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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terview] SF 방문한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바람개비를 돌리려면 힘껏 달리세요"

미주 우수 교수 유치 위해 직접 나서
의사·교육가·문화가·공익재단 운영자
“나와 이웃·사회·국가는 일심동체”
“자녀들 열정 가지도록 격려하라”


병원에 이어 대학, 그리고 박물관과 연구소, 언론사와 공익재단에 이르기까지.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후학 양성에 ‘올인’하고 있는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그동안 설립, 운영해 오고 있는 리스트다.

서울대 의대를 나와 산부인과 의사로 활동하다 ‘길병원’을 설립했으며 이후 의료, 교육, 언론, 문화 사업을 아우르며 한국 사회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천의과대학과 경인대학교를 통합해 한국 최초로 4년제 사립대학간 통합사례를 이루더니, 5년간 1000억원을 들여 가천대(통합 대학 명칭)를 10대 사학으로 키우겠다고 선포했다.

팔순이 코앞이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의지의 눈빛을 가진 그를 보면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해외 우수 교수 유치를 위해 지난 3일부터 10박11일간 샌프란시스코, 보스톤, 워싱톤DC 순방에 나선 이총장을 지난 4일 팔로알토 포시즌스 호텔에서 만났다.

- 해외 우수 교수 유치를 위해 총장이 직접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좋은 스승 밑에서 좋은 제자가 나오기 마련이다. 훌륭한 교수를 모셔오는 일에는 모든 걸 투자한다. 게다가 나는 인재에 대한 욕심이 많다. 글로벌 시대에 지리적으로 멀고 가까운 것은 의미가 없다.

인재가 인재를 만든다는 신념으로 이곳까지 달려왔다. 앞으로 120명의 교수를 보석을 고른다는 마음으로 선발해 초빙할 계획이다. 글로벌 역량과 함께 전문적 학식을 두루 갖춘 유능한 인재를 초빙할 것이다.

이 분들은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명문으로 성장할 가천대학교 발전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주역이 될 것이다.” (실제로 이총장은 미국을 수차례 방문해 세계적인 석학 조장희 박사를 뇌과학연구소장으로 초빙했고, 고령화사회에 대비해 국내 장수의학의 최고 권위자인 박상철 서울대 의대교수를 가천 암·당뇨연구원장으로 영입했다. 또한 인문사회계 육성을 위해 실무경험과 학문적 소양을 두루 갖춘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행정학과 교수로 초빙했다.)

- 4년제 대학 간 첫 통합을 이룬 가천의과대와 경원대의 통합 추진 배경은.

“서로의 취약점을 충분히 보완하고 시너지 효과가 더해져 탄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확신에서 시작했다. 한국의 대학은 오래전부터 지속된 대입 정원 증가와 출산율 저하 등의 여파로 고교 졸업자가 대학입학정원을 넘어서는 역전현상이 예고되고 있다.

우리는 수년전부터 이에 대비해 자발적 구조개혁을 준비해왔다. 교육의 질을 높이지 않고서는 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구조개혁의 중심을 연구역량 강화와 교육의 질 향상을 통한 대학 경쟁력 강화에 두고 그 답을 가천의과학대학교와 경원대학교의 통합에서 찾았다. 통합대학은 앞으로 성공적인 대학구조개혁의 모델이 될 것이라 믿는다.”

- 글로벌 캠퍼스를 하와이로 정했다. 특별한 이유는.

“학생들이 영어도 배우고 해외문화도 체험할 수 있도록 글로벌센터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사실 내가 인턴, 레지던트 생활을 했던 뉴욕과 하와이를 놓고 고민도 해봤다. 결론적으로 다민족, 다문화가 공존하며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의 하와이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사계절이 있는 곳과는 달리 티셔츠와 반바지로 한 해를 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것도 이유다.”

- 본인을 ‘바람개비’에 비유한 적이 있다. 쉬지 않고 돌 수 있는 원동력은.

“어린 시절 바람개비 놀이를 많이 했다. 빠른 속도로 달리면 빨리 돌고, 바람이 부는 쪽으로 달리면 잘 돈다는 걸 깨달았다. 바람개비는 가만히 있으면 돌지 않는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앞으로 달려 나가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바람 부는 대로 바람에 실려 사는 게 아니라, 바람을 만들고 바람에 부딪치며 헤쳐 나가는 것, 그것이 내가 살아온 삶이다.

어려움과 시련이 닥칠 때면 항상 ‘바람개비는 거센 바람이 불면 더 힘차게 돌아간다’는 것을 떠올렸다. 바람개비를 잘 돌리려면 ‘열정과 몰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모든 활동이 개인적 삶보다는 공익에 맞춰져 있다. 헌신하는 삶에 대해 아쉬움은 없는지.

“전혀 없다. 내 삶이 행복하고 만족스럽다. 나 자신을 이웃이나 사회, 국가와 따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가천길재단의 이념과 가천대학교의 교육이념이 모두 ‘박애, 봉사, 애국’이다. 이웃을 사랑하고, 남을 위해 봉사하며, 조국을 위해 헌신할 줄 아는 인재가 되어 달라는 뜻을 담았다. 이를 실천할 수 있었던 내 삶은 전혀 희생이 아니었다. 그렇게 살아온데 대해 감사할 따름이다.”

- 북가주 한인들, 특히 2세 자녀들을 키우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요즘 한국은 행복하게 살기 위한 고민이 많다. 내 인생을 돌이켜 볼 때 행복은 열심히 일한 뒤 찾아오는 포만감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늘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열정을 다할 수 있도록 자녀들을 격려하고 지원해 줄 것을 당부한다. 아울러 이국 땅에서 열심히 노력하며 대한민국의 긍지와 위상을 높이고 있는데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다.”

최광민·황주영 기자 kw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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