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전문용어, 환자 정서까지 전달해야"

할리우드 장로병원 상주
성 리 한국어 의료통역사

다민족이 특히 많이 거주하고 있는 남가주 그 중에서도 LA지역의 큰 병원은 대부분 자체 의료 통역사을 두고 있다. 한인타운 중앙에 위치한 할리우드 장로병원 역시 한국어 의료통역사가 상주하고 있다. 2009년부터 이 병원을 찾는 한인 환자의 의료통역을 해주고 있는 성 리 한국어 의료 통역사를 만나 보았다.

- 먼저 의료 통역사가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 지 궁금하다.

"일반 통역과 의료 통역과의 차이점을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 일반적인 통역은 말하는 내용을 그대로 영어로 전해주면 된다. 그러나 의료통역은 영어만 잘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한국어와 영어 양쪽 언어를 완전히 듣고 이해하고 읽고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기본적인 증세와 무엇보다 지금 의료진들이 사용하고 있는 전문적인 의료 관련 용어를 알아야 통역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주에서는 40시간 의료관련 트레이닝을 받은 다음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따로 의료 통역사가 없는 병원에서는 각 인종의 간호사들에게 트레이닝을 받게 하여 통역을 돕게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주에서는 150개 정도의 언어가 의료 통역사들을 통해 환자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의료 통역 서비스는 법으로 정해졌나? 닥터 오피스에서도 가능한가?

"미국에서 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이다. '영어 때문에' 환자가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 차별 혹은 불평등한 대우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일반적인 개념에서의 종합병원에서는 이 법을 지켜야 한다. 할리우드 장로병원 처럼 통역사가 상주하지 않는 병원에서는 수화기가 두개 달린 '의료 통역서비스용 전화기'가 배치되어 있어서 환자와 통역사 그리고 의사가 동시에 3자 통화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하스피틀'이란 타이틀이 붙은 곳이라면 한인들은 당당하게 한국어 의료 통역사의 도움을 청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닥터스 오피스나 소규모 의료시설 클리닉은 반드시 의무조항은 아니지만 환자가 요구할 경우 최대한 협조해 줘야 한다."

- 특별한 배경이 있나?

"1980년 플로리다에서 18세된 히스패닉 청년이 두통과 호흡 곤란으로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실려 왔다. 함께 있던 어머니와 여동생은 영어가 서툴렀다. 응급실의 미국인 의사는 여동생이 영어로 'INTOXICATED(~에 중독된)'라고 하는 말을 마약에 중독된 상태로 이해하여 그에 대한 응급조치를 취했는데 실제 이유는 뇌출혈이었다. 미처 손을 못써서 사지가 마비되었고 환자 가족은 병원을 상대로 의료소송을 걸어 승소했다. 이것은 한 예에 불과하다. 이민자가 많아지면서 병원에서 응급시에 의사가 해석을 자칫 잘못함으로써 벌어지는 소송건이 날로 늘어남에 따라 큰 병원일수록 이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전문 의료 통역서비스를 강화하게 된 것이다."

- 의료 통역사로 일하면서 특히 보람된 케이스도 많을 것 같은데...

"물론 많이 있다. 건강하게 미국에서 살 때도 뭔가 영어가 통하지 않은데서 오는 불안감이 있는데 병원에 오면 더욱 말 때문에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평소에 미국에는이처럼 통역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는 걸 잘 인식하고 있으면 필요할 때 요구할 수 있다. 특히 친지나 연고자가 없을 때일수록 우리와 같은 한국어 통역 서비스가 있다는 걸 기억하고 잘 활용하길 바란다. 지난번 50세쯤 된 한인 남성이 길에서 쓰러져서 응급실로 왔는데 아무런 아이디가 없었다. 다만 셀폰에 부인의 전화번호가 있어 연락했는데 영어가 통하지 않아 제가 도움을 주게 되었다. 우선 전화로 부인과 통화하여 남편이 어느 병원에 있는지 오게 했고 치료와 간병에 대한 의료진의 설명을 받으면서 회복될 수 있었다. 그 부인은 "주변에 영어로 도움받을 사람이 없어서 막막했는데 병원 안에서 한국말로 설명을 듣게 되는 순간 마음이 너무 놓였다"며 제 손을 꼭 잡았다.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 치료 중에도 통역사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처음 의사의 진단을 받을 때부터 시작해서 치료 중 그리고 집에 가서도 영어로 전문의와 통화할 때 한국어 통역 서비스는 필요하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80세 할아버지의 경우 물리치료와 특히 언어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우리와 같은 한국어 통역서비스가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예로 '뼈마디가 욱신 쑤시다'를 단지 영어로 '아프다'로 통역하면 치료받기가 힘들다. 의료 통역사는 이같은 정서적인 표현까지 적절히 영어로 의료진에게 전달해 주기 때문에 일단 병원에 오면 한국어 통역 서비스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부끄러운 일 아닌 '환자 권리'…효율적인 통역 도움받기

병원 등에서 한국어 의료 통역사의 도움을 받을 때보다 효율적인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통역 서비스를 요청하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미국에서는 환자가 의당 누릴 수 있는 권리라는 점을 숙지하고 최대한 활용하면 좋다.

- 설명해야 하는 증상이라든가 물어보고 싶은 궁금한 질문들은 미리 생각을 하고 있다가 의료진을 만나면 통역사를 통해 물어 본다.

- 복용하는 약이나 과거에 받으셨던 검사 예방접종 등 자신의 건강에 관한 중요한 사항들은 적어서 소지하고 다니면 특히 응급상황이 벌어졌을 때 큰 도움이 된다.

- 많은 경우 병원에서 요구하는 서류에 서명을 할 때 영어 해독이 안 되어 궁금한 상태인데도 질문하여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서명을 하는 것을 보게 된다. 특히 수술 혹은 시술의 동의서 작성할 때는 환자 스스로 충분히 어떤 내용인지 이해하고 또 거기에 동의할 때만 사인하는 것이 미국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일단 사인을 한다는 것은 추후 발생하는 모든 상황에 대해 자신이 책임져야 함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전화통역 서비스 뿐만 아닌 비디오 통역 서비스도 많이 통용되고 있다. 통역사와 의료진 그리고 환자들이 화상으로 연결되어 카메라를 통해 서로 얼굴을 대하며 대화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한국어 통역 서비스를 받을 때 원하면 이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도 물어보고 가능하면 혜택을 받는 것을 권한다. 상대를 보고 얘기할 때 이해가 더 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인순 객원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