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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LA 반월가 시위대 해산…전국 '점령 활동' 사실상 종료

필라델피아와 로스앤젤레스(LA)의 ‘월가 점령’ 시위대가 30일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해산 과정에서 경찰 지시에 불응한 250여 명이 체포됐으나 큰 불상사는 없었다. 이로써 미국의 월가 점령 시위대는 모두 해산됐고 이들의 조직적 활동도 사실상 끝이 났다.

금융자본의 탐욕과 자본주의의 모순에 항거하며 지난 9월 17일 시위에 나선지 73일 만이다. LA 경찰국은 지난달 10일부터 시위대가 진을 치고 있는 시청 앞 잔디밭에 이날 새벽 1400명의 병력을 투입해 강제 해산 작전에 나섰다. 중장비로 시위대가 기거하던 천막을 모두 철거하고 해산에 불응하는 200명을 체포했다. 일부 시위대는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LA 시위대는 뉴욕시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에서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가 강제 해산된 이후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농성을 이어왔다.

노동 운동가와 인권단체 대표 등을 지낸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 시장은 시위 초반에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지만 시청 앞 잔디밭 점거가 길어지자 태도를 바꿨다. 비야라이고사 시장은 지난 25일 찰리 벡 LA 경찰국장과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보건과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자진 해산을 명령했다. 29일 0시까지 해산 시한을 못박았지만 시한을 넘기고도 진압 작전을 주저하던 시 당국과 경찰은 농성장 천막 안에 어린이가 기거하고 있다는 첩보를 접하자 강제해산에 돌입했다. 시 당국은 오전 6시께 농성장과 농성장 주변 거리 청소까지 마쳤지만 일부 시위대는 시청 인근 천주교 성당과 올베라 거리에 다시 모여 재집결을 시도하는 등 간헐적인 저항을 이어갔다.

필라델피아 경찰도 이날 새벽 시청에서 몇 블록 떨어진 지점에서 거리를 점령하고 있는 시위대를 해산했다. 일부가 경찰의 해산 지시에 불응해 가두시위를 벌이다 50여 명이 연행되기도 했지만 LA와 마찬가지로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연행된 사람들은 수갑이 채워지고 줄을 선 상태에서 순순히 경찰 차량에 올랐다. 위생과 안전 문제가 제기됐던 다른 지역과 달리 필라델피아 당국은 시위대로 인해 5000만 달러 규모의 개보수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월가 점령 시위의 심장부 격인 맨해튼 주코티 공원에서는 지난 15일 경찰의 기습 작전에 의해 시위대가 강제 해산됐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와 솔트레이크시티, 덴버, 포틀랜드 등지의 시위대가 해산된 지 며칠 후의 일이었다. 이후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시위대의 ‘점령지’ 두 곳마저 이날 와해됨에 따라 반월가 시위대의 활동은 3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종언을 고하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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