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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아라, 참아라" 하지말고 마음 속 분노를 다스려야

조만철 박사와 알아본
앵거(anger) 매니지먼트

안으로 삭히면 우울증
밖으로 쏟으면 폭력적
평소 분노 조절 안되면
본인도 이유없이 폭발


새해 벽두에 30대 한인남성이 아내를 폭행한 뒤 자신도 목을 매어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자 '가정폭력의 대물림'이 아닌가 염려의 소리와 함께 분노를 못이겨 가족을 폭행하고 결국 스스로도 파괴해버리는 '앵거 매니지먼트(분노 조절) 장애'가 이슈로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과연 화는 무엇이고 왜 조절이 안되는지 그것도 유전되는 것인지 조만철 정신과전문의에게 물었다.

# 분노란

분노(anger)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일어나는 감정이다. 그러나 세포를 파괴시키는 부정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일단 내 안에서 생기면 되도록 빨리 자신과 잘 타협하여 '청소'하여 없애야지 그대로 두면 마치 쓰레기처럼 썩어 우리의 정신과 육체에 병을 불러 들인다. 조만철 정신과 전문의는 "모든 정신과적인 병의 원인도 바로 분노를 적절한 방법으로 조절하지 못해서 오는 것으로 자신에게 쏟아 부으면 우울증이 되고 밖으로 뿜어내면 지금처럼 폭력적 행동이상이 된다"고 정의했다.

# 정말 대물림되나

우선 유전되느냐에 대한 답에 대해서는 '모든 병은 유전적 요인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씨가 없는 밭에서 싹이 돋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유전인가를 알아보려면 부모 뿐 아니라 할아버지대까지 살펴 봐야 하는데 한대를 뛰어 넘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모는 화를 잘 내지 않고 온화한데 2세 자녀에게 분노조절 문제가 있는 경우 할아버지나 친척 중에 이같은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이 없나 살피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유전인자가 100%라면 사회는 지금보다 더 폭력적이 되었을 것이라 설명했다. "인간은 이성을 가졌기 때문에 교육과 경험의 반복을 통해 유전인자를 어느정도 스스로 조정할 수 있다"며 "특히 분노조절에서 정신과쪽에서 훈련을 중요시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정신과적으로 어떤 원인이 있나

정신과 진단을 내릴 때 우선 자아성숙을 본다. 어린아이일 때는 욕구가 생기면 100% 만족되야만 했다.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 울고 떼를 쓴다. 이때는 본능이 100%이다. 그러나 떼를 쓸 때 엄마에게 야단 맞거나 벌을 받는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자신의 욕구가 생겼을 때 스스로와 타협해야 한다는 걸 조금씩 깨닫게 된다. 이성이 서서히 본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이럴 경우엔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이구나'하며 본능을 다스리기 시작하는데 이때 부모의 교육이 그 지팡이 노릇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성인이 된 사람은 자신에게 욕구불만의 상황이 올 때마다 그 울분을 어떻게 적절히 이성으로써 청소해야 하는지 방법을 영영 모르게 된다. 분노조절이 안되는 것이다. 가정직장친구등 모든 관계에서 좌충우돌한다.

"1세의 분노조절 문제는 한국이라면 술이나 친구를 통해 고비를 넘길 수 있는 상황인데도 미국이라는 제한된 환경때문에 그대로 폭발하는데 있다"며 "사실상 2세 자녀들도 영어는 하지만 폭넓은 대인관계 경험에서는 미국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에 비해 이민가정이라는 테두리로 인해 욕구불만해소에 대한 훈련이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인의 정서인 '꼭 말로 해야 아나'하는 이심전심의 문화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화가 났을 때 '대화 기술'을 보고 자라지 못한 것도 큰 원인의 하나라는 것이다.

이외에 성격장애로 흑백논리에 집착하는 경계성 성격 나만이 옳다는 악성 나르시즘 모든 걸 남탓으로 돌리는 피해망상증도 분노조절의 원인으로 본다. 또 화가 날 때 어린이처럼 무모한 행동을 보이는 심리적 퇴행의 경우는 칼로 자신의 몸을 찌르는 자해행위로 분을 표출한다.

# 어떤 사람이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가 한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분노조절을 못하는 사람의 특징은 어떤 특정인이나 특정상황에서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본인도 언제 누구에게 왜 화를 내게 될지 예측불허인 상태다. 따라서 본인도 괴롭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가족들이 1차적 피해자다. 그래도 분을 풀 수 없게 되면 마지막 분풀이 대상인 자신을 파괴시켜 자해하거나 종국엔 자살로 치닫기 때문에 주변에서 먼저 전문인을 찾아가 전문적 방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순서다. 단순히 '우리 아빠는 화를 잘 내는 사람' '성격이 불같다'며 성격적 특성으로 돌리면 극한 욕구불만 상황이 생겼을 때 이번 케이스처럼 사회적 문제로 드러나게 되기 때문에 정신과적으로 약과 상담을 병행해서 도와야 한다는 인식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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