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연 이틀 美 최고의 토크쇼 게스트 '소녀시대'
소녀시대가 31일 심야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레잇 쇼 위드 데이비드 레터맨(The Late Show with David Letterman)'에 출연한 데 이어 1일에는 낮시간대 인기 토크쇼인 '라이브 위드 켈리(Live with Kelly)'에 모습을 드러냈다.K팝 팬들 사이에서 평가는 엇갈린다.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낸 팬들도 많지만 기대와 달리 너무 짧은 출연이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레터맨쇼에서는 '더 보이스(The Boys)' 노래 한 곡을 부른 게 고작이고, 켈리쇼에서 역시 짧은 버전의 노래와 아주 간단한 토크만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방송 1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조회수 70만 건에 달한 유튜브 동영상에는 악플도 적잖이 달렸다.
소위 '혐한류'라 불리는 안티팬들이 '영양실조에 가까운 몸매로 추는 어색한 군무' '형편없는 가창력'등을 논하며 소녀시대 깎아내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 임팩트는 컸다. 이 짧은 2회의 TV출연은 소녀시대로 대표되는 K팝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알리기에 충분했다.
레터맨쇼는 철저한 준비와 사전 카메라 리허설을 통해 소녀시대의 칼군무와 그림 같은 자리이동을 살뜰히 잡아냈다.
'할아버지'급의 게스트들이 흐뭇하게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줘 세대를 초월해 어필할 수 있는 K팝의 매력을 증명했다.
켈리쇼에서는 간단하게나마 팀의 결성과 연습 과정을 설명해 흥미로운 소녀시대만의 스토리를 끄집어냈다.
스튜디오 밖에서 진을 치고 있는 열혈팬들을 소개해 소녀시대의 인기를 슬쩍 언급해주기도 했다. 소녀시대는 분명 '흥미로운' 게스트였다.
소녀들은 아직 보여줄 게 더 많다. K팝은 세계인을 사로잡을 고유의 특성과 매력을 증명해왔다.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문은 열렸다. 몇 달 후 제이 레노의 투나잇쇼나 엘렌 드제너러스 쇼에서 다시 소녀시대를 만날 날을 기다려본다.
그 때는 '해피 투게더'나 '강심장'에서 보여줘 온 만큼의 다재다능함을 맘껏 펼쳐보일 수 있길 기대한다.
그때쯤이면 서툴게 '감사합니다'를 외치던 진행자들이 아예 '지금은 소녀시대!'를 외칠지도 모를 일이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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