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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할 때 하늘 문이 열리고, 은혜로 따뜻하게 감싸줍니다"…E-Tree CEO이자 찬양인도자 은현빈씨

아버지 목회 통해 배운 리더십·열정·강인함
비즈니스에 큰 도움…인권·선교에 관심

목회자의 아들·딸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떨까. 어쩌다가 사고를 치면 '목사 아들인데''목사 딸인데'. 남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눈이 이들에겐 너무나 무섭다. 친구는 물론 아버지가 목회하는 교회 교인 등 주위 사람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한 기독교 월간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목회자 자녀 절반이 단지 목사의 아들·딸이라는 이유로 상처를 받고 살아가고 있다. 상처를 받은 이유 중 첫 번째가 목사의 자녀이기 때문에 갖는 교인들의 일방적인 판단과 소문, 지나친 관심이라고 꼽았다.

이는 목회자 자녀에 대한 주변 사람의 기대가 상대적으로 높고 목사 자녀로서의 정형화된 삶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들에게 제약이나 구속이 뒤따른다.

하지만 분명 목회자 자녀로서의 좋은 점도 있다. 그들은 먼저 제대로 된 신앙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어 교인이나 주위사람들의 관심이나 기도가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답이 두 번째로 나타났다.

아이러니하게도 목회자 아들·딸들이 교인이나 주위 사람의 관심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된다. 특히 부모인 목사와 사모로부터 배운 신앙의 본은 삶의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은현빈 E-Tree CEO(사장). 11살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왔다. 목사인 아버지 은희곤(참사랑교회) 목사의 장남으로 학군 좋은 커네티컷주에 첫 발을 디뎠다.

이민 와 처음 학교에 들어갈 때 대부분 학생들은 한 학년을 낮춘다. 승부욕이 남다르게 강한 그는 한 학년을 높여 7학년에 입학했다. 막상 들어가자마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어린 나이지만 기도로 이겨냈고 노력으로 이뤄냈다고 말한다. 'R''L' 발음 공부를 위해 새벽 3∼4시까지 연습하면서 잠들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찬양 인도자가 되다= 이민목회를 시작한 아버지를 도와 학교를 마치면 동생 한빈과 함께 교회로 달려간다. 예배당으로 빌려 사용하는 미국교회를 청소하고 주일을 앞두고는 주보를 만들었다. 공부보다는 교회 일에 헌신했다.

9학년 때 그의 인생에서 크다란 변화가 찾아왔다. 금요기도회 찬양인도자가 됐다. 이민교회가 대부분 그러하듯이 가족들이 아버지 목회를 돕는다. 기타도 칠 줄 모르는 그는 인터넷을 통해 독학으로 배워 강단에 섰다.

그 후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그는 언제나 찬양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찬양할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을 확실히 느낍니다. 하늘 문을 여시고 은혜로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재너럴일렉트릭(GE) 장학생으로 대학(University of Connecticut)을 마치고 GE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좋은 직장에서 2년 동안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더 공부를 하기 위해 하버드대에 입학, MBA를 시작했다.

때마침 그 해 한 한인기업에서 스카우트가 제의가 들어왔다. 많이 망설였다. 결국 하버드 대학원을 마치고 GE의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2010년 CEO의 길로 들어섰다.

그 동안 비즈니스 파트너와 호흡을 잘 맞춰 크게 성장, 현재는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2억8000만 달러나 되는 기업으로 일구었다. 세계 여러 나라에 패션 아이템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축복의 비밀은= 비즈니스가 이처럼 승승장구할 수 있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아버지 목회에서 배웠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아버지의 목회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 리더십 그리고 열정을 봤습니다. 또한 뛰어난 기획력과 추진력도 내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은 목사는 커네티컷에서 목회하다 2009년 롱아일랜드 참사랑교회로 부임했다. 40명 정도 출석하던 교인이 지금은 250명이 훌쩍 넘는 교회로 성장했다. 특히 교회 예산의 1% 나눔 운동을 펼쳐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아버지가 처음 부임했을 때 그 전 교회에서처럼 혼자 기타 치면서 찬양을 인도했다. 지금은 6명으로 구성된 어엿한 밴드의 리더 겸 메인보컬이다. 교회도 찬양팀도 많이 성장했다. 기쁘지 않느냐고 물었다.

"양보다는 질이 우선이라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찬양하는 성령충만한 성도님이 있을 때 너무나 감사하고 기쁩니다. 때문에 60살이 넘어서도 찬양으로 섬기고 싶습니다."

간혹 일터에서 하나님을 믿는 CEO들과 친교를 나누고 신앙을 이야기한다. 그 중 아웃도어브랜드 팀버랜드 사장과 지금도 간혹 만나 비즈니스 동역자로 그리고 믿음으로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교회 찬양팀 리더이자 20대 젊은 기업가인 그의 꿈을 뭘까. 의외의 답이 바로 돌아왔다. 평소에 고민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30대에 은퇴하고 싶다고 했다. 30대, 그 후에는 뭘 하려는 걸까.

"비즈니스를 접고 다시 공부해 인권 문제에 뛰어들고 싶습니다. 유엔 실무자로 들어가 인권과 생명의 고귀함을 전 세계에 호소하는 프로젝트를 하려고 합니다."

찬양을 계속할 수 있지만 잘 나가는 CEO를 던져 버리기엔 너무 소박해 보인다. 하지만 그의 사람에 대한 사랑에는 진정성이 진하게 녹아 있다.

꿈이 하나 더 있다. 선교사·목사들이 안식년을 맞아 편히 쉴 수 있는 쉼터를 비롯한 신학교, 언론매체 등이 들어선 종합선교센터를 짓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 선교단체와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 선교에 뛰어들었다. 하나님의 나라가 땅끝까지 다하기를 바라는 전도자의 마음처럼 말이다.

정상교 기자 jungs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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