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의대 보내기] <63>전략적 준비의 중요성…대부분 재수·삼수도 허용
남경윤/의대진학·학자금 컨설턴트
다행히도 미국 의대들은 재도전하는 학생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하버드 의대처럼 2번까지만 응시할 수 있는 의대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재수, 삼수 혹은 그 이상의 도전도 할 수 있어 다행이다.
대학을 졸업한 자녀라면 이미 성인이기 때문에 부모님의 입장에서 특히나 뭐라고 충고를 할 지도 쉽지 않다. 특히 의대에 지원을 했던 적이 있는 학생이라면 모르는 것이 없이 다 아는 듯이 말하므로 부모님들은 더욱 할 말이 없어진다. 어떤 점을 몰라서 혹은 어떤 점이 부족해서 떨어졌다면 얘기는 차라리 쉬워진다. 그 부분만 보강하면 다음 해에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문제는 학생들이 스스로 그런 점들을 잘 파악하지 못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MCAT 점수가 낮아서, 혹은 봉사기록이 적어서 그렇다고 미루어 짐작을 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 필자가 학생들과의 면담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결론이다. 대다수의 경우에 학생본인의 성격적 특성 및 취향과 본인이 가고자 하는 최종적인 열정 및 목표와의 불일치에서 오는 의대 지원서상의 어색함에 기인한다.
경력은 다양하나 무엇을 원하는 지 구별하기 힘든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열망은 강렬하나 준비가 부족한 경우도 있다. 더구나 남들이 한다는 것들을 모두 섭렵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서는 나름대로 준비가 잘 되었다고 믿고 있으나 실제로는 본인이 뭘 원하는 지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거나 본인의 목표와는 거리가 있는 경험들 위주로 시간을 투자하고는 경쟁이 힘든 의대 위주로 원서를 낸 학생이라면 재수나 삼수를 하더라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스스로의 성향, 능력 및 목표를 정확히 파악하도록 부모님이 도와주시기 바란다. 여기서 부모님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지금 필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자녀가 명문대학에 다녔다는 그 자부심을 버리셔야 한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어려서부터 얼마나 똑똑했고, 어떤 대학을 나왔는데 이렇게 의대가기가 힘들까 하고 생각하신다면 자녀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일단 옆집 아이가 아무리 내 아이보다 부족해 보이더라도 의대에 합격했다면 적어도 전략적으로는 성공을 한 경우이니 내 아이를 위해서도 전략을 잘 짜야 하겠다.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대학을 다녔더라도 의대에 떨어질 수는 있다. 명문대학에 다닐수록 해당 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들과의 경쟁이 되므로 상대적으로 의대진학이 더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의대에 진학한 학생들의 대부분은 어차피 어려서부터 공부 잘 하고 좋은 대학에 다녔던 학생들이다. 또한 본인의 성향과 목표를 잘 파악하고 이에 맞춰 준비하고 적합한 의대에 지원을 해서 합격한 경우들이니, 내 자녀도 이렇게 하도록 용기를 주면 되겠다. 학점, MCAT, 실험실적, 봉사경험, 원서제출시기, 추천서 작성자 및 예상되는 내용, 본인이 쓴 글들 등등을 다시 한 번 면밀히 분석하자. 부모님들이 제3자의 시각으로 들여다 보며 학생의 객관적인 모습이 원서 등에 표현됐는지 보기 바란다.
부모의 눈에도 그 학생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의대 입학사정관의 눈에 선명하게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울러 여러 번 응시를 하다보면 나이도 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이십대 초반의 시각과 중반의 시각이 많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파악하자. 입대전 남학생과 제대한 남학생의 가치관이 달라지는 만큼의 차이가 학생이 재도전하는 원서에서 느껴져야만 하겠다.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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