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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비틀대는 한인타운의 새벽] 술이 술먹게…문닫고 불켜는 술집

단속 안무서운 배짱 영업
준법 업소가 오히려 피해

LA한인타운에 아침이 밝아오는 새벽 시간. 만취한 한인들이 거리를 나선다.

친구나 직장동료들과 밤새 술잔을 기울인 이들은 충혈된 눈으로 사우나로 집으로 혹은 회사로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간다. 새로운 날이 시작되는 동트는 새벽은 이들에겐 이렇게 비틀거리며 시작된다.

타운에서 마음만 먹으면 24시간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타운 주점들의 새벽영업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몇 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정식으로 발급한 주류판매 라이선스는 물론 새벽 2시까지다. 하지만 불법 영업을 하는 술집들은 2시 이후에도 버젓이 문을 열고 손님들을 호객한다. 비밀 아지트처럼 문을 걸어닫고 아는 사람만 받는 곳도 여러 곳 성업중이다.



타운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A씨는 "이들로 인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한다. 그는 "경찰과 시정부에도 항의해봤지만 소득이 없다"며 "영업정지를 받아도 비밀리에 영업하면 되고 라이선스를 박탈당해도 다른 이름으로 다시 받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불법 주점과 노래방 때문에 법을 지키는 업소들이 오히려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손님들에게 2시 이후엔 술을 판매하지 못한다고 양해를 구하면 "다른 곳은 되는데 여긴 왜 안 되냐"고 화를 내기도 한다. 택시비와 술값도 아끼고 계속 흥을 이어가기 위해 아예 처음부터 술 약속을 불법영업 업소에서 잡는 손님들도 있어 준법 업소는 영업 피해를 본다.

특히 연말에는 더욱 피해가 커 11~12월에는 매상이 다른 달보다 크게 줄어든다고 한다.

안전도 문제다. 한인들은 만취한 이들 때문에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이 있는 새벽 운전자들은 집을 나서면 사고를 조심하며 가슴을 졸인다. 또 문을 닫고 영업하는 술집에 화재나 강력사건이 발생하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시정부와 경찰도 이를 우려해 불법영업 단속에 강한 의지를 보인다. LA경찰국은 새벽 2시 이후 주류를 판매하는 불법 노래방과 주점들을 단속해 500~1000여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1~2개월씩 영업정지 명령도 내린다. 여러 번 단속에 걸릴 경우 주류판매 라이센스를 박탈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를 비웃듯 여전히 새벽 취객들은 술집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한인 술집 업주 B모씨는 '배짱 영업'이 가능한 현실을 원인으로 꼽았다. B씨는 "벌금이야 하루 장사하면 낼 수 있고 영업정지와 라이센스 박탈은 다른 편법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며 "심지어 불법영업으로 라이센스가 박탈된 노래방이 1년 뒤 다시 영업을 하는데 누가 경찰과 정부를 무서워하겠냐"고 반문한다.

매춘과 음주로 비틀거리는 한인타운의 새벽. 경찰관계자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만이 이를 막는 최선책이라고 강조한다. 클린트 도헨 LA경찰국 서전트는 "불법 주류판매 업소와 매춘을 보면 경찰에 신고해주길 바란다"며 "경찰과 시민이 손잡고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정환 기자 baek@kor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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