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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사랑안의 가족 찾아서'… 나는 아빠다

ANC온누리교회 성탄특집 창착극 '아빠의 집'

대형교회중 유일한 창작물
시대상 담은 수준높은 연극
7명 '준프로급' 배우들과
한여름부터 4개월 구슬땀


1년째 아빠는 집에서 논다. 현실을 피하려 늦잠을 자고, 눈뜨면 게임기만 붙들고 산다.
남들은 손가락질할지 모르지만, 아빠는 억울하다. 열심히 살았는데, 살수록 초라해졌다. 아빠가 직장에서 쫓겨나자 엄마는 '나라도 벌어야 한다'고 가사 도우미로 나섰다. 딸은 노는 아빠를 오히려 위로한다.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던 아빠는 마침내 벼랑 끝에 몰린다. 집마저 차압 당하게 생겼다.

ANC온누리교회(담임목사 유진소)가 24일 오후 7시 막을 올리는 성탄특집 창작극 ‘아빠의 집’의 주인공 ‘아빠’가 처한 상황이다.

아빠의 집은 유년부 재롱잔치나 발표회 형식의 콘서트로 꾸며지는 일반적인 교회 성탄 공연과 달리 시대상을 담은 수준높은 연극이다. LA인근 대형교회의 성탄극중 유일한 창작극으로 '우리 시대 아빠'의 모습을 1시간15분간 그렸다.



극본을 쓴 크리스틴 장씨는 "주인공은 불경기로 실직을 당하고, 집까지 차압위기까지 처한 요즈음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평범한 아빠"라며 "가장으로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비장한 사투'가 줄거리"라고 소개했다.

형식은 코미디인데 장씨의 극본설명은 눈물샘을 자극했다.

우리의 아빠는 집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존심도 버린다. 친한 친구에게 돈을 꾸어달라 찾아간다. 하지만 친구한테서 “공부 잘하던 니가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됐냐”는 위로를 가장한 핀잔만 듣고 만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상황에서 웃지못할 돈벌이가 아빠를 유혹한다. 우연히 만난 홈리스는 단시간에 고소득을 보장한다며 ‘거지 프랜차이스’를 제안한다. 급전이 필요한 아빠는 거지의 달변에 넘어가 거리에서 구걸까지 하게 된다.

장씨는 "경기한파로 가정에 큰 위기가 온 요즘 힘든 아빠들을 위로하는 동시에, 아빠들의 무거운 짐을 가족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울다가, 웃으면서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아빠의 집은 이 교회의 두 번째 창작극이다. 2007년과 2008년 성탄절에 북한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해산’과 ‘해산II’는 단발 공연이었지만 높은 호응으로 앵콜 무대를 올렸다.

이번 무대도 수준 높은 공연이 기대된다. 7명의 배우들은 준 프로들이다. 특히 아빠 역을 맡은 전인준 집사는 뮤지컬 배우경력을 갖고 있다. 또, 엄마역의 마지영씨와 딸역의 강승연양은 이 교회의 시트콤 ‘신데렐라’에 출연했다.

감독 전인준 집사는 극본을 쓴 장씨의 남편이다. 부부가 ‘연출가-극작가’ 콤비로 호흡을 맞췄다. 이외에도 20여 명의 출연진들이 지난 8월 한여름부터 꼬박 4개월간 구슬땀을 흘렸다.

연극의 하이라이트는 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해 정신을 잃어가는 와중에‘아버지’를 회상하는 장면이다. 아버지는 아빠가 되기 전의 아들 ‘구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독인다.

“구원아. 정말 우리가 집이 없어 가난하다고 생각하니? 정말 가난한 사람은 마음이 가난한 이들이란다. 아직 어려서 니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널 위해 기도하마.”

현실 같은 꿈에서 깨어난 아빠는 깨닫는다.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은 ‘지붕 아래 집’이 아니라 ‘사랑 안에 가족’이라는 것을.

의식을 찾은 아빠는 한동안 잊었던 이름을 그제야 불렀다. '아, 아버지'하고.

무대 위에 선 '아빠'는 어쩌면 이미 세상에 없는 아버지이기도 하고, 혹은 멀리 떨어져 있거나 소원해진 아버지일 수 있다.

또, 말 안 드는 10대 아들을 걱정하는, 말 안 하는 10대 딸을 걱정하는, 말 못하는 젖먹이 아기를 품에 안은 당신일 수 있다.

우리 시대 아빠는 24일 ANC온누리교회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818)834-7000 ANC온누리교회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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