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시카고 한인사회 결산] <1> 정치·사회 분야…새로운 희망, 변화가 보였다
시카고 한인사회는 올해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침체된 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미FTA 비준으로 두 나라간 교역이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이 구체화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시카고를 찾아 동포들과 만났고 재외동포참정권 회복으로 내년 선거부터 한인들도 한표를 행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일년간의 한인사회를 주요 뉴스로 살펴봤다. 2011년 시카고 한인를 정치·사회, 경제, 문화 3개 분야로 나눠 돌아본다. [편집자 주]이명박 대통령 시카고 방문
이명박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시카고를 찾았다. 시카고에 한국의 현직 대통령이 방문한 것은 2001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국빈 자격으로는 1998년 이후 유일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국 정상이 미국을 국빈 방문한 것으로는 다섯번째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월 14일 워싱턴D.C.에서 디트로이트를 방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자동차 공장을 둘러봤다. 이후 시카고를 찾아 람 이매뉴엘 시카고 시장이 주최한 경제인간담회에 참석했고 이튿날 300여명이 참석한 동포간담회를 통해 한인들과 만났다.
한미FTA 양국 비준
한미간 정치적·군사적 동맹에 이어 경제적 협력 관계를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받는 한미FTA가 양국 의회에서 비준됐다. 내년 초 본격 발효될 한미FTA는 시카고를 비롯한 중서부지역과 한국과의 교역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서부의 자동차, 기계, 축산, 금융 등은 향후 한국과의 거래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인들은 FTA 비준을 위해서 서명서를 작성해 연방의원들에게 전달하며 지지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재외동포참정권 우려
한국 국적을 가진 재외동포들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상당수의 한인들이 영사관을 직접 방문해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하고 지역적으로 넓게 퍼져 있는 중서부에 단 1곳에만 설치될 투표소 문제 등으로 투표율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참정권 부여보다는 부정선거 빌미를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현행법상 충분히 예상했던 결과다. 총선에서 투표율이 미미하게 나올 경우 참정권 무용론도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유력 정치인의 등장과 쇠락
이매뉴엘-블라고야비치
전 백악관 비서실장 출신으로 민주당내 실력자로 활동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람 이매뉴엘이 리차드 데일리 시장의 후임으로 시카고 시청에 입성했다. 본선거에서 50%가 넘는 지지로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고 무난하게 당선된 이매뉴엘 시장은 시의회의 지지를 업고 재정감축을 기반으로 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키며 첫 시험대를 건넜다. 시장 선거에서는 한인 존 허 후보도 출마했지만 기입식 투표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로드 블라고야비치 전 일리노이 주지사는 재임시절의 매관매직 혐의로 유죄를 인정받고 징역 14년형을 선고받았다. 내년 봄 복역을 시작하게 될 블라고야비치 전 주지사는 이민 2세 출신으로 연방하원을 거쳐 주지사에 당선돼 촉망받은 정치인으로 부상했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했던 연방 상원 자리를 팔려고 했고 정치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됐다. 전임자였던 조지 라이언 주지사에 이어 2명의 주지사가 줄줄이 재임중의 비리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일리노이 정치에 대한 불신감이 커졌다.
살아있는 한인들의 온정
불경기지만 연말을 맞아 주변을 돌아보는 한인들이 따뜻한 마음씨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시카고 평통과 중서부한인회연합회는 본보와 함께 한미우호네트워크를 통해 클리블랜드와 캔사스주, 시카고에서 사랑의 점퍼 전달식을 가졌다. 노숙자와 불우이웃들은 한인들의 도움을 손길을 통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됐다.
또 본보가 진행하고 있는 위아자 나눔장터를 통해서도 불우이웃을 돕는 기금이 마련됐다. 한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기증품을 판매해서 마련되는 기금은 연말까지 이어진다.
이밖에도 많은 한인단체와 개인들은 모자와 장갑, 목도리, 쌀을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전하며 나눔의 정신을 실천했다.
활발한 활동 보인 한인단체들
7월 출범한 30대 한인회는 동해병기서명운동을 전국에서 처음 시작했다. 연방의원을 만나 한인들의 동해병기 의사를 보여주고 국무부에도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회관은 개관식을 통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강영희 회장체제로 재산세 면세혜택을 받은 뒤 기금 모금 활동을 활기차게 벌인다는 계획이다. 진안순 회장 체제의 민주평통 역시 평화통일 주역인 차세대에 대한 관심을 늘리고 있다. 동포사회 권익을 위해 시카고에서는 미래희망포럼, 민주평화통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자유총연맹 지부가 새롭게 창설됐다.
크고 작은 사건사고
9월 프로스펙트 하이츠의 한 콘도에서는 한인 일식당 주인이 자신의 업소에서 일하며 알게된 한인 여성을 총으로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수사 결과 이 남성은 수개월 전 총을 구입했고 평소에 죽고 싶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형석 씨는 내달 13일 예비심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변호인단은 조사 당시 고 씨의 권리가 제대로 보호되지 않았으며 심리적 충격에서 진술한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사건 기각을 주장하고 있다.
정리=박춘호 기자 polipc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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