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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청춘이다] '남가주 사랑의 교회' 청년부 리더 이야기를 듣다

"젊음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

천수범
대학원생
직장·사랑·경제적 어려움…
젊은 시절 겪는 삶의 일부
김석준
영화편집
만나는 사람·그룹 많아도
내면의 깊이 추구는 적어


김찬석
세무사
대부분 '비전'에 대해 고민
요즘 청년 인생 '불안정'


‘청년 위기(Quarter life crisis)’란 말이 있다.

요즘 10%를 넘나드는 높은 실업률과 불안한 경제상황 등은 청년들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든다.

가장 생기 있게 살아가야 할 청년들에게는 이러한 현실 자체가 큰 도전이다.
애너하임 지역 남가주 사랑의 교회 청년부는 미주에서 한인 청년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주 500여 명의 20대~30대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있다. 그곳을 들여다 보면 청년들의 고민과 현실이 보인다.

지난 20일 남가주 사랑의 교회 청년부 리더들을 만나 생생한 '청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천수범(34·대학원), 김찬석(32·세무사), 김석준(31·영화편집) 씨는 각각 소그룹 리더를 맡은 지 5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이들은 가장 가까이서 청년들과 함께 호흡한다.

청년들이 말하는 ‘청춘’은 무엇일까.
그들은 "부딪히는 현실과 고민을 돌파하는 힘"이라고 정의했다.

- 얼마 전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유행했다. 책 제목…공감하나.

▶천수범= 소그룹에서 보면 대부분의 청년이 현실 속에서 각기 다른 어려움을 겪는다. 직장이나 사랑, 경제적인 문제 등 삶에서 부딪히는 실제적인 문제들 말이다. 당연히 좌절하거나 아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다이내믹한 삶을 겪는다는 게 ‘청춘’ 아니겠는가.

▶김석준= 아프다는 것은 꿈을 꾸고 뭔가 기대했기 때문이다. 기대와 희망이 없었다면 아플 것도 없지 않나. ‘청춘’은 그 가운데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김찬석= 지난 5년간 리더를 맡으면서 소그룹을 통해 만난 청년들만 100여 명이 족히 넘는다. 대부분 ‘비전’에 대해 고민한다. 매주 기도제목을 보면 안다. 단지 ‘뭘 먹고 살아야 하지?’라는 문제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정말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청년들이 많다. 삶을 개척해 나가는 청년 세대이기에 가능한 고민 아닐까.

▶천수범= ‘배우자’ 문제도 중요한 이슈다. 좋게 말하면 청년시기에 누릴 수 있는 ‘가슴설레는 고민’인데… 반면 이는 '골치 아픈 고민'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혼자 인생길을 걷다가 평생 함께 걸어갈 동반자를 만나는 일인데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양면성을 다 갖고 있는 문제다. 청년부에 사람이 많다고 해서 만남이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김석준= 청년들과 얘기해 보면 '외로움'도 고민이다. 활동적인 청년 세대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주변에 아는 사람도 많고 넓은 네트워크가 있어 여기저기 만나는 그룹은 많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깊게, 오래 만나는 관계가 많이 없는 편이다. 인간관계에 있어 '풍요 속 빈곤'이랄까…그 가운데 내면적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를 종종 본다.

- 청년부에 있으면서 가슴 아픈 일도 많았겠다.

▶김찬석= 현실과 부딪칠 때다. 분명 자신이 꿈꾸는 미래에 대한 이상과 현실에는 괴리가 있다. 예를 들어 요즘 소그룹에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실직 한 청년들이 너무나 많다. 밥을 먹으러 가도 지폐 한 장 편하게 내기 힘든 청년도 있다. 말 못할 사정의 청년들이 많기 때문에 소그룹에서 밥을 먹으러 갈 때 일부러 리더들이 비싼 데를 안가려고 한다. 불안정한 세대를 살아가는 요즘 청년들의 사회적 현실이기도 하다.

▶천수범= 한국과 달리 이곳은 이민사회라는 특수성도 있다. 신분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미국에서의 꿈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청년이 부쩍 많아졌다. 미국에 남는다 해도 신분 때문에 학비나, 일자리를 구하는데 제약을 많이 받는다. 눈물을 흘리는 청년들도 봤다. 옆에서 함께 고민을 나누다 보면 마음 아플 때가 정말 많다.

- 그럴 때 청년들은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내나

▶김찬석= 개인적으로는 내가 노년 세대가 됐을 때를 상상한다. 그때가 되면 ‘몸과 정신이 가장 건강한 지금이 얼마나 그리울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청춘’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해도 때론 문제 자체를 즐긴다. 이것이 진정 ‘청춘의 힘’이 아닐까 싶다.

▶천수범= 청년부의 경우 70여 개의 소그룹이 있다. 소그룹은 10여 명 이내의 청년들로 구성된다. 구성원은 각기 다른 배경과 성격을 갖고 있지만 그 가운데 ‘청년’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공감대가 형성된다. 다른 사람이 하는 고민이 나의 고민과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가 아니라는 말이다. 문제가 있으면 함께 고민하고 서로 조언을 하고 경험을 나눈다.

- 10년, 20년 후에도 지금의 ‘청춘’을 외칠 수 있을까.

▶김석준= 요즘 사회는 엄청난 양의 지식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변화의 속도도 빠르다. 사람들도 거기에 발맞춰 똑똑해지고 ‘스펙 쌓기’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는데 애를 쓴다. 하지만, 반면 인격을 다지고 내면의 깊이를 추구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소홀한 듯하다. 분명 나에게 있어 몇십 년 후의 ‘청춘’의 의미는 지금과 다르겠지만, 그땐 깊이가 느껴지는 ‘청춘’을 살고 싶다.

▶천수범= 활동적인 지금 보다는 그때가 되면 ‘마음의 청춘’이란 말이 가슴에 더 와 닿겠다. 하지만, ‘청춘’이 담고 있는 의미에는 나이와 세대를 넘는 힘이 있지 않나. 그때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을 것 같다. 내가 가진 직업을 통해 세계를 돌며 선교 등을 하는 것이다. 꿈을 꾸지 않는 순간 더 이상 나는 ‘청춘’이 아니겠지.

▶김찬석= 청춘…왠지 기분 좋아지는 말이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도 20대~30대가 느끼는 청춘을 공유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살고 싶다. 나는 항상 ‘청춘’이기 때문이다.

장열 기자

☞남가주 사랑의 교회 청년부는

미주 지역 이민 교회에서 대표적인 청년 공동체(담임목사 윤대혁) 중 하나다. 매주 500여 명의 한인 청년들이 함께 모이고 있으며, 이들은 70여 개 이상의 소그룹에 편성돼 있다. 남가주 사랑의 교회 청년부는 60년대 후반 부터 80년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돼 있으며, 소그룹을 비롯한 각종 훈련 프로그램과 모임 등을 통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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