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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온경의 책 세상] 사랑이 넘치는 록펠러센터 트리

송온경/도서미디어 교사·데이비슨 초등학교

제목: The Carpenter’s Gift:A Christmas Tale about the Rockefeller Center Tree(어느 목수의 선물)
저자: David Rubel
삽화가: Jim LaMarche
출판사: Random House
출판연도: 2011년
해당연령: 2∼4학년
장르: 그림책


뉴욕에서 크리스마스 정취를 느끼려면 맨해튼 5th 애브뉴를 가야 한다. 센트럴파크 입구에서부터 5th 애브뉴를 따라 내려오면 티파니 보석점, 파오슈와츠 장난감 가게 등등 상점마다 건물마다 크리스마스 기분을 한껏 살려주는 장식물들과 조명들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미드맨해튼에 있는 록펠러센터 크리스마스 트리이다. 이 트리가 이 곳에 세워져서 점등식을 한지 올해로 벌써 78년이 되었다. 70피트에서 100피트의 높이에 40피트 가량 넓이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3만개의 오색영롱한 조명으로 장식되고 매년 12월 초부터 뉴요커와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시작한다.

필자는 1986년 남편과 함께 처음으로 이 크리스마스트리를 찾아가 사진을 찍고, 그 바로 옆의 아이스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도 구경했다. 또 스케이트장이 내다보이는 카페에서 따스한 코코아도 마시며 '이렇게 큰 나무가 어디서 왔을까''언제부터 이 곳에 트리가 세워졌으며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나면 이 나무는 어디로 가나' 하고 궁금해 했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올 크리스마스 시즌에 우연히 필자의 손에 잡힌 ‘어느 목수의 선물’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픽션으로써 록펠러센터 트리에 얽힌 ‘훈훈한 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1931년 대공황으로 미국인들이 아주 살기 힘들었을 때 뉴욕 근교에 헨리라는 소년이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의 집은 판자로 허름하게 지은 집이라 추운 날씨에 바람이 들어오고 헨리는 푹신한 침대가 없이 바닥에 얇은 담요를 깔고 잠을 자야 했다.

그 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헨리의 아버지는 숲에서 상록수들을 베어다가 차를 빌려 뉴욕시에 나가 크리스마스 트리 장사를 하는데, 마침 상록수들을 팔려고 차를 세운 곳이 현재의 록펠러센터를 짓던 공사장 옆이었다.

당시 공사장 목수인 프랭크가 헨리의 아버지를 도와 크리스마스 트리들을 차에서 내려주고, 헨리는 아버지를 도와 지나는 행인들에게 크리스마스 트리를 판다.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번 헨리의 아버지는 팔다 남은 상록수들을 프랭크 일행에게 선물로 주고, 공사장의 인부들은 그 중에서 가장 큰 트리를 세우고 손으로 만든 장식물로 장식한다.

아름답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헨리는 모처럼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한껏 느끼고 집에 돌아온다. 그 다음날인 크리스마스에 헨리 가족에겐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프랭크와 그의 일행이 헨리의 집으로 찾아와 공사장에서 목재들이 남았으니 집을 지어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프랭크와 목수들이 집을 짓는 동안 헨리도 장도리로 나무에 박힌 못을 빼는 등 열심히 돕는다. 어느덧 헨리의 새 집이 완성되고 헨리는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 트리에서 주워온 솔방울을 집 옆에 심는다.

세월이 흘러 장년이 된 헨리가 소년시절에 살던 집에 다시 이사 들어오고 그가 어릴 때 심었던 솔방울은 이제는 아주 큰 나무가 되어있다. 그러던 어느 날 헨리의 집에 한 남자가 찾아온다. 그는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매년 고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보니 헨리의 나무가 가장 크고 보기 좋더라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트리의 목재는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데 쓰여진다는 말을 듣고 헨리는 결심하며 말한다. “제가 그 동안 남들로부터 받은 것이 많습니다. 이제 저도 남들에게 무엇인가 주고 싶습니다. 나무를 가져가시지요.”

이렇게 해서 헨리의 나무는 록펠러센터 플라자에 크리스마스 트리로 세워지고 전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약속대로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난 후 이 나무의 목재는 집 없는 사람들의 집을 짓는데 이용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20억명이 살기에 적합한 집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한다.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 International)는 이들 중 많은 사람에게 간단하지만 안전하고 크게 부담이 가지 않는 주택을 지을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1976년에 설립된 이 단체는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40만채 이상의 집을 지어주었다. 2007년부터 록펠러센터의 트리는 해비타트에 기증되어 집을 짓는데 사용되고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내가 거저 받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생각해보고 어떻게 그것을 사회에 또는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줄 수 있을까 자녀와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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