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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행복 원하나요 ? 스펙보다 어울림 가르치세요

테마읽기 : 관계

삶은 관계의 산물이다. 네트워크가 새삼 주목받는 세상이다. 인간의 성공과 행복은 관계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나'보다 '우리'를 우선시하는 관계중심적 사고는 사회와 정치 그리고 소비 문화를 바꾸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의 진화는 미래 삶의 지형도까지 변모시킬 전망이다. '관계'라는 키워드로 인간의 본질과 소비 패턴 미래의 변화를 짚어보는 책을 함께 살펴본다.

소셜 애니멀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흐름출판
568쪽


성공과 행복에 이르는 길을 찾으려는 연구와 분석 방법론이 넘치는 시대다. 여기에 또 한 권의 책이 보태졌다. 하지만 허투루 넘기기에는 저자의 이름값이 무겁다.

 저자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 2000년 미국의 신흥문화 지식층을 지칭하는 '보보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데이비드 브룩스다.

그는 당시 등장한 새로운 계층이 높은 교육 수준과 높은 연봉 등 부르주아적 특성을 가졌음에도 물질주의가 아닌 가치중심적인 삶을 추구하는 보헤미안적 성향이 있다고 지적하며 전 세계 독자에게 신선한 지적 자극을 던졌다.

 브룩스는 10년 만에 세상에 내놓는 이번 책에서 성공과 행복의 열쇠는 '관계'라고 강조한다. 인간이 합리적 동물이라는 기존의 통념에 반기를 들면서 인간은 이성이 아닌 감정과 무의식에 따라 움직인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 감정과 무의식을 형성하는 것이 관계라는 데 방점을 찍는다.

여기에서의 관계는 혈연과 학연 지연 등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인간관계'와는 다르다. '누군가를 아느냐 모르느냐'라는 인맥과 그에 따르는 배제와 구별 짓기가 아닌 삶의 문법을 지혜롭게 습득하고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형성하는 인간관계의 그물망을 뜻한다.

 저자의 말을 빌리면 이 인간관계의 그물망은 '말하고 행동하는 법 올바르게 결정하는 법 시련을 헤쳐가는 법을 배우고 이것을 통해 인생의 숙제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무의식적으로 흡수하고 체화하는 틀이다. 때문에 거미줄처럼 촘촘하고 잘 조율된 조건에서 태어난 아이는 새로운 사람과 어떻게 대화를 시작할지 알고 있고 사회적 관계 속에 오가는 신호가 무슨 뜻인지 파악하는 데 우월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세상의 문법을 인식하는 '무의식적인 현실 구축 과정'은 무한대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가치판단의 순간을 지혜롭게 넘길 수 있는 인간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리고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수많은 사람과 무수한 가능성의 변수로 가득 찬 사회에서 오고 가는 신호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대한 올바른 신호를 보낼 수 있어야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가 사람을 창조하고 성공과 행복의 결정적 요인이 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섬뜩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책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에는 재산이나 습관 지식뿐만 아니라 계층의 인지적 특성도 있다.

무의식의 영역에 속하는 인지적 특성은 한 인간이 복잡한 사회를 효과적으로 항해할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물론 이 기술은 앞서 언급한 촘촘한 관계의 그물망과 겹겹이 둘러싸인 네트워크 안에서 체득한 것이다.

그런 만큼 자녀의 성공적인 삶을 꿈꾸는 부모의 역할은 자녀가 다양한 관계 속에서 풍부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관계에 무게를 두는 저자의 시선은 정치와 사회로도 옮겨진다. "정치와 사회 종교 제도 또한 인간의 무의식적인 선택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사회의 건강성은 인간관계의 건강성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저자는 정치 양극화도 사람들의 인간관계가 느슨해진 데서 이유를 찾는다. 자신을 통제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줄어드는 등 인간 관계의 그물망이 힘을 잃게 되면서 사회의 신뢰가 사라지게 된 탓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정체성 확보를 위한 이전투구에 나서며 타협이 존재할 여지가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인간 관계를 복원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도덕적 항복으로 비춰져 소속 집단에서 추방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해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맞섰던 국내 정치권의 모습에 오버랩된다.

 저자는 해럴드와 에리카라는 두 남녀 주인공의 삶의 궤적을 따라 심리학 전반과 뇌과학 신경과학 등 광범위한 학문을 넘나들며 인간의 삶에서 차지하는 관계의 중요성을 피력한다.

기존의 연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근사하게 한 상을 차려냈다. 자녀교육에 관심이 큰 부모부터 사회 양극화 해소라는 과제에 직면한 지도층까지 두루 새겨야 할 사항이 풍부하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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