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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작품이 둥둥…'파격의 회오리', 마우리치오 카텔란 은퇴전 '올(AII)'

22일까지 구겐하임박물관
높이마다 다른 작품 감상

여백의 미를 자랑하던 구겐하임박물관이 이번만큼은 꽉 들어찼다.

회오리 구조물과 박물관 특유의 로툰다(Rotunda·원형 구조물의 빈 공간)로 유명한 박물관이 ‘발상의 전환’을 몸소 실천한 것. 벽이 아닌 허공에 작품을 모두 매단 이색 전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시의 주제는 ‘올(All, 전부)’. 이탈리아 출신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51·사진)의 회고전이자 은퇴전이다. 건축 당시 ‘미술품을 죽이는 구조’라는 비판을 들었던 구겐하임박물관과 파격적인 작품 때문에 동물애호가·아동 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아 온 ‘미술계의 악동’ 카텔란의 합작이자 역작이다.

총 작품은 128점, 높이 90피트, 전체 무게 11톤. 구겐하임 측에 따르면 전시 설치를 위해 케이블 12개에 커다란 원형 틀을 매달았다. 이 틀을 바닥까지 내려 작품을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걸면서 차츰 차츰 높이를 올리는 방식으로 완성됐다.



◆진정한 3D의 맛= 공중에 매달려 있는 작품을 사방에서 낱낱이 뜯어볼 수 있다. 360도 관람은 물론, 위에서 보는 것, 눈 높이에서 바라보는 것, 아래에서 올려다 보는 광경이 모두 다르다. 같은 작품을 놓고 곱씹어 보는 맛도 있다. 맨해튼 킵스갤러리 송지민 큐레이터는 “기존 3D 관람 방식을 깨는 전시”라며 “사방에서 작품을 바라볼 수 있으며, 각도나 위치에 따라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고 설명했다.

◆파격일번지= ‘파격’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목 맨 아이들, 쓰러진 교황, 옷걸이에 걸린 마우리치오 카텔란 본인, 거꾸로 매달린 뉴욕시경, 냉장고에 들어 있는 할머니, 관에 누운 존 F 케네디 대통령, 무릎 꿇은 아돌프 히틀러, 카텔란 부인 상반신 나체, 그리고 손에 연필이 꽂힌 채로 책상에 앉아 있는 아이까지… 구겐하임박물관에 토네이도가 들이닥친 뒤 잠시 시간이 멈추고, 작품 위에 박제 비둘기들이 앉아 평온하게 노닐고 있는 듯한 풍경이다. 작품 자체도, 공중에 매달린 모습도, 놀라움과 감탄을, 때론 경악을 자아낸다.

◆’All’, 작가의 전부= 전시 주제인 ‘올(All)’에 담긴 의미는 어떤 것일까. 모든 작품이 총출동했다는 점에서도 눈 여겨 볼 만 할뿐더러, 전시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이라는 사람의 ‘전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권위를 향한 반감, 그가 젊은 시절 겪은 경제적 어려움, 어린 시절 경험한 체벌 등이 작품에 녹아 있다.

전시는 오는 22일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오는 21일 오후 5시45분부터는 기부금 입장으로, 원하는 만큼의 입장료만 내고 관람할 수 있다. 평소 입장료는 일반 18달러, 학생 15달러. 212-423-3587. www.guggenheim.org.

☞마우리치오 카텔란= 1960년 이탈리아 파도바 출생. 트럭 운전수 아버지와 청소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정통 미술학교 교육을 받지 않고 요리사·정원사·간호사·장례식장 직원 등 직업에 종사하다 예술계를 택했다. 지난 10년 동안 그의 작품은 큰 인기를 끌어 지난해 소더비(Sotheby’s) 경매에서 그의 조각품이 800만 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20여 년 간의 작품 활동을 마무리하고 뉴욕 안나 쿠스테라 갤러리 안에 갤러리를 오픈할 예정이다.

글·사진=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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