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아내가 시민권 받더니만…180도 달라졌다"
총격 살해후 자살 한인, 사건 4일전 심경고백
본지 온라인 게시판에 올려
진씨는 "어제(18일) (숨진 양옥화씨가)자기 짐을 다 꾸려서 나갔읍니다"라며 "마지막으로 같이 월남국수 한 그릇에 제 사랑이 마치 꺼져가는 촛불처럼 국물맛이 쓰더군요"라며 슬픈 마음을 시처럼 표현했다. 이어 "지금까지 아내가 벌어서 생활을 했는데 앞으로 걱정이…"라며 암울한 상황을 내비쳤다.
진씨는 중앙일보 전문가 무료상담 서비스인 'Ask 미국'에 19일 '미국 시민권자입니다 불법 체류자에게…'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7년 전에 어느 불법 체류자 조선족 여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양씨가 중국에서 이혼하고 한국에서 재혼해 한국 국적을 취한 뒤 또 다시 이혼하고 본인과 3번째 결혼을 했다고 썼다.
이어 그는 "결혼할 당시 나는 비즈니스와 집도 있어 아무 것도 부럽지 않았다"며 "결혼 직후 아내가 중국의 전남편과 딸에게 그녀의 전재산인 6000달러를 송금했지만 개의치 않았다"고 적었다.
특히 진씨는 "3개월 전 (양씨가) 시민권까지 받으며 서로 정말 기뻤죠"라고 써 양씨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원만한 결혼생활을 지속하던 진씨는 갑작스레 찾아 온 병이 비극의 단초가 되었다고 적었다. 그는 건강에 이상이 생겨(지인에 따르면 진씨는 당뇨병을 오래 동안 앓았다) 일을 못할 정도였으며 집도 넘어가고 결국은 몸져 눕게 되어 소셜시큐리티 지원금을 받게 됐고 부인이 일을 해 근근이 경제생활을 했다고 어려웠던 경제 형편을 적었다.
진씨는 "며칠 전 아파트 주인에게 메일을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라고 적어 비극이 시작됐음을 암시했다. 아내가 3개월 전 시민권을 받은 후 렌트비를 내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양씨와 다투었다는 것. 이어 그는 "나보고 집을 나가라고 하면서 갑자기 딴 사람이 됐다. 영주권을 받고난 후에도 그전에 그렇게 착하던 삶이 180도 바뀌었다"며 아내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진씨는 "몸도 아직 회복이 덜 되 내가 어디로 나가느냐고 말했지만 이틀 뒤에 이혼서류를 가지고 와서 사인해 달라고 해 이제는 잡아도 소용없겠구나 싶어 사인을 해주었더니 이틀 후에 자기 짐을 꾸려 나갔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이같은 진씨의 글 내용으로 미뤄볼 때 집을 나간 아내가 닷새만에 옷가지를 챙기러 집에 돌아오자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던 진씨가 배신감을 이기지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진씨는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된 지난 23일 오후 8시 35분쯤 가디나의 한 아파트에서 부인 양옥화씨를 총으로 살해한 후 자살했었다.
백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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