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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a Claus 만나다…"푸근한 '할아버지 마음'으로 사랑해야"

나눠야 참 인생…산타 공식은1÷1=1

아이들이 원하는 말은 "사랑한다"
이 땅 아이들 다 사랑받을 자격 있어
가족과 기쁨을, 친구와 웃음을
주위의 힘든 이웃과 짐을 나눠라


누구나 한번쯤은 이 사람이 주는 선물을 받아봤다.

1년에 딱 한번. 크리스마스 아침, 눈 뜨고 일어나면 머리맡에 놓여있었다. 그의 선물을 받으려면 울지 않고, 말 잘 들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낯을 가리는 그는 인터뷰가 처음이라 했다. 너털웃음이 멋스러운 산타클로스를 만났다.

-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이름은 니콜라스 터키 파타라에서 태어났다. 나이는 비밀이다. (핀란드 출신이 아니냐고 묻자) 핀란드 로바니에미에 사무실이 있다. 아이들에게 편지가 오면 일일이 답장도 해준다. 한마디로 난 어린이의 친구다."

- 매일 옷을 빨아 입나.

"옷은 많다. 그저 1931년 코카콜라 광고할 때 입었던 옷이 반응이 좋아 크리스마스 전후엔 빨간 옷을 입는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뚱뚱하다는 편견이 있어 몹시 불쾌하다. 그건 토마스 나스트란 사람이 1900년대 초 하퍼스 위클리(Harper's Weekly)지에 그린 내 초상화가 그렇게 보여서다. 직접 보면 비만은 아니다."

- 선물 배달하기 제일 힘든 곳은 어디인가.

"아무래도 눈이 오지 않는 아프리카와 경비가 삼엄한 북한이다. 아프리카 지역에선 굴뚝이 아니라 주로 우물을 이용한다. 최근 우물파기 봉사활동이 활발해 배달 통로가 늘었다(웃음). 북한의 경우 산타를 모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산타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옷이나 루돌프 등이 금지 대상이다. 눈에 띄지 않게 선물을 전달한다."

-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뭔가.

"푸근함 때문인 것 같다. 할아버지는 손자.손녀가 마냥 예쁘고 사랑스럽다. 난 항상 아이 편이다. 겉으로는 착한 아이들에게만 선물을 주겠다고 했지만 사실 모두에게 준다. 이 땅에 태어난 아이들은 모두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참 불쌍하다. 입만 열면 잔소리인 부모와 ABC만 신경 쓰는 학교 신나게 뛰어 놀 시간도 없고…. 대체 4~5살 먹은 애들에게 성적을 매기고 경쟁을 시키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갑갑하다. 전반적으로 칭찬이 부족하다."

- 칭찬하고 선물만 주면 좋은 교육인가.

"아니다. 잘못한 것은 따끔하게 지적하고 혼내야 한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을 느꼈는지 곱씹어 보게 해야한다. 좋은 교육은 사랑이 듬뿍 느껴지는 소통이라고 난 생각한다. 혼낼 때도 사랑이 느껴지도록 혼내야 한다. 아이들이 원하는 건 참 간단하다. 지난 5월 어린이날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어린이의 85.5%가 사랑한다는 말에 목마르다. 가장 하고 싶은 말은 '공부만 강요하지 마세요(48.4%)'였다."

- 당신이 누군가를 혼내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골똘히 생각에 잠기며) 사실이다. 난 혼내지 않는다. 할아버지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손주들에게 화내지 않는다. 조금 실수해도 조금 잘못해도 그러려니 한다. 나이가 있다보니 아이들의 잘못은 자라나는 과정이라고 편안하게 생각하게 됐다. 내가 혼내야 한다고 이야기한 것은 아버지 관할이다. 아버지는 자식을 혼낼 때도 있고 그래야 한다. 요즘 '친구같은' 아버지가 대세인데 난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론 추상같은 위엄이 있어야 한다. 다만 아버지들도 '할아버지의 마음'처럼 여유가 있어야 한다. 마음에 여유를 담고 혼내는 것과 갑자기 화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 요즘 산타를 믿지 않는 어린이들도 많다.

