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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홀린 ‘똑똑한 디바’ 박정현

'나가수의 요정' 박정현을 만나다

지난 8월 14일, 박정현은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을 불렀다.

이 곡은 박정현이 나가수를 떠나면서 들려주는 마지막 노래였다. 그는 “하지만 후회는 없어, 그것만이 내 세상~”이라는 가사처럼 처절하고도 희망차게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다른 가수들도 그의 공연을 보고 나서 “그래, 네 세상이다” “맞아, 다 네 거야” 하며 압도된 감정을 유머러스하게 던졌다. 그의 무대는 터프하면서도 세련되었고, 에너지 넘치면서도 감미로웠다.

또 담백하면서도 화려했다. 반년 동안 안방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박정현의 진정한 매력은 무엇일까. 오는 1월 15일 뉴저지 퍼포밍 아트센터에서 성시경과 조인트 콘서트를 여는 박정현을 만나봤다.

박정현은 나가수 이전에도 한국 리듬앤블루스(R&B)의 감미롭고도 개성적인 창법을 소유한 헤로인이었다. ‘나의 하루’ ‘편지할께요’ ‘꿈에’ ‘몽중인’ ‘달’같이 그의 주옥같은 노래를 사랑하는 팬이 많았다. 그러나 전 국민이 그의 매력에 주목한 것은 나가수를 통해서였다.

그 동안 나가수에서 그가 부른 노래는 김건모·조용필·부활·유재하·이적·김종서·조수미·들국화 등의 곡으로 자신의 노래와는 상당히 다른 스타일이었다. 2007년 6집을 발표한 후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래 부를 때는 단 한 가지밖에 생각하지 않는데 그것은 스토리텔러의 입장에서 노래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노래에 맞춰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노래마다 부르는 방식이 다르다.”

그간 박정현이 나가수에서 사랑을 받은 비결은 이렇게 매번 다른 ‘스토리텔링’으로 노래를 했기 때문이 아닐까. 마치 연극무대의 배우처럼 그 노래의 캐릭터에 완전히 동화되어 호소력 있게 그 곡이 담고 있는 정서를 전달한 것이다. 다른 곡에 몰입하는 뛰어난 공감 능력, 그리고 자신의 해석에 대한 자신감. 어떻게 보면 나가수에서 부른 미션 곡들은 그가 R&B를 넘어서서 어떤 곡도 멋지게 부를 수 있다는 걸 증명해준 ‘행운의 곡’들이었다. 36세의 그는 어떤 희로애락의 정서, 어떤 사랑의 기억을 갖고 있을까.



5분짜리 연극을 만들다

-나가수에서 사랑받은 비결이 뭐라고 생각해요?

“나가수 무대는 무엇보다 편곡에의 도전이었어요. 단순히 노래를 잘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노래를 어떻게 변신시키는가’가 바로 나가수의 미션이었죠. 그래서 특별한 무대를 위해서 저는 평소 제 음악보다 더 다양하게 무대를 꾸며야 했어요. 잘 안 입는 스타일의 옷을 입는다든지, 분장을 한다든지, 노래 창법도 바꿀 때가 있었어요. 그야말로 잡지 화보 촬영처럼 어떤 뚜렷한 콘셉트가 있어야 했죠.”

-‘나 가거든’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했는데, 노래 몰입 위해서 명성황후에 대해 공부해봤나요?

“공부까지는 아니고 ‘명성황후’는 미국에서도 꽤 유명한 뮤지컬이었어요.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시놉시스를 알고 있었고, 역사적으로 들은 것도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노래할 때는 그 역사적인 내용을 연상시키기보다는 그 노래에 담긴 슬픈 정서로 극적인 것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정석원씨한테 5분짜리 연극을 만든다는 기분으로 편곡해달라고 부탁했죠. 1막부터 4막까지를 한 무대 안에서 다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요.”



뉴욕행 원했던 ‘공부벌레’

-혹시 어렸을 때 별명 있었어요?

“전 무척 조용했어요. 공부벌레. 말 없는 책벌레.”

-초·중·고교 줄곧 전교 1등에 성적도 올 A인데, 딱 한 과목 B를 받았다고 했지요? 그 B 받은 과목이 궁금했어요.

