 두면서 이 직종에서 오래 살아 남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이 시기를 견뎌내는 비결이다. 1~2년간 이겨내면 멀어졌던 지인들도 돌아온다.

처음부터 아예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상품과 관련된 권유를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란다. 추천이나 해주면 다행이다. 하지만 자신이 소개하는 상품을 친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사람 만나는 직업인데 인물을 어느만큼 영향을 끼칠까.

뉴욕 라이프의 제니퍼 노 에이전트는 "남녀 모두 잘생기고 아닌 것의 차이는 개인간의 차이 정도 뿐"이라며 "결국엔 첫 인상보다는 실력이 비즈니스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옷차림 말투 등 밖으로 들어나는 것들은 프로페셔널하게 하고 다녀야 한다.

◆자격과 연봉

재정설계사가 되기 위해서 특별한 자격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고교 졸업정도면 되지만 라이선스를 따야 하기 때문에 영어 독해 능력은 있어야 한다.

한인 상대로만 비즈니스를 한다면 라이선스만 딸 정도의 영어실력이면 된다. 에이전트는 일단 생명보험 건강보험 라이선스만 따면 당장 영업에 나설 수 있다. 나이가 좀 있어도 또한 직업을 바꾸는 경우도 이미 직장에서 직업인으로서 소양과 테크닉에 문제가 없을테고 아는 사람도 많으므로 별 문제가 없다.

얼마나 열심히 뛰어다니느냐 차이지만 첫 3개월은 1만달러 6개월엔 2만5000달러가 되고 1년이면 5만달러 정도를 보면 된다. 연차가 올라가면 업계에서 살아남았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7만~10만달러까지 올라간다. 물론 중도에 그만두지 않고 계속 일해야 한다.

그러면 5만달러는 어떻게 나왔을까. 생명보험은 특성상 가입시키면 1년 불입금의 50%를 커미션으로 받는다. 만약 월불입액 300달러짜리 상품을 매달 1개씩 팔면 커미션은 월 2000달러 정도가 되고 여기에 각종 자동차 운영비 등 경비 격려성 보너스를 받으면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연 5만달러가 가능해진다.

이 직업이 좋은 점은 은퇴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본인이 은퇴를 원하지 않으면 계속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 먹었다고 직장에서 쫓아내는 일은 없다.

나이가 들어 육체적으로 힘들면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적게 벌어가면 된다. 업계 특성상 고객이 구입한 상품은 계속 갱신하게 마련이고 지속적인 커미션 수입이 생긴다. 나이 먹을 수록(업계에서 일한 연차가 늘수록) 이런 커미션은 쌓이게 되고 적지 않은 수입이 된다. 70세인 사람 65세인데 34년째 활동하고 있는 현역 재정설계사도 있다.

또 좋은 점은 일을 하다 은행으로 가기도 하고 무역업에 뛰어들기도 하고 독립적인 자신만의 브로커를 열 수도 있다. 전직과 창업이 용이하다. 사람을 만나는 주 업무였기 때문에 마케팅은 물론 사람 다루는 방법까지 익히게 돼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

결론적으로 재정설계사는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다. 보이지 않는 상품을 파는 영업 전문직이다. 신뢰가 가장 중요한 업종이다.

24시
열심히 하면 바쁜 하루
자기통제 못하면 백수


재정설계사는 일반 브로커 회사에 소속된 직원과 주류 금융회사에 소속된 에이전트로 나눌 수 있다. 직업의 특징중 하나가 유연한(flexible) 근무 형태를 꼽지만 실제로 그렇게 늘 자유롭지는 않다.
우선 초년병 시절의 상당히 엄한 교육이 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주3회 오전9시까지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는 곳이 있다. 이런 날은 3시간 정도 교육을 받고 현장에 나간다. 교육 내용은 에이전트로서의 스킬, 고객을 만나서 설명할 상품, 무슨 단어로 어떻게 얘기할 것인가까지, 동료들의 케이스 스터디 등이고 아울러 자칫 규칙적인 근무를 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무너질 수 있는 자기통제법을 배우게 된다.
만약 자기 통제가 훈련을 통해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자유 직업이라고 밤늦게까지 술 마시고 다음날 점심때쯤 출근해서 오후에 잠깐 일하는 반백수가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백수 생활을 하다보면 실적은 안나오고 퇴출되야 하는데 회사입장에서는 어렵게 리크루트 해서 자격증까지 따게 도와줬는데 성과가 안나오는 상황이 되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오전9시까지 출근하게 하는 규율을 시행할 수 밖에 없다.

24시간이 자유롭지 않은 이유 두번째는 근무시간이 따로 없기 때문에 잠자는 시간만큼 일속에 파묻혀 살아야 한다. 기업체 오너나 자영업자하고 다를 바 없다. 실적이 소득으로 직결돼 24시간 일을 해야 한다. 재정설계사는 자유로우면서도 바쁜 직업이다. 회사에 제대로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연차쯤 되면 에이전트는 토·일요일을 가리지 않고 고객에 맞춰 상담 약속을 해야 한다. 물론 업무와 관련된 라이선스는 계속 따기 위해서 공부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인터뷰 제니퍼 노 에이전트
"뛴 만큼 더 벌 수 있어서 좋아요"

-본인 소개 좀 해주시죠.
“재정설계사가 된 것은 6년반쯤 되고요. 곧 7년이 되죠. 원래 1985년에 통계 패키지를 주류 회사에 입사해서 그만둘 때까지는 미주 지역 운영 책임자까지 됐죠. 2년간을 개인 비즈니스를 하다가 입문했어요.”

-특별히 경력이나 영어 실력 등 다른 곳에 직장을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을 것같은데요. 굳이 재정설계사가 된 이유가 있나요?

“직장을 관두고 셋째 늦둥이가 생겨서 출퇴근이 자유로운 직업을 찾다보니 시작하게 됐죠. 일하는 시간이 플렉시블(Flexible) 하다는게 큰 매력이죠. 또한 직장 생활과 달리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소득 상한선이 없다는 게 제게는 좋았죠.”

-만족도가 높은데 자녀들이 이 직업을 갖겠다면 시키실 건가요?

“말릴 이유가 없죠. 첫째와 둘째는 이미 다른 직업을 갖고 있지만 셋째가 하겠다면 적극적으로 도와 전문가로 키워서 제가 은퇴 할 때에는 제 고객을 함께 나누고 싶어요. 고객들에게 좋은 에이전트를 소개해줘야 하는데 그게 제딸이면 더 바랄게 없겠죠."
-후배나 이 직업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누구에게도 힘든 처음 몇년을 넘기면 너무 좋은 직업이고 진짜 사람을 돕는 직업이라고 말하죠. 보험 아줌마라는 선입견을 깨야 하는데 입문과정에서는 생명보험이 수입도 안정되고 눈에 띄니까 계속 보험만 팔죠. 하지만 재정 설계를 전문적으로 하게 되면 고객이 신뢰하고 그러면 성공하죠.”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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