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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아빠의 버터아들 키우기] Undecided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푹 빠져있는 모습을 보았으면..."

"도무지 우리 애는 관심이 어디 있는지 몰라요."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이 무언가에 열정을 보이기를 희망한다. 좋아하는 것이 확실하게 있어서 열심히 집중해 달려드는 모습을 보고싶어 한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어떤 분야에 강한 흥미를 느끼면서 지속적으로 그 일에 관심을 가지기란 대단히 어렵다. 또 만족스럽게 결과를 내어가면서 자기 관심 분야를 추구하는 것은 실로 드물다. 부모들이 자랄 때 쓰던 말을 써서, 자녀가 '문과'인지 '이과'인지를 살펴보고자 해도 감이 오지 않는 경우조차 많다. 부모들은 자녀의 적성을 일찍 파악하여 조금이라도 빨리 자녀가 장래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하기를 원하지만 실제로 자녀의 적성을 정확하게 일찍 알아내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자녀들이 어디에 소속됐느냐, 어떤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서도 자녀들이 많은 영향을 받는다. 부모들은 종종 자녀의 타고난 적성과 이를 혼동한다. 연극이나 뮤지컬을 좋아한다고 자녀의 적성이 무대 공연에 있다고 생각한다. 전국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해도 자녀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글 쓰기를 좋아한다해도 반드시 저널리즘 분야에 적성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나는 부모의 섣부른 판단으로 자녀가 적성이 없는 길을 가도록 하게 한 후 나중에 후회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종종 본다. 뒤늦게라도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면, 그것도 또한 감사할 일이다.

자녀들의 대학 전공을 미리 생각하고 적성을 알아보는 것은 자녀의 장래와 인생에 관련된 것이어서 부모들이 일찍부터 신경을 쓰는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대학을 입학할 때까지도 자녀의 적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란 아주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입학 원서를 기입할 때도 전공 미결정(undecided)으로 표시하는 일이 많은 곳이 미국이다 . 입학한 후 공부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적성이 다른 곳에 있음을 알고, 전공을 바꾸는 일도 흔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진학하면서, 또 직장을 정하면서도 처음 공부한 것과 다른 분야로 가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자녀가 홀로서기를 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분야를 공부하여, 어떤 일을 직업으로 정하는가 하는 것은 중요한 주제이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오래 생각하고 해결할 일이다. 지나치게 간섭하여 매사를 부모의 뜻대로 주도하여 이끌어서도 안되며, 자녀의 뜻을 존중한다면서 마구 방치하여도 안된다. 조금 더 시간을 쓰고 노력하여 더 좋은 것을 얻을 길이 있다면, 지혜롭게 판단해 더 노력을 쏟아나아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로 하는 것은 서로간의 신뢰이다. 부모의 삶으로부터 나오는 조언을 자녀가 들으려면 신뢰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전공 미결정(Undecided)으로 대학을 진학하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다. 두루두루 잘하니 무엇이 진짜 적성인지 못찾는 것은 어찌 보면 행복한 고민이 아닐까. 또 다양한 환경을 경험하지 못해 자기 적성을 미처 못찾을 수도 있다. 시간을 두고 믿으면서 함께 찾을 일이다.

김정수 에듀워싱턴 디렉터
info@eduwashingt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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