“화학이었어요. 근데 그게 원래 C였는데, 어찌어찌해서 B가 됐어요. 명예과목(Honored)에서 C를 받으면 일반과목으로는 B가 되는 경우였어요.”

-한국 생활은 어땠나요?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서 왜 나왔을까… 매일 절망에 빠져 있었어요. 1집 나오자마자 가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계약이 있으니까. 계약이 3집까지였거든요. 그거 끝나기까지 총 6년이 걸렸어요. 6년 지나고 돌아가야지, 돌아가야지 했는데 끝내는 또 못 가겠더라고요.”

-왜요?

“지금까지 보낸 시간이 너무 아까운 거예요. 저는 스무 살에서 스물여섯살이 되었어요. 제 성인 시절을 거의 한국에서 보낸 거죠. 한국이 이제 ‘집’이 된거에요. 그리고 3집까지 음반을 냈다고, 그래 너 자랑스럽다, 그만하면 됐어, 하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저 같은 교포라면 누구나 겪는 힘든 터닝 포인트 같은 지점이에요. (미국에)돌아갈 것인가, (한국에)계속 있을 것인가. 생각해 보니까 친구들과 가족들 보고 싶은 거 빼고는 특별히 돌아갈 이유가 없었어요. 그 대신 학교를 다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새로운 계약을 할 때 조건을 걸었어요. 나는 학교에 다닐 것이다.”

-미국에 돌아와서는 원래 다니던 UCLA로 가지 않고 컬럼비아대 영문학과로 편입했던데.

“미국에 다시 돌아왔을 때 이번에는 정말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싶었어요. 어렸을 때 늘 하버드 같은 동부 명문대를 꿈꿨거든요. 특히 뉴욕에 가고 싶었어요. 컬럼비아대 말고 뉴욕대에도 지원했어요. 뮤지컬 전공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두 학교 다 합격한 거예요. 고민하던 중에 컬럼비아대를 가봤는데 캠퍼스에 완전히 반했어요. 정말 제가 꿈꿨던 캠퍼스였거든요. 도서관은 또 얼마나 예쁜지. 결국 캠퍼스 분위기에 반해서 컬럼비아대를 택했어요.”



이상형은 황정민과 태양

-한국 연예인 중에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예요? 이상형은?

“저는 잘생긴 남자한테 약해요. (웃음) 예쁘게 생긴 얼굴 말고, 가령 쌍꺼풀 없는 눈에 씩 웃을 때 눈가에 주름이 생기고. 인상 좋고 착하게 생긴 스타일을 좋아해요. 황정민 씨. 저한테는 웃는 모습이 참 중요해요. 그분 활짝 웃는 모습이 매력적이에요.”

-좋아하는 아이돌 스타는 있어요?

“사실 잘 몰라요 너무 많아서 헷갈려요. 저는 오히려 남자 그룹보다 여자 그룹을 더 좋아해요. ‘소녀시대’ 완전 좋아해요. 아, (빅뱅의) 태양씨도 좋아해요.”

-콤플렉스가 있다면?

“외모 콤플렉스가 있어요.”

-아니 여자들이 볼 때도 사랑스러운데, 남자들이 보면 어떨까 싶을 정도인데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다니요.

“어렸을 때 키 작은 거 때문에 놀림을 많이 받았거든요. 피아노 못 치는 콤플렉스도 있고. 웬만큼 치긴 하는데 제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어서 답답해요. 피아노 연주하면서 노래 부르면 멋있잖아요.”

-혹시 사람들이 박정현씨에 대해 모르는 게 있나요?

“사람들이 나가수를 보면서 제 캐릭터가 한없이 귀엽다고 해요. 귀엽다, 귀엽다…. 그런데 그 말은 저를 너무 아이처럼 ‘낮게’ 보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굉장히 생각이 많은 사람이거든요. (웃음) 똑똑한 이미지를 갖고 싶어요.”



글=박수영(작가)






박정현·성시경 조인트 콘서트



◆주최: 뉴욕중앙일보

◆일시: 2012년 1월 15일(일) 오후 7시

◆장소: 뉴저지 퍼포밍 아트센터(1 Center St. Newark, NJ)

◆입장료: $40, $75, $100, $120, $150, $200

◆티켓 예매 및 문의: 718-361-7700(교환 118, 149,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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