"2년 전인가? 날 믿지 않는다는 초등학생이 절반을 넘었다. 아마 지금은 더 많을 거다. 참 착잡하고 슬프다. 오해하지 마라. 내 인기가 떨어져서 슬픈 것은 아니니까. 그저 아이들이 꿈꾸고 상상할 여유가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난 단순히 선물 나눠주는 할아버지가 아니다. 아이들의 머릿속에서 난 북극에서 곰과 씨름하고 고래와 수영하며 그 멀리에서도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존재다. 창의력은 먼 곳에 있는 게 아닌데…."

- 얼마 전 한 뉴스 앵커의 '산타 없다' 발언이 문제가 됐다.

"아 뉴스 봤다. 5일자 시카고 폭스뉴스에서 로빈 로빈슨 앵커가 산타가 없다는 선언을(?) 했다. 산타가 없다는 것을 빨리 가르치지 않으면 아이들이 비싼 선물을 요구할 거란다. 그게 할 말인가? 비싼 선물을 사달라고 조르는 것이 그 나이 때 아이만이 가질 수 있는 순수함을 잃어버리는 것보다 100배 1000배 낫다고 본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빨리 커서 걱정이다. 어린이는 어린이다워야 한다."

- 왜 어른들에겐 선물을 안 주나.

"불경기라…(웃음). 어른들의 소원은 허황된 게 많다. 수년째 복권당첨시켜달라는 소원이 1위다. 그 다음은 승진. 난 신(神)이 아니다. 내가 로토 번호 알려주는 사람인가? 아이들에게는 '뭐든지 열심히 해라'라며 충고하는 사람들이 노력도 없이 '인생 한 방'을 원한다. 선물을 받을 만한 어른들은 이미 산타의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을 거다. 그 사람들 자체가 선물이다."

- 당신을 사칭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크게 웃으며) 명예훼손으로 소송이라도 걸란 소린가? 사실 난 너무 좋다. 날 따라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크리스마스 선물 못 받는 아이들이 하나도 없길 바란다. 명예 산타라는 직함이라도 만들어 세계 곳곳에 뿌리고 싶다."

- 올해 가장 기억나는 뉴스가 있다면.

"너무 많다. 음…. 우선 지난 3월 일본을 덮친 츠나미다. 며칠 전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로 피난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들을 찾아가 선물을 줬다. 한 아이에게 뭘 갖고 싶으냐고 묻자 '우리 집에 가고 싶어요'라고 했다. 그 소원을 이뤄줄 수 없어 너무 슬프고 괴로웠다. 또 한국의 베이비박스 관련 뉴스도 인상깊었다. 영아유기 조장인지 생명을 살리는 길인지 찬반논란이 대단하다고 들었다. 만약 베이비박스가 없었다면 그 21명의 장애아동들은 길바닥에서 죽었을 것이다. 아이들이 왜 버려져야만 했을까? 미혼모나 장애인을 위한 복지.교육제도가 잘 마련돼 있나? 분명 개선할 점이 많을 것이다."

- 당신은 문제만 제기할 뿐 해결하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맡은 일이 있다. 아까 말했다시피 난 신(神)도 아니고 판사도 아니다. 내 일은 아이들에게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1년에 단 하루다. 그래서 날마다 일할 명예 산타들이 필요하다. 대통령 산타 은행원 산타 선생님 산타 식당 이모 산타….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1년에 한번 보는 나보다 살을 부대끼는 이들에게 있다."

- 모레가 크리스마스다. 마지막으로 할 말은.

"Merry Christmas! 최고의 선물은 나눔이다. 가족과는 기쁨을 친구와는 웃음을 나눠라. 주위에 힘든 이웃이 있다면 짐을 나눠줘라. 1÷1=1. 나눠도 나눠도 줄지않는 산타의 기본 공식이다. 다시 한 번 산타가 되라. 아이 머리맡에 선물을 둬라. 다 큰 아이는 비밀을 알지만 그래도 빙긋 웃으며 행복해 할 것이다."

구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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