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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커피향 녹아있는 '영성' …이냐시오 카페

'커피 감정사' 최대제 신부
주민들에게 커피비법 전수도

버몬과 다나 스트리트가 만난 곳에 성 아그네스 한인성당이 있다. 성모상을 돌아 아담하게 꾸며진 회관건물 옆 잔디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점점 향긋한 커피향이 진하게 다가온다. 성당 안에 웬 커피향일까 의아해진다. 최근 오픈한 '이냐시오 카페'의 커피향이다.

요즘 한인 신자들로부터 시작되어 일반 한인들에게까지 입소문이 난 카페다. 주인공은 예수회 소속으로 이곳 성 아그네스 한인성당을 사목하고 있는 최대제 주임신부. 최 신부는 이미 한국의 서강대학교 옆에 '이냐시오 카페'를 오픈하여 서울 장안에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여기는 LA지점인 셈이다.

"이냐시오는 우리 예수회를 창립한 성인의 이름을 딴 것으로 커피 안에 예수회 영성도 녹아있다"고 말한다.

'만사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한다'가 바로 예수회의 핵심 영성. 최 신부는 "그래서 커피를 만드는 과정마다 그리고 그것을 마시는 사람들의 마음 안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것"이라며 "한국에서 커피와 관련한 강의를 할 때 '커피 안에 신앙 있고 신앙 안에 커피 있다'는 말을 자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 설명한다.

최 신부가 시작한 한국의 이냐시오 카페에서는 최 신부에게 가르침을 받은 봉사자 60여명이 즐거운 마음으로 커피를 만들어 찾아오는 학생 교수 신부들을 비롯해 동네사람들에게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팔기 시작했는데 '입소문'을 타고 멀리서 차를 타고 올 정도로 떴다.

"여기엔 세 가지 정신이 있는데 최고의 재료 최고의 기술 최고의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재료로 커피존에서 생산되는 최우수 원두만을 구입한다. 그러나 사실은 단순히 피상적으로 나타나는 세 가지 외에 과정 속에 숨어 있는 최 신부 나름대로 영성 때문이다. 봉사자들은 그것을 그대로 전수받아 사랑으로 커피를 만들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정성껏 대접한다.

먼저 4시간 강의로 봉사자들은 커피 영성을 배운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라는 책에서 말하는 것과 원리가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모든 사물은 우리가 그것을 대하는 마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우리의 생각은 마음의 파장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무생물도 예외가 아니다. 나의 기타가 내가 연주할 때는 잘되는데 친구에게 빌려 주었을 때 그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을 경험한다. 생물은 더욱 민감하다. 한국에서 수확왕이 자신의 비결이 아침마다 벼를 보며 잘 자라줘서 고맙다고 노래를 했기 때문이라 했고 축산왕도 돼지를 자주 쓰다듬어 주며 고마움을 표시했던 것이 남과 달랐던 것이다.

최신부는 "최고 품질의 원두가 도착하면 기도로 시작한다"고 말한다. '커피야 안녕. 이렇게 나에게 와줘서 정말 고맙다'라며 진심으로 원두와 마음의 교류를 한다.

이렇게 정선된 커피 빈은 3일~15일 정도 숙성하여 먹어야 가장 본래 맛을 즐길 수 있다. 커피는 핸드 드립으로 내리는데 커피에 물을 부을 때 최 신부는 '물과 대화'를 한다. "물아 부탁한다. 이 커피를 마시는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 마음의 사랑의 파장이 그대로 전해지길 바란다"며 기도한다.

이냐시오 카페에서 만들어지는 커피는 이렇게 엄중한 영성 지도와 기술 테스트에 통과된 봉사자들의 마음으로 내려지고 있다. 4시간 영성강의를 받은 후 10차례 실제 시범을 익힌 다음 다시 10가지 테스트에 통과되야 최 신부가 자격증을 준다.

최 신부는 큐 그레이더(Q Grader 커피 감정사) 자격증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롱비치에서 스페셜티 커피 어소시에이션 어브 아메리카(SCAA)에서 실시하는 전세계 커피 전문가 20 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유일하게 최 신부 한사람만이 까다로운 22개 테스트를 통과하여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커피 감정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었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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