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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청춘이다] 오클랜드서 바디샵·주유소·편의점 운영 김명천씨

"일 해야 늙지 않죠"…'쓰리 잡' 뛰는 젊은 오빠

검도로 12년간 체력 다져
2인조 강도 맨손으로 제압
매일 할 일 있다는게 행복
운동 병행 심신이 함께 튼튼


“진짜 ‘청춘’은 환갑부터”라며 활기찬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젊은 오빠’ 김명천씨(60).

김씨가 강조하는 청춘 비결은 ‘열심히 일하는 것’.

물론, 꾸준한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1951년 1월생으로 꽉 찬 환갑이지만 김씨는 오클랜드에서 바디샵과 주유소, 편의점을 함께 운영, ‘쓰리 잡’을 뛰면서도 힘들어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

‘젊은 강도’도 물리친 든든한 체력과 만사 긍정적인 생각이 항상 받혀주기 때문이다.

프리웨이 진입로 인근 외진 지역에 자리잡은 업소의 위치와 늦은 저녁까지 문을 열어야 하는 편의점의 특성상 가끔 좀도둑에서부터 무장 강도에 이르기까지 ‘불청객’들이 등장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맨손으로 그들을 제압하고 경찰에 인계하기도 했던 김씨의 활약상은 이미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최근에는 권총으로 무장하고 들이닥친 2인조 강도를 몽둥이 하나로 제압, 한명을 순식간에 들어올려 바닥에 메다꽂았고 이에 놀라 줄행랑치는 용의자들을 오히려 끝까지 뒤쫓아 검거하기도 했다.

지난 2008년에는 오클랜드의 한 마켓에 흉기를 든 강도가 들어 마켓 직원과 격투가 벌어졌는데, 마침 현장에서 장을 보고 있던 김씨가 거들어 강도를 제압하고 경찰에 넘기기도 했다.

김씨는 “강도들을 때려잡고 위험한 순간을 겪고 나면 가끔은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내 행동에 대한 반성과 후회도 든다”면서 “하지만 생각하고 판단할 겨를도 없이 본능적으로 몸이 먼저 앞서니 어쩔 도리가 없다”며 껄껄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씨는 합기도 4단의 유단자다. 게다가 미국 이민 후 시작한 검도로 12년간 체력을 다져왔다.

하지만 김씨가 처음부터 강도도 때려잡는 ‘열혈 청춘’이었던 것은 아니다.

김씨는 누구나 그러했듯이 81년 도미 후 5년여간 주유소, 바디샵, 사무실 청소 등 하루에도 두세 개 이상의 파트타임 일을 하며 정착 세월을 보냈다.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부터는 정비업의 특성상 몸을 구부리고 움직이는 시간이 늘고, 운동이 아닌 ‘노동’을 하다보니 몸과 맘이 더욱 피폐해지더라고요. 어느 날 문득 거울을 봤는데 그 안에 술, 담배, 삶의 무게에 찌들어 있는 어떤 초라한 중늙은이가 있습디다. 삶의 회의가 느껴졌지요.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어요.”

김씨는 그 후 술과 담배를 딱 끊었다. 그리고 검도를 시작했다.

오랫동안 담을 쌓았던 운동과 친해지려니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김씨는 “고작 이렇게 살려고 고향까지 떠나왔던가”하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다고 했다.

6개월을 버티니, 슬슬 운동에 대한 인이 박히기 시작했다.

마음이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고 몸도 가뿐해지니 일하는 것도 즐거워져 능률도 훨씬 높아지더란다.

“시간을 쪼개 바쁘게 활용하다 보니 환갑이란 나이도 잊고 산다”는 김씨는 세 가지 비즈니스를 동시에 운영해야 하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일주일에 최소한 다섯 번씩은 꼬박 도장에 출석하며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고 한다.

젊은 청춘들과 어울려 운동하고 교류하면서 자신도 청춘이 되어감을 실감한다는 김씨는 현재 전미검도연맹(AUSKF) 회원으로서 매년 4∼5회 이상 각종 전국 및 국제대회에 출전, 상을 휩쓸며 ‘청춘’을 과시하고 있다.

김씨의 운동 예찬은 끝이 없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운동을 해서는 안된다”며 “정신을 수양하고 몸과 마음을 튼튼히 기르다 보면 자신감, 침착함, 마음의 평정을 얻게 되고 그러다 보면 위급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도 저절로 길러진다”고 말했다.

‘일의 신성함’에 대한 찬사도 이어진다.

“일을 해야 늙지 않는다는 옛말이 진리예요. 소속감이 있다는 것, 아침에 눈떴을 때 할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입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도 있잖아요. 일을 즐기세요. 안 늙어요. 안 늙는게 청춘이지, 뭐 특별한 것 있나요.”

김씨는 “나는 영원한 청춘”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양정연 기자 jy